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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중지된 조풍언 극비귀국 왜?

이경희330 2008. 3. 14. 15:27
조풍언과 MB 모종의 밀약설

'대우그룹 구명을 위한 정관계 로비의혹'의 핵심인물로서 미국 측에 형사사법 공조요청이 돼 있던 무기거래상 조풍언씨가 지난 주 극비리에 귀국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조 씨를 출국정지 시키면서 조만간 조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조 씨는 한국 검찰에서 지난 2005년 미완의 사건으로 남겨놓았던 대우그룹 로비의혹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을 열 것으로 보여 총선을 앞둔 한국정가에 새로운 태풍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김경준 - BBK 사건’이 태풍의 핵으로 등장했다면 오는 4월 총선에서는 ‘조풍언 - 대우그룹 로비 의혹’이  정국을 강타할 것으로 보여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는 조풍언씨의 갑작스런 귀국과 이제 막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검찰의 즉각적인 조 씨에 대한 수사발표는 신정부가 DJ를 겨냥한 수사의 첫 단추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어 한국 정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조풍언 조사’를 통해 DJ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원격조사’라는 점에서 한국정가에 새로운 태풍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합동취재반>

DJ해외비자금 도마 위 오르나

대검 중수부는 현재 미국 시민권자인 조 씨에 대해 즉각 출국정지 조치를 했으며, 조만간 조 씨를 소환해 지난 2005년 마무리했던 ‘대우그룹 로비의혹’ 수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면 지난해 사면복권 된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한 재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두 사람간의 병합 수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수사과정을 통해 DJ와 조 씨간의 유착의혹도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높다.
이미 한국검찰은 DJ와 측근들의 미국 내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조 씨가 DJ의 세 아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DJ의 재산 일부를 관리해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한국정가에서는 이번의 조 씨의 갑작스런 입국이 ‘기획입국’ 논란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의회조사국 정보자료에 따르면 DJ의 미국 내 비자금은 일부 알려진 사실만도 8,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어 현재 광범위한 내사가 관계 부처 간에 실시되고 있으며, 뉴욕과 LA지역의 DJ와 그 가족들의 측근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가 실시되고 있다는 정보가 지난해부터 나돌았다.
이번 조 씨의 출국정지와 함께 검찰은 앞으로의 수사에서 조 씨로부터 DJ 미국 내 비자금과 대우 관련 여부 등 광범위한 금융부정에 대한 증거와 관련해 조 씨를 압박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지난 2003년부터 한나라당은 조풍언씨 케이스와 관련해 이를 ‘김대중 정부 의혹사건’으로 규정해 국정조사를 요구해 왔었다.  
조 씨는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 10월경부터 대우정보 시스템 보유주식 163만주를 매각하기 위해 매입 대상자를 물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 씨는 대우정보시스템과 함께 삼일빌딩(지하 2층, 지상 31층)도 매각하려고 부동산 시장에 내놓았다. 조씨는 2001년 502억원에 매입한 삼일빌딩을 800억원에 매각할 경우 2년여 만에 세금 등을 제하고도 2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이때 조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일빌딩은 내가 주도하여 12명의 투자자를 모아 매입한 것이며, 이 때 설립한 회사가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였다”고 말했다. 원래 삼일빌딩은 전소유주였던 한국상업은행이 2001년 3월2일 ‘스몰록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라는 회사에 매각했는데 이 회사의 주소가 홍콩 헹샨센터 23층인데 이 회사는 페이퍼 컴퍼니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당시 한나라당 측은 “조 씨가 설립한 ‘스몰록 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삼일빌딩을 매입한 과정에 특혜의혹이 있다”며 대우정보 시스템의 주식매입과정과 함께 국정조사를 요구했었다.
한나라당 측은 조 씨가 이 당시 DJ의 특혜를 받아 대우정보 주식매입과 삼일빌딩 매입과 나중에 매각으로 얻어진 시세차익 중 일부를 DJ의 미국 내 비자금 조성에 쓰여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중 정권 말기에 DJ 측근인 조 씨가 벌인 대우정보 시스템과 삼일빌딩 매입자금과 매입자금 출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의혹의 대상이다. 
검찰은 지난 2005년 6월 귀국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상대로 김 전 회장이 대우 해외금융법인을 통해 1140억원을 빼돌려 그 중 4430만 달러를 조 씨 측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범죄 혐의가 확정되지 않아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조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 절차를 밟지 못했고, 대신 미 사법당국에 "조 씨를 조사해 달라"는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했었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김 전 회장은 그 돈의 출처에 대해 "조 씨가 예전에 빌려준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때문에 DJ와 친밀한 사이였던 조 씨가, 경기고 동문인 김 전 회장을 위해 대우 구명 로비를 펼치면서 그 돈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출국하는 과정에서 당시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등으로부터 "대우자동차 등 6개 계열사 경영권을 보장해 줄 테니 출국하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대검 중수부는 ‘대우 퇴출저지’ 로비 의혹의 중심에서 DJ와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핵심 키를 지녔던 무기중개상 조풍언(69)씨가 자진 입국함에 따라 조씨를 전격 출국금지 조치시키고 지난 5년간 중지되어 있었던 대우그룹 김우중(71) 전 대우그룹 회장과의 관계를 전격 재수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04년 대우그룹에 관한 수사를 사실상 종결할 당시 이례적으로 수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김우중 씨가 재미동포 전 무기중개상인 조풍언 씨에게 1999년 대우그룹의 해외 비밀금융 조직인 BFC에서 약 526억의 거액을 송금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김우중과 조풍언의 비밀 거래 관계를 언급하며 김 씨를 횡령혐의로 추가 기소해 수사를 사실상 종결한다”고 발표하면서 미국으로 도피한 조풍언씨를 기소 중지시키고 사건을 종결했었다.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조풍언씨가 지난 10일 느닷없이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하자 별의 별 소문이 난무하며 4월 총선을 앞두고 기획입국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동문이자 동창인 조풍언씨는 이번 귀국에 앞서 지인들에게 ‘MB와 이미 이야기가 끝났다’ ‘처음 몇 일만 고생하면 된다’ 라고 말하며 이번 귀국과 관련해 이명박 신정부와 모종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기소 중지되어 있던 조풍언씨가 무슨 이유로 갑작스럽게 귀국하게 된 배경추정과 함께 조풍언 관련사건 전모를 추적해 본다.
                                                                                          리챠드 윤(취재부기자)

조풍언, ‘MB가 봐준다고 했다’

조풍언씨의 이번 귀국은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조씨는 귀국에 앞서 한국에서 온 인사들과 수차례 회동하면서 귀국을 저울질했다. 특히 조씨와 경기고등하교 동창이자 장관을 지낸 이태섭씨가 귀국 한달전 LA에와서 조씨가 소유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에서 골프회동을 하며 약 1주일간 조씨 집에서 머물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더욱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두터운 LA인사들과 귀국과 관련한 사전 조율이 있었던 흔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 씨는 지난 2004년 당시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에 의해 기소중지 되었다. 그런 조 씨가 느닷없이 한국으로 전격 귀국한 이면에는 ‘정권 차원의 밀약’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권 차원에서의 귀국 보장 없이 어린아이도 아니고 느닷없이 귀국을 서둘렀다는 것은 분명히 석연치 않은 다른 의혹이 내포되어 있다는 증거다. 또 다른 이유는 대검중수부가 기소중지가 이미 입국해 체류해 신병이 확보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긴급체포’도 하지 않고 단순히 ‘출국금지’하고 조만간 소환조사를 하겠다는 발표는 이상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이상한 일은 조 씨가 귀국 2개월전 본지 기자와 캘리포니아컨트리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나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고려대학교 동기동창이고 2년 후배지만 학교를 같이 다녀 친분관계가 두텁다’고 말하며 ‘지난 번 한국에 나가서도…’라는 묘한 뉘앙스의 말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났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사해 이 같은 말이 사실로 확인될 때는 많은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조 씨의 처지를 보아 조 씨가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다는 사실은 모두 거짓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한국에는 언제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난 번에도 한국에 다녀왔다. 3일 동안 고향에 가서 제사도 지내고 돌아왔다’ 라고 말하며 기소 중지에 관한 질문에 ‘나는 자유롭게 한국을 다닌다’고 기소 중지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 지난 2003년 한인타운 내 가든 스윗 호텔(인터뷰 당시 부인소유)에서 본보 전발행인(연 훈)과 만난 조풍언 씨 모습. (사진: 연 훈)

‘한국에 다녀왔다’ 주변에 자랑

조 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일산집 매입과 3남 홍걸씨 부부가 거주한 팔러스버디스 호화주택의 사준 인물로 유명하며 DJ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거물 무기중개상이다. 그 동안 조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만날 때마다 ‘한국에 가서 잘 놀고 왔다’ ‘누구랑 만나 골프도 쳤다’라고 말하며 한국을 다녀 온 것을 의식적으로 말하며 한국에 아무런 일도 없음을 과시하고 다녔다. 그러나 조씨의 말이 전혀 거짓은 아닌 듯 보였다. 세계적인 무기중개상이며 미국 시민권자인 조씨가 제3국 발행 여권으로 얼마든지 한국을 드나들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특히 홍콩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조 씨기 제3국 여권을 발급받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조씨의 말이 전혀 거짓이 아니고 실제로 한국을 드나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국 검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조 씨의 신병확보가 어려워 수사를 중단하고 수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조씨 같은 DJ정권 ‘비리 게이트’의 핵심인사인 조씨를 상대로 범죄인 인도요청 조차 하지 않은 사실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
그렇다면 조씨의 귀국은 ‘기획입국’이라는 추정일 수도 있다는 가정도 성립된다. 조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권 차원에서의 ‘신변보장’이 확실하고 그 반대 급부로 모종의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4월 총선을 불과 수주 앞둔 시점에서 DJ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조씨가 아무런 보장도 없이 무조건 귀국을 했다는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조풍언씨의 부인 이덕희씨는 남편 조씨가 문제가 되어 앞으로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씨는 귀국 전 검찰과 사전에 모종의 교감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지난 2004년 5월 샌디에고의 이글 크레스트 골프장 매입을 시점으로 그 해 11월에는 캘리포니아 컨츄리 클럽(C.C.C.)과 팜스프링의 팜 데저트 골프장을 동시에 인수해 화제를 뿌렸던 조풍언 씨다

조풍언은 누구?  재산 1억달러 넘어

조 씨의 개인 재산은 현재 1억달러가 넘는다는 것이 조 씨 주변 인사들의 공통된 추산이다.
현재 조풍언 씨는 캘리포니아 컨츄리 클럽과 샌디에고의 이글 크레스트 골프장을 포함 3개의 골프장을 소유, 다운페이먼트만도 약 2,000만 달러에 이르고 수개의 한인은행에 약 1,000만 달러의 예금, 그리고 부인 명의로 미래은행의 최대주주(우호지분 포함 30%)이며 현재 팔로스버디스 인근에 약 50,000 스퀘아피트에 달하는 대저택(시가 2,000만 달러 상당으로 알려짐) 거주 등 미국 내 재산 평가액이 줄잡아 1억달러를 넘는다는 평가다.
지난 8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 와 세탁소와 수개의 리커 스토어를 경영하다가 전두환 정권 시절 허삼수,허화평을 비롯 정권의 실세들을 등에 업고 무기 거래상을 시작 기흥물산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권에 기반을 닦으며, 웨스턴과 7가에 가든 스윗 호텔을 매입해 15년 동안 경영하다가 최근에 매각했다. 한때 5공의 핵심 주역인 허화평 씨가 공동 파트너로 참여했다가 후일 허화평 씨의 지분을 사들여 단독 운영했었다.
김대중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졌던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사준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 총선 직전 이신범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 씨 부부가 미국 LA 인근의 호화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폭로했는데, 나중에 이 주택이 조풍언 씨 소유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는 언론에 끊임없이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유일하게 알려진 사실은 조풍언씨가 소유한 회사가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스몰록 인베스트먼트(Small rock Investment LTD information)'와 KMC 정도라는 것. 스몰록 인베스트먼트는 2001년 3월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삼일빌딩을 산업은행으로부터 502억원에 매입해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삼일빌딩은 2000년 4월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액인 563억원보다 61억원이나 싸게 조풍언씨 손에 넘어갔다. 2002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조풍언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측근이라 삼일빌딩을 시세보다 200억원 이상 싼 가격에 샀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풍언 씨가 대표인 KMC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라는 점 이외에는 별로 알려진 사실이 없다. 단지 KMC가 계속 대우정보시스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 정도만 외부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런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지고 있는 조 씨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즉흥적인 판단으로 자진 귀국 했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문이다. 
 

조풍언씨의 입국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완의 수사로 끝난 ‘대우그룹 정관계 로비의혹’의 키를 조 씨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2005년 대우그룹 관련 의혹을 수사하면서 핵심참고인인 조 씨가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그를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씨가 DJ의 핵심 측근이란 이유로 수사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조 씨의 입국으로 검찰은 당시 풀지 못했던 대우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조만간 조 씨를 소환해 대우로부터 받은 돈의 사용출처와 로비 여부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선을 불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조 씨가 입국함에 따라 이명박 정권의 지난 10년간의 여러 사건들에 대한 본격적인 선긋기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본국 검찰에서는 DJ 정권 시절의 게이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의원에 대한 내사 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오는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조풍언 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조 씨에게 전달했던 526억원의 사용처가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 돈의 행방이 밝히는 것이 대우그룹 로비 의혹을 푸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가 밝혀지면 DJ 정권의 치부가 드러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검찰, 사용처 불분명한 526억 밝히나

검찰은 2005년 김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면서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의 해외 금융조직인 BFC(British Finance Center)를 통해 443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526억원)를 조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어떤 명목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검찰은 조씨의 로비 가능성에 대해 수사했으나 미국시민권자인 조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를 중단하고 ‘입국 시 통보’조치를 취해둔 상태였다.
김 전 대우그룹 회장은 수사 과정에서 조풍언 씨에게 4430만불(526억원)을 송금한 경위에 대해 “지난 96년 4월 조 씨의 중개로 외국인의 돈 7500만불을 BFC을 통해 관리하다가 조 씨를 통해 4430만불을 반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풍언 씨는 지난 2005년 12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며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데 이 돈을 갚지 않을 수가 없어 내가 김 씨를 대신해 변제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당시 조풍언 씨는 "세계적 유명인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끝까지 침묵을 지키며 이름을 함구했다. 그러나 평소 조 씨는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이 러시아의 실력자에게 7,500만 달러를 김우중 씨에게 차용하게 해 주었으며 이 돈으로 IMF 당시 한미은행의 전환사채를 매입해 대우그룹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고 말해 이 돈의 임자가 러시아의 실세이거나 마피아 조직의 거물인 것으로 간접 시사해온 바 있다.
당시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김우중 씨가 BFC의 계좌에서 99년 6월 조풍언 씨가 대표로 있는 홍콩소재 KMC와 미국 LA소재 라베스(조풍언씨 소유 추정의 페이퍼 컴퍼니) 회사에 2,430만 달러와 2,000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김 씨는 이 돈을 조 씨에게서 빌린 돈을 변제했다고 주장하나 채무 변제의 근거를 밝히지 못해 김 씨는 BFC의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김 씨를 횡령혐의로 추가 기소했었다.
다음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 중 일부분.
<‘김씨가 조씨에게 송금한 돈은 BFC의 자금 중 281억원을 KMC에게 송금했으며,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258만주(71.59%)를 위장 매입했으며 이중 95만주를 처분, 291억원을 홍콩에 반출했으며 LA소재 라베스 회사를 통해 대우통신 전전교환기(TDX)사업을 900억원에 인수 계약한 후 230억만을 납입하고 현금 94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다’ >
이 같은 검찰의 발표는 지난 2001년 11월 예금보험공사가 대우사태 조사 결과 발표 당시와 거의 비슷했다. 조풍언 씨는 지난 2002년 6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지금까지의 정황상으로 미뤄보아 김우중 씨가 조풍언 씨에게 송금한 돈은 모두 김우중 씨가 세계적 유명인으로부터 차용한 돈 7,500만 달러를 모두 변제한 것으로 보여져 조 씨가 세계적 유명인의 이름을 밝힐 것인지도 의문이다.


경기고 2년 선후배 사이인 김 씨와 조 씨의 은밀한 거금 거래에 있어 조 씨는 김 씨의 해외 은닉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씨는 지난 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집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DJ 정권의 보이지 않은 권력의 핵심 노릇을 했으며 실질적으로 DJ와 김우중 간의 메신저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과연 김 씨가 조 씨에게 송금한 526억원이 세계적 유명인에게 변제가 되었는지가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 방도가 없고 당사자들이 그 동안 주장해 온 말과 검찰, 그리고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의 발표 내용을 종합해 보면 7,500만 달러 변제 액수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풍언 씨가 김우중 씨를 대신해 5,000만 달러를 변제했다는 주장과 99년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각 대금을 홍콩 KMC로 송금한 금액을 합하면 충분히 7,500만 달러의 금액이 산출된다.

정권 숙청 작업

이번 조 씨의 입국은 최근들어 여의도 정가에서 떠돌고 있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숙청설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관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정부 사정기관이 모두 TK 라인으로 채워지면서 지난 10년 정권의 각종 의혹들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입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새 정부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최근 검찰에서 다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용호 게이트 사건, 친노의원 A씨에 대한 의혹 등이 그 구체적인 증거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조 씨의 귀국은 DJ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조 씨의 돈이 DJ의 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나라당이 계속해온데다 조 씨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 씨의 입국은 최근들어 다시 불거진 DJ의 숨겨진 딸 논란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DJ의 숨겨진 딸이 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 조풍언 씨도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었다. 조 씨는 이 딸이라고 알려진 여인의 후견인이라는 소문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조 씨는 지난 2005년 본보 전 발행인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대해 묘한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다음은 인터뷰의 일부분.
▲ 김대중 前 대통령의 숨겨진 가족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말인가
- 다시 말하지만 내가 ‘사실이다 아니다’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또한 그 분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한국이 낳은 위대한 정치인이다. 한국에서 그런 정치인이 또 나올 것 같은가. 그런 분을 보호는 못해 줄 망정 언론이 이런 식으로 까발려서 국가에 무슨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겠는가. 기자의 양심을 가지고 보도를 해야지 아직 정확한 사실로 밝혀진 것도 아니고 그 분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닌 것을 까발려서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 숨겨진 가족에 대해 도움을 준 적이 있나
- 할 말이 없다.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 후일 말할 때가 올 것이니 그때 가서 이야기하자.

이처럼 조풍언 씨는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많은 부분들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여 그의 귀국과 그에 따른 검찰 조사가 가져오는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보 431호에 게재된 조풍언 관련 기사입니다.

본보의 수차례에 걸친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씨와 김대중 정부의 특혜의혹 집중보도 및 조풍언씨 단독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본국의 일요신문 등 각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조풍언씨의 특혜의혹 사건은 조풍언게이트 라는 이름이 붙어져 DJ 정부의 7대 의혹 사건 중 하나였다.

현재 조풍언씨는 자신과 관련한 이러한 보도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본보의 수차례에 걸친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씨와 김대중 정부의 특혜의혹 집중보도 및 조풍언씨 단독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본국의 일요신문 등 각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조풍언씨의 특혜의혹 사건은 조풍언게이트 라는 이름이 붙어져 DJ 정부의 7대 의혹 사건 중 하나였다.

현재 조풍언씨는 자신과 관련한 이러한 보도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우중씨를 미국으로 방문하게 하기도 했고, 남미 등지에 병원, 호텔, 골프장 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본보의 취재결과 밝혀졌다.

또한 샌디에고의 ‘힐 크리스트’ 골프장을 5백만불에 매입했고 또하나의 골프장 매입을 서두르고 있어 본업인 무기중개상은 그만 둔것으로 보여진다.

당분간은 한국 방문을 하지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본국의 대표적인 월간지 <월간 조선> 8월호는 본보에서 보도한 <조풍언씨와의 단독 인터뷰 및 의혹제기 기사>를 골자로 하여 본보에서 제기한 의혹이외에도 드러나고 있는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집으로 게재하였다.

<편집자 주>



조풍언씨는 최근 국내재산 처분중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씨가 국내 재산을 처분 중이다. 조씨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재산 규모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삼일 빌딩(서울 종로구 관철동),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등 약 1400억원(시가 및 예금보험공사의 추정액)에 달한다.

문제는 조풍언씨가 삼일빌딩과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매입한 과정과 매입자금 출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조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집을 매입하고 김 전 대통령의 세 아들과도 각별한 관계라는 점을 들어, 삼일빌딩과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특혜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003년 초부터 조풍언씨의 국내 부동산 매입 등의 과정에 상당한 특혜의혹이 있다며 이른바 조풍언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여 대북 송금 의혹과 함께 DJ 정부의 7대 의혹사건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촉구해 왔다.
조풍언씨가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정보시스템을 실질적으로 매입한 시기는 1999년 6월이다. 조씨는 이 당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258만주(전체 주식의 71.59%)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재 투자회사 홍콩 KMC의 명의로 매입했다 매입 가격은 주당 1만 885원이었고, 전체 매입 가격은 281억원(2,430만 달러)이었다.

조씨가 매입한 대우정보시스템의 주당 가격은 대우그룹이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일부를 계열사 직원들에게 우선 매각했을 때의 가격(1만 5000원)보다도 낮다. 이 때문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주식을 조풍언씨에게 매각할 당시 저가 매각 또는 특혜 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주식 팔아서 650억원 수익 예상

조풍언씨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매입한 8개월 뒤 보유주식 중 95만주를 주당 3만 5,407원에 처분했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조씨가 주식 매각 대금 중 세금 등을 제외한 291억원을 자신의 외환은행 계좌를 통해 해외로 반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씨는 현재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163만주(전체 주식의 42.99%)를 자신이 설립한 홍콩 소재 투자회사인 <홍콩 KMC>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예금 보험공사는 조씨가 보유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163만 주의 시장가격이 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씨는 결과적으로 대우정보시스템에 투자한 원금(281억원)은 이미 회수했고, 650억원의 투자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풍언씨는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 10월 경부터 대우정보시스템 보유 주식을 매각하기 위해 매입 대상자를 물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 전직 임원은 “조풍언씨는 DJ정부 임기가 끝나기전에 국내 재산을 처분하기 위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사의 국내 한 협력업체와 주식 매각협상을 벌렸으나 가격과 대금지불 방법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당시 조풍언씨는 자신의 국내 대리인(변호사)을 통해 주당 2만5000원에 매각하려고 한 반면, GM사의 국내 협력업체는 1만5000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조풍언씨 측은 GM사의 국내 협력업체간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각 협상 과정에서 매각 대금을 한국이 아닌 제3국에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업체는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데, 그 주식 매입대금을 제3국에서 지급할 경우 한국의 관련 법규에 위배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풍언씨, ㈜모디아와 주식 매각 협상 중


대우정보시스템 주식매각 무산 본보 보도 이후 모디아/KMC 딜 깨져

조풍언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고, 일종의 Paper 컴퍼니로 알려진 홍콩 KMC 소유 대우정보시스템 지분 45.3%에 해당되는 1,747,450주에 대한 매각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라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비밀리에 추진했던 코스닥 기업 ㈜모디아로의 지분매각건은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모디아는 지난 7월 31일 공정공시를 통해 가격상 협상에 이견을 보여 대우정보시스템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힌 것이다. 항간에서는 한때 코스닥 대장주로 군림했던 ㈜모디아(구 모디아소프트, 대표 김도현)가 대우정보통신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지난 6월 3일자 ㈜모디아는 공시를 통해 “당사는 현재 대우 정보시스템의 지분 46%을 보유중인 홍콩 소재법인 KMC의 대리인 충정법무 법인과 주식 양수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으며, 삼일 회계법인을 통한 회계실사와 태평양 법무법인을 통한 법률실사를 완료 하였다”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실사를 통해 ㈜모디아와 KMC측의 딜이 깨졌고, ㈜모디아가 제시한 신주인수방식을 KMC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실질적으로 46%대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조풍언 씨 소유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이 예금보험공사에 가압류되어 있다는 월간조선 송승호 기자와 본보의 의혹제기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가압류 의혹이 제기되자 ㈜모디아 측은 구주가 아닌 신주인수 방식을 제안했고, 구주를 정리해야 할 조풍언 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KMC가 대우정보시스템 소유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으며, 사후 법적조치만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조 씨는 비밀리에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 중이며, 이미 협상에 들어가는 등 발빠른 움직임이 여기저기 포착되고 있다.


한편 조씨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12명의 투자자와 함께 매입했다고 밝힌 삼일빌딩은 매입당시 502억에 빌딩을 구입했으며, 현시세 800억원을 감안할 때 3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상태다.

조풍언씨는 주식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2003년 3월 국내 시스템 통합업체인 ㈜모디아(대표이사 김도현/36)와 주식 양수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모디아의 관계자는 지난 7월 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우정보시스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회계실사와 태평양법무법인을 통한 법률실사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주식 양도자와 양수자 간 주식 양수도 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어 양사간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충청법무법인의 지인으로부터 대우정보시스템을 매각하려고 하는데 인수할 곳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당시 우리 회사의 상황으로 볼 때 시너지 효과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인수의사를 밝혔다”면서 “그 후에 1대 주주가 홍콩의 KMC라는 것과 그 법인이 조풍언씨의 소유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가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각했을 경우 주식 매입자는 소유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조씨가 홍콩 KMC명의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한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 하기 때문이다.

조씨가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할 당시 매입대금은 대우그룹의 런던계좌(BFC: British Finance Center)에서 처음으로 빠져나와 조풍언씨가 설립한 홍콩 KMC법인계좌로 들어갔고 이자금은 다시 대우 그룹측으로 넘어갔다는 것이 예금보험공사 측의 주장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조풍언씨의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입자금이 대우그룹의 런던계좌에서 처음으로 인출됐다는 점을 들어, 이 자금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중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예금보험공사 측은 주식 매입 대금이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그룹 자금 중 일부라고 단정하고 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조풍언씨의 홍콩 KMC 명의 주식에 대해 2001년 9월 가압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예금보험공사 측은 홍콩 KMC명의 주식에 대한 가압류 조치만 해놓았을 뿐, 지금까지 본안소송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이 증권시장에 등록돼 있지 않아, 홍콩 KMC의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지분만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을 뿐 주식의 실물에 대해서는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KMC 명의의 대우정보시스템 지분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매각돼 국외로 빠져나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식 인수 의사를 갖고 있는 ㈜모디아 측은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예금보험공사의 가압류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만일 가압류가 사실이라면 근본적으로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 특별조사기획부 이성우 팀장은 “지금으로서는 홍콩 KMC가 대우정보시스템 소유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확실한 주권 소유자가 나타나면, 그 소유자를 대상으로 <채권 취소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예보와 전혀 다른 조씨의 주장: 세계적인 유명인사의 돈

조풍언씨는 예금보험공사의 발표와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조씨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교포 대상 주간지인 <선데이 저널 USA>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입자금과 관련,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을(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소개해 주었고, 김회장은 그 사람으로부터 7,500만 달러를 빌렸다. 김회장은 IMF직 후 이 자금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전환사채를 매입했고, 이 전환사채를 담보로 다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그러나 김회장은 대우그룹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어, 결국 전환사채가 <백지사채화>할 지경에 처하자 대우정보시스템을 비롯한 대우그룹 계열사의 김회장 소유 주식(4500만 달러 상당)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에게)넘겨주었다.

당시 김우중 회장은 <한 달뒤에 주식 가격이 배로 뛸 것이니 그때 주식을 팔아 본전을 챙겨 가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주식이 폭락하면서 2,500만 달러만 찾아갔으며, 이 2,500만 달러는 나와는 알무런 상관이 없다.”
조풍언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씨가 홍콩 KMC 명의로 사들인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의 실질적 소유주는 조씨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입자금을 포함한 돈의 경로도 다음과 같이 추정해 볼 수 있다.

<김우중 회장, 유명인에게 7,500만 달러 차입 → 7,500만 달러를 대우그룹의 런던 계좌에 입금 → 런던계좌에 입금된 자금 중 일부를 조풍언씨가 관리하던 홍콩 KMC계좌로 입금 → 홍콩 KMC계좌에 입금된 자금 중 일부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253만주, 전체주식의 71.59%)취득 → 홍콩 KMC명의의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중 95만 주 처분 →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처분 자금 중 291억원 해외반출 → 홍콩 KMC 명의의 대우정보시스템 주식(163만주, 전체 주식의 42.29%)매각 협상 중>


믿기 어려운 조풍언씨의 주장

조풍언씨가 <선데이 저널 USA>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믿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
첫째, 조씨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입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의 주장은 조씨와는 전혀 다르다. 김 전 상무는 “1999년 6월 김우중 회장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조풍언씨에게 넘길 것을 지시했고, 그에 따라 주식 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월간 조선과의 인터뷰 (2001년 12월호)를 통해 밝힌바 있다. 김우일씨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의 양수 계약서를 작성해 조풍언씨에게 보여주었더니, 내용도 읽어 보지 않고 곧바로 서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둘째, 조풍언씨의 주장대로, 조씨가 대우정보시스템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조씨는 왜 대우정보시스템의 회사 운영에 깊이 관려했느냐는 점이다. 조씨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홍콩 KMC 명의로 사들인 직후, 대우정보시스템이 사장을 직접 만나 “사장직을 그만두어야 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자신과 친분 있는 인사를 대우정보시스템 감사로 영입했고, 수시로 회사의 운영상황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셋째, 홍콩 KMC명의로 돼 있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일부의 매각 대금이 왜 홍콩 KMC법인 계좌가 아닌, 조풍언씨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됐느냐는 것이다. 조씨가 대우정보시스템의 보유 주식 중 일부를 처분할 당시, 이 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주식 매각 대금이 조풍언씨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넷째, 조풍언씨의 주장대로 김우중 회장이 세계 유명인에게 7,500만달러를 빌린 뒤, 실질적으로 2,500만 달러만 상환했다면, 나머지 5,000만 달러는 어디로 사라졌느냐는 점이다.

홍콩 소재 “홍콩 KMC”는 서류형태로만 존재하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인 것으로 확인됐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홍콩 KMC에 대한 자료에는 이 회사 대표이사가 미국 국적의 라고 기재돼 있다. 홍콩 KMC의 법인 소재지도 <홍콩 완차이 퀸스로드 이스트 145 헹샨센터 23층>으로 등록돼 있다.
홍콩 KMC의 설립 시기는 1992년 11월이며, 업종은 M&A 및 투자전문회사로 기재돼 있다. 월간조선의 확인 결과, 홍콩 행샨센터 23층에는
조풍언씨, 삼일빌딩 매각될 경우 200억원 이상 시세차익 예상

조풍언씨는 대우정보시스템과 함께 삼일빌딩(지하 2층, 지상 31층)도 매각하려고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한다. 서울 종로구의 Y부동산 사장은 “삼일빌딩이 2002년 10월께 매물로 나왔으나 지금까지 매각되지 않았다.”면서 “삼일빌딩 소유주 측의 매각 희망가격이 800억원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풍언씨는 2001년 502억원에 매입한 삼일빌딩을 800원에 매각할 경우 2년여만에 200억원(세금 등을 제외한 금액)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빌딩의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이 빌딩의 소유주였던 한국산업은행은 2001년 3월 2일 삼일빌딩을 <스몰록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라는 회사에 매각했으며, 실제 소유권은 2001년 8월 7일 이전됐다.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의 등기부 등본상 주소도 <홍콩 KMC>와 같은 홍콩 헹샨센터 23층이며, 이 회사 역시 페이퍼 컴퍼니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풍언씨는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의 실질적 경영권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선데이 저널 USA>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삼일 빌딩은 내가 주도하여 12명의 투자자를 모아 매입한 것이며, 이때 설립한 회사가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측은 “조풍언씨가 설립을 주도한 <스몰록 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삼일빌딩을 매입한 과정에 특혜의혹이 있다”며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매입 과정과 함께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의 삼일빌딩 매입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특혜의혹은 우선, 수의계약에 의해 매매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이다. 이 빌딩 소유권자였던 한국산업은행은 2000년 5월과 6월 두차례 공개경젱 입찰을 실시했으나, 유찰시켰다.

한국산업은행 관계자는 유찰시킨 이유에 대해 “최소한 한국감정권의 감정평가액(2000년 4월)인 563억원보다는 높게 매각해야 한다는 은행측의 방침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산업은행측은 2개월 뒤 삼일빌딩을 한국감정권의 평가액보다 61억원이 적은 502억원에 수의계약을 통해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에 매각했다.

둘째, 한국산업은행은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가 삼일빌딩 매각 잔금을 최종 남부한 2001년 8월 7일 이전에 한국산업은행 종로지점을 이 건물에 입주시키기로 약속을 했다는 점이다. 한국산업은행 관계자는 “스몰록 인테브스트먼트사와 2001년 3월 삼일빌딩 매매계약을 맺은 뒤 이 회사측으로부터 한국산업은행의 지점을 입주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은행은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가 삼일빌딩 매입 잔금을 마지막으로 지불한 2001년 8월 7일, 이 건물의 2개층을 5년간 보증금 100억원에 임대해 종로 지점을 입주시켰다. 한국산업은행이 임대 보증금 100억원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한 시점도 2001년 8월 7일이다.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가 한국산업은행이 지불한 임대 보증금 100억원을 포함해 삼일빌딩의 매입 잔금을 지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한국산업은행의 임대 보증금 지금 날짜와 삼일빌딩 잔금 지급 날짜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는 조풍언씨의 경기고(54회) 동기인 H변호사를 통해 한국산업은행과 매매계약을 체결햇고, 매매 대금도 H변호사를 통해 한국산업은행에 지급했다. 한국산업은행 관계자는 “H변호사가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의 위임장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H변호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매각대금은 계약 당시 50억원을 받았고, 그 후 중도금 명목으로 100억원을 받았다. 그리고 잔금 352억원은 2001년 8월 7일에 받았다”고 말했다.

셋째, 조풍언씨는 <선데이 저널 USA>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씨 자신을 포함한 12명의 투자자 자금을 모아 삼일빌딩을 매입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빌딩 매입을 위한 자금이 국내에 유입됐다는 흔적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기자는 스몰록 인베스트먼트사와의 삼일빌딩 매입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회사의 대리인 H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의혹의 당사자인 조풍언씨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조씨 역시 연락이 되지 않았다.

sundayjournal리차드 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