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journal사회

국민은 울고 미친소는 웃었다

이경희330 2008. 5. 28. 00:22


쇠고기 정국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경찰이 25일 청계광장에서 시위자 37명을 강제 연행한데 이어 26일에도 신촌에서 시위자 30여명을 추가로 연행했다. 시위대에 엄정하고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26일 새벽 0시40분께 서울 신촌로터리 부근에서 거리 시위자 700여명을 강제 해산시키고 이 과정에서 30여명을 연행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독재타도` `협상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지만 경찰 병력 앞에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속칭 `물대포`로 불리는 살수차도 등장했다.


연행된 시위자 중에는 주부, 직장인 여성, 여대생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적용될 혐의는 교통방해를 비롯 미신고 집회, 폭행 등이 유력하다.


당초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가 청계광장에서 주관한 촛불문화제는 공식적으로 25일 밤 9시 30분께 끝났지만 집회에 참가했던 5천여 명은 거리로 나왔다. 시위자들은 "국민들의 분노에 눈하나 꿈쩍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을 봐야겠다"며 청와대로 향했지만 경찰은 이들을 막아 섰다.


결국 이들은 경찰을 피해 시청 앞 서울광장을 돌아 서울역과 신촌, 명동 등 도심 곳곳에서 게릴라성 시위를 벌였고, 신촌로터리 부근에서 도로를 점거한 것이다. 특히 시위 현장 곳곳에서 `탄핵` `하야` 등의 구호가 등장했고, 인터넷에서는 그 동안 주춤했던 `대통령 탄핵 서면운동`도 활발히 제개됐다.



◈ 네티즌 “거짓은 진실을 이길수 없다. 미친소 반드시 막아야”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경찰의 강제 해산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과잉 진압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언론 보도나 인터넷 실시간 중계, 동영상 등을 통해 상황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 일색이다.


아이디가 `rlghks`인 네티즌은 "여당도 야당도 못한 일을 국민이 나서 하고 있는데 무력으로 강제 진압하는 당신네들은 어느 나라 국민이냐"며 "정치인들 모두 부끄러운 줄 알라. 왜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을 국민이 대신하게 만들어 놓고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냐"고 따져 물었다.


닉네임 `미지와의조우`는 "중국 유학생들의 불법 폭력시위는 처벌도 안 하는 짭새들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처벌하다니..."라며 "국민들이여 힘을 내자. 더러운 미친소 만은 반드시 막아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하수`라는 네티즌은 "국민들은 싫다는데... 이명박은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아니면 미국의 하수인인가. 국민들이 목숨이 위태로워 스스로 지키겠다는데 경찰을 동원해서 기본권 마저 묵살 시켜야 하는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비참함을 금할수 없구나"라고 개탄했다.


`애국애족애민`은 "설사 최루가스 때문에 눈물을 흘리더라도 마스크 끼고 울면서, 불면서도 미친소는 막아야 한다"며 "딱 20년 전 6월 항쟁이 다시 시작 되는 것 같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 `불꽃`은 "뉴스를 보며 `왜 5.18 광주 민주화항쟁이 일어났을까?`에 대한 그 동안의 의구심이 사라졌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가! 이번 시위에서 스스로를 희생하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름없음`이라는 네티즌은 `부끄럽지 않은가?`제하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같은 입으로 전혀 다른 두 말을 국민 앞에서 해야만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정부의 주장이 옳다면서 과학적 사실마저 왜곡하고 아첨의 미소를 짓는 영혼 없는 학자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침묵하고 있는 영혼 없는 과학·학술 단체장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깨끗한 먹거리를 보장해 달라는 당연한 주장을 하는 어린 학생들을 막아서는 영혼 없는 교사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국민의 안전권을 요구하는 일반 국민을 연행하고 구속하겠다는 영혼 없는 경찰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 정부 27~28일 장관고시, 6월초부터 美쇠고기 유통


국민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을 오는 27~28일쯤 장관 고시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장관 고시가 되면 그 날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에 작년 10월 중단됐던 미국 쇠고기에 대한 검역이 즉각 재개된다. 우선 용인 검역창고와 부산항 컨테이너야적장에 보관중인 미국산 쇠고기 5300톤과 미국 롱비치 항구 등에 묶여 있는 7000톤에 대한 검역이 재개 돼 6월 초부터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수입되는 LA갈비, 곱창 등 미국산 쇠고기는 6월 중순께부터 우리나라에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시위 참가자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사진들.

 

부채질 / 길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