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은 ‘인파가 북적이는 상황에서 어깨를 툭 치려는 순간, 본의 아니게 MBC 김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았고 그래서 자신도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정몽준은 이 상황에서 어떤 처신을 해야 할까? 김기자가 “지금 성희롱하신 겁니다!”라고 외쳤을 때 그는 그 즉시 사과했어야 옳았다. 물론 정몽준의 행위는 결코 성희롱이 아니다. 당돌한 막내딸의 귀여운 도전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과도 같은 것이다. 만약 정몽준에게 딸이 있다면 그는 간혹 그런 애정표현을 했을 것이다.
김기자가 “지금 성희롱하신 겁니다!”라고 외쳤을 때 정몽준은 몹시 당황했고 급히 자리를 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정몽준으로서는 자신의 순수한 애정표현에 김기자가 그런 식의 대응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며, .
국민들은 이미 다 안다. 정몽준의 행위가 성희롱이 아니란 것을.
생각해 보라. 주위에 자신을 지켜보는 수많은 인파의 눈이 있고, 더구나 그의 옆에 아내가 있는 상황에서 어린 여기자를 성희롱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그러나 통합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성폭력집단이냐?”라며 입에 개거품을 물고 달려든다. 성폭력집단? 말 한마디를 해도 어쩌면 그리 흉악한 용어만 골라서 사용하는지 섬뜩하기 짝이 없다. 김재두는 자신이 속한 당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견강부회를 해도 어느 정도껏 해야지 이게 대체 무슨 망발인가?
요즘 TV를 보면 총선에 나선 후보들이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 중에서도 정동영 후보의 악수와 포옹은 박력이 넘친다. 그가 어떤 아주머니를 포옹하며 등을 두드렸을 때, 그게 성희롱이나 성추행인가? 노우! 절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아주머니가 “지금 저를 성희롱하신 겁니다!”라고 외치는 순간, 상황은 180도로 바뀌어진다.
정동영이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은 그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오해하는 여성 유권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몽준이 김기자에게 한 행위는 정동영이 여성 유권자에게 한 행위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렇다고 MBC 김기자의 행위를 탓하려는 건 아니다. 그녀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버지뻘 되는 공인이 공개석상에서 한 자연스런 볼터치를 꼭 그런 식으로 확대해석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다.
이번 사건은 잔뜩 수세에 몰린 야권에 그럴듯한 빌미를 주었다. 이제 곧 급조된 사이비 여성단체가 창궐하면서 정몽준과 한나라당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준과 한나라당은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그러면 광운대 동영상이 대선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듯이 이번 사건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엔파람 베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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