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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오락가락 공문에 '강제동원' 했다 안했다 파행수업

이경희330 2007. 9. 15. 10:59

부천교육청, 과학축전 참관 공문 보냈다 하룻만에 '강제동원 금지령'

 

경기도 부천지역 초·중학교가 경기도와 부천시가 주최하고 경기도교육청이 후원하는 과학축전 개막식에 학생들을 강제 동원하기 위해 단축수업을 하고 수업시간과 점심시간을 앞당기는가 하면 학부모 등이 민원을 제기하자 강제 동원을 긴급 철회, 비교육적인 행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부천교육청은 문제가 확대되자 '개막식 참관'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루만에 '강제동원을 금지한다'는 공문을 재발송, 일선 학교가 혼선을 빚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경기도 부천교육청과 부천지역 초·중학교 등에 따르면 부천교육청은 어제(13일) 일선 초·중학교에 14일 오후 1시부터 부천체육관과 부천로보파크에서 열리는 '2007 경기과학축전'에 학생들의 참관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부천지역 J초교와 B중학교 등 4개 학교가 개막식에 참관하기로 했으나 학부모와 학생, 전교조 등에서 반발하자 강제동원을 철회하는 등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

J초교의 경우 5·6학년 300여명을 인솔, 체험학습의 형식으로 오후 수업을 대체하고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학습권 침해'라는 학부모 민원이 제기되자 참관을 긴급 철회했다.

또 B중학교는 1학년 학생 390여명을 대상으로 단축수업을 하고 수업시간을 20분 앞당겨 8시30분부터 1교시를 시작했으나 오늘(14일) 오전 교육청에서 '강제동원 금지' 공문을 받은 뒤 참석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J중학교는 점심시간을 30분 앞당겨 1학년 학생 380명을 참석시킬 계획이었으나 비난 여론이 일자 담임선생 판단에 따라 참관을 희망하지 않는 학생은 제외하도록 했으며, 또다른 J중학교는 체력검사를 끝내고 일부 학급만 참관하기로 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에서 강제동원을 철회 또는 완화한 것은 학부모와 전교조 등이 반발하자 부천교육청이 '개관식 참관'을 독려하는 공문을 철회하고 하루만에 '강제동원을 금지한다'는 공문을 발송한데 따른 것으로, 비난 여론 무마용으로 상급 교육행정기관으로 책임없는 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개막식 참관은 사실상 교육적으로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행사로 강제동원 비난도 무리는 아니다"면서 "하지만 교육청 등 상급기관에서 공문을 보내면 일선 학교는 알아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부천교육청 관계자는 "전날(13일) 보낸 공문은 '과학축전 행사가 있으니 참고하라'는 내용의 공문일 뿐 참관을 독려한 것은 아니다"며 "전교조와 학부모가 반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강제동원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부득히 참관 학교에 대해서는 참관이유 등을 기한문으로 작성해 제출하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기지부 정진강 정책실장은 "관련규정에는 '교육청이 교육목적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학교 밖의 각종 행사나 활동에 교원동원을 억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개막식 관중 형태의 전시성 관중 동원을 독려한 뒤 비난이 쏟아지자 철회한 교육청이 도대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부천=CBS노컷뉴스 고영규 기자 midusy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