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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생, 촛불문화제로 '불신' 고조

이경희330 2008. 5. 17. 22:49

[세계닷컴] 17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집회'에 교사들이 현장에 나와 학생 지도를 할 예정인 가운데 학생 및 주최측과의 충돌 및 불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서울시내 전체 중·고교 교감 670명을 비롯해 장학사 222명 등 총 892명이 현장에서 학생지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이전에도 몇 차례 교사들이 현장 지도에 나섰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위축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현장에 있던 교사들도 특별히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전주 덕진경찰서에서 촛불집회 신고를 한 고교생을 상대로 경찰이 참여 경위 등을 물은 사건이 발생했고 경기도 화성교육청은 집회 참가 학생들의 인적사항과 주장 내용을 파악하라는 지도 공문을 40여개 중·고교에 보내는 등의 일이 잇따라 일어나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관계기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막아보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라 17일 '촛불문화제'에서 주최측과의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윤도현 밴드와 김장훈 등 인기 가수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중·고생들의 참여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선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자칫 다치거나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회 현장에 나가는 것인데 마치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서 나가는 것으로 비쳐져 곤혹스럽다"며 "학생들이 촛불집회에 나가는 교사들을 기억해 무시하자는 말까지 나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난처하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에서는 현장 지도를 나가는 각 학교 교사들의 모습을 기억해 수업을 보이콧하자는 등의 주장이 나돌아 자칫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학생들과 교사들간의 불신만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 수원의 한 교사는 "정말 난처하다"고 전제한 뒤 "현장에 나가면 마치 학생들을 감시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또 나가지 않으면 학부모들로부터 사람들이 많아 위험할 수 있는 집회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하느냐는 항의를 듣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적대시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되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17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며 경찰은 집회에 대비해 7,5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키로 했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