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총장님의 논문논란에 있어 학내외 분위기가 많이 시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에서는 지금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교수님들 사이에서 해결 되어야 할 문제라는 판단 하에 진행 상황을 지켜보았지만 정치적인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보면서 학교내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상처를 봉합하기 위하여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논문 논란에 대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표절의혹의 대부분은 교수님께서 직접 지도했던 학생들의 논문을 베꼈다는 것인데 이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석사학위 논문은 교수의 지도와 도움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이것을 온전히 학생의 아이디어와 연구결과로는 볼 수 없습니다. 지도교수가 많은 기여를 한 경우 공저자로 보아야 하지만 졸업 논문은 그 특성상 지도학생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석사 논문을 교수 명의로 발표하는 것이 현재 관점에서는 분명한 잘못이지만 과거 일을 현재적 기준에서 명확하게 재단하기는 힘듭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윤리적으로 파렴치한 ‘표절’이라고 하기 보다는 과거의 잘못된 학문적 관행에 따른 문제점으로 비판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에서의 옛 관행을 꼬집는 논문표절에 관한 지적은 적절하였고 그에 따른 학교측의 대응 또한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총장님은 제자들과 직접 해명하는 과정을 거쳤고 잘못된 학문적 관행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또한 연구윤리 가이드라인까지 만들겠다는 실천과정을 거치면서 갈등을 해소했습니다.
진정한 책임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학교를 시끄럽게 하였으니 시시비비를 떠나서 책임을 지고 총장직을 사퇴하라는 의견들이 들려옵니다. 신임투표는 의미가 없고 참여하지 않겠다라는 일부 교수님들의 성명서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사퇴하는 것만이 진정한 책임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여 보고 싶습니다. 사실문제도 정확히 판단되지 않은 가운데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판결이 있기 전에 벌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진상조사위의 판단이 있었지만 결과가 도중에 흘러나왔다는 점과 구성원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판결의 신빙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여러 정황을 지켜보면 이 문제의 경우 이총장님 개인의 과오로 덮어씌우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으며 이런 방식의 문제 해결에 학생들은 우려를 표합니다.
학생대표까지 참여하여 선출한 우리 모두의 총장님입니다. 학교를 여러 논란속으로 빠져들게 하여 명예를 손상시켰다고는 하나 그것을 복구할 기회를 드리는 것, 그것이 이필상 총장님의 남은 책임을 다하게 하는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취임하신 총장님이셨기에 여러 말도 많은것 같습니다. 경영대 학장직을 수행하실 때는 뛰어난 업적과 연구성과로 인정받으셨으며, 사회 부조리에 대항하는 NGO활동으로 사회적으로도 명망이 높으시고, 제자들을 가르치는 수업시간에도 충실하시어 학생들의 사랑을 받으셨던 자랑스러운 고대 교수님이십니다. 우리는 바로 이 시점에서 고려대학교의 아름다운 전통인 결합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결코 같은 식구 감싸기가 아닌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만들어가게 할 것이며,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지금의 고통을 현명하게 극복한 후에는 반드시 값진 결과가 있을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고려대가 누구의 것인지를 가지고 이야기 할때가 아닙니다. 총장님이 이끌어가고 교수와 임직원, 학생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기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정진하여도 모자를 시국에 내부 구성원들간의, 그것도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셔야 할 우리의 스승, 교수님들께서 저희에게 파벌과 같은 싸움을 보여주시는 모습이 학생대표인 저희가 봐도 매우 안타까울 뿐입니다. 총장의 사퇴까지 몰고가며 이미 치뤄진 선거를 다시 치루겠다는 모습을 보며 저희는 학교에 대한 "신뢰" 를 잃어버릴까 두렵습니다.
더이상 고대의 정기를 낭비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득권 세력들이 그러하듯이 실추한 고려대의 이미지를 총장의 사퇴로 무마시키려는 것은 마취제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언론의 먹이감이 되면서까지, 학교구성원의 입에서 한숨이 나오게 까지 하면서 지금 민족고대가 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태를 수습하기도 전에 다시 또 파벌싸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희 총학생회, 그리고 고대 2만학우들은.
저희의 모교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길, 저희의 스승님들이 존경스럽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 부디 알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