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계란열사 "죽도록밉다, 병원서다시던질것"

이경희330 2007. 9. 3. 09:56
석방자 19명에게 계란을 던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계란열사`의 정체가 밝혀 졌다

 

2일 오전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석방자 19명에게 계란을 던지는 헤프닝을 벌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젊은이의 정체가 밝혀 졌다.


 

네티즌들에 회자되며 `계란열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이 젊은 남성은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막장겔러리`의 이용자인 김모(27)씨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께 인천공항 국제선 입국장에 마련된 기자회견석에서 귀국 소감을 밝히던 석방자들에게 계란을 투척하려다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후 공항 경비대에서 두 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귀가해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 계란열사 모집에서 경찰 체포까지... 해프닝 전말


김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9일 이 사이트에 `티저 포스터`를 올려 함께 계란을 던질 `열사`들을 모집했다.


 

그는 피랍자들의 입국 예정 시간 보다 다섯 시간 빠른 2일 오전 1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다른 `열사`들이 두고 올 것에 대비해 계란을 무려 두 판이나 챙기고 `동지`임을 쉽게 알릴 수 있도록 사이트 이름을 적은 피켓도 들고 서 있었지만 공항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열사`는 오직 김씨 한 명 뿐이었다.


특히 김씨는 경비를 따돌리기 위해 `짝퉁` 명품 정장을 입고 고급 수제화를 빌려 신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5시간이 지난 뒤 드디어 피랍자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김씨는 계란을 꺼내 그들에게 던지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김씨의 의도를 눈치챈 경찰 두세 명이 달려 들어 김씨의 손목을 꺾어 제지했고 김씨는 긴급 체포 돼 공항 경비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 계란열사, "죽도록 얄밉다. 병원서 다시 던질 것"


김씨는 "죽도록 얄미운 그들... 당당하게 대가리 쳐들고 기독교의 박수세례와 환호를 받으며 입국한 그들... 국가와 국민을 모독하고 위신을 깎아 내린 그들... 국민의 혈세를 탕진한 그들... 죽도록 미웠는데 결국 해내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김씨는 "`계란열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글들을 보니 가슴 한편이 벅차면서도 씁쓸하다"면서 "최소한 4~5명 정도만 와주었어도 계란을 던질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끝으로 김씨는 "성원에 감사하며 추후 그들이 입원할 안양 병원에서 재 투척을 시도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계란열사` 김씨가 올린 글 전문이다.

『제가 계란열사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계란으로 검색 다음 20페이지 해보시면 8월 29일 계란열사 모집포스터를 올렸다는 거 아실 겁니다.

예정대로 오늘 새벽1시에 인천공항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루이비똥 쇼핑백에 계란을 담아 갔습니다. 혹시라도 계란을 두고 온 열사를 생각해 총 2판을 담아 갔습니다. 일부러 경비를 회피하기 위하여 고급 돌체엔가바나 짭탱 정장을 입고 구두도 저희 동네에서 30년 동안 수제구두 만드는 아저씨에게 부탁해 하나 빌려 신었습니다. 열사들이 그래두 티저 포스터를 보고 많이 왔을 거라고 생각 했는데 일부러 막겔 피켓까지 들고 있었는데 아무도 저를 아는 척 해주지 않았습니다.

5시간 동안 길고 긴 사투 끝에 드디어 그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었고 기자들과 기독교인들에 둘러싸인 그들 중 아무에게나 투척을 해야겠다고 결심. 주위를 배회하다 구멍 하날 뚫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쇼핑백에서 계란을 꺼내 던지려는 순간 뒤에서 경찰 두세 명이 저를 제지하였습니다. 결국 손목이 꺾인 채로 계란은 산산조각나고 제 꿈도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죽도록 얄미운 그들... 당당하게 대가리 쳐들고 기독교의 박수세례와 환호를 받으며 입국한 그들... 국가와 국민을 모독하고 위신을 깎아 내린 그들... 국민의 혈세를 탕진한 그들... 죽도록 미웠는데 결국 해내지 못했습니다. 2시간이 넘게 공항경비대에서 수사를 받고 귀가조치 되었습니다. 재 출두나 재조사는 다행히 없을 것 같습니다.

`계란열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글들을 보니 가슴 한편이 벅차면서도 씁쓸하네요. 최소한 4~5명정도만 와주었어도 계란을 던질 수 있었는데..ㅠ_ㅠ... 너무 피곤해 이만 자야겠습니다. 성원에 감사합니다. 추후 그들이 입원할 안양 병원에서 재 투척을 시도할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