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의영 성혜미 기자 = 8일 단행된 검사장급 검찰 승진ㆍ전보 인사는 시기적으로 10년만의 정권교체 이후에 이뤄지는 것인데다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 공개 등이 맞물려 끝까지 진통을 겪었다.
출신 지역과 학교, 기수 등 다양한 변수도 막판까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의 핵심 요직인 '빅4' 중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전남 강진 출신인 명동성(사법연수원 10기) 현 지검장을 유임시킨 것을 비롯해 명 지검장과 함께 지난해 11월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권재진 대검 차장과 박영수 서울고검장도 그대로 자리를 맡겨 조직의 안정성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대대로 법무부 검찰국장은 정권의 지역적 기반에 따라 해당 지역 출신이 차지했으나 이번엔 이례적으로 경기 출신의 차동민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임명됐다.
박한철 대검 공안부장도 고향은 부산이지만 차 국장의 제물포고 선배로 앞으로 검찰 인사나 4월 총선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빅4에 검사장 3년 차로 `특수ㆍ기획통'으로 분류되는 사법연수원 13기 3명이 나란히 전진배치된 것도 특징.
박용석 대검 중수부장은 대검 중수2과장, 서울지검 특수2부장 등을 지냈고 박한철 공안부장도 대검 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삼성비자금 사건 특별수사ㆍ감찰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차 검찰국장은 서울지검 특수2ㆍ3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두루 거쳤다.
고검장 승진 인사에서는 연수원 11기(3명)와 12기(2명)가 처음 포함됐다.
12기로 고려대 출신인 이귀남 전 대검 중수부장은 삼성 `떡값 명단'에 이름이 올라 한 때 고검장 승진 탈락 소문이 돌았으나 대구고검장으로 발탁됐고 이준보 전 대검 공안부장도 광주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임채진 검찰총장 및 이귀남 고검장과 함께 사제단 `떡값 검사'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문이 한때 돌았던 인사들의 경우 모두 원래 보직에 기용돼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잇단 폭로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새 정부 인사나 새 집권세력이 된 정치인들과 이런저런 악연으로 검찰 안팎에서 실체 없는 '살생부'에 거명됐던 간부들은 이번 인사에서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홀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수별로 살펴보면 인사 막판에 이승구 서울동부지검장이 사표를 내 사법연수원 13기 1명, 14기 3명, 15기 7명 등 11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쟁쟁한 후보였던 14기 4~5명은 또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는 15기 2명이 검사장에 발탁됐으나 올해에는 16기에 따로 몫이 배정되지 않았다.
13기인 황교안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경우 안기부ㆍ국정원 도청 수사를 지휘한 뒤 연거푸 고배를 마셔 '참여정부 공안 푸대접' 논란의 중심에 섰으나 3수(修) 끝에 동기 중 13번째로 검사장을 달았다.
검사장으로 가는 길목으로 알려진 서울중앙지검 2ㆍ3차장과 대검 수사기획관 가운데 대선 수사를 맡았던 신종대 2차장과 BBK 및 제이유 수사 등을 지휘했던 김홍일 3차장이 승진 대열에 오른 반면 지난해 큰 수사가 없었던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례적으로 탈락했다.
또 검사장 승진자 가운데 경북고 출신이 3명을 차지하는 등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동문 후배들이 대거 중용됐다.
권재진 대검 차장(유임)과 박용석 대검 중수부장, 김병화(서울고검 공판부장)ㆍ최교일(서울중앙지검 1차장)ㆍ김영한(대구고검 차장) 검사장 승진자, 그리고 정진영 창원지검장, 김영한 대구고검 차장, 김태현 법무연수원장,박기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은 물론 앞서 임명된 김강욱 청와대 민정2비서관까지 모두 경북고를 나왔다.
법무장관을 포함해 자리가 학정된 검사장 이상 52명의 간부 가운데 경북고 출신은 무려 11명에 달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때 3ㆍ2차장이었던 이인규ㆍ안창호 검사장을 각각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형사부장으로 곁에 두게 됐다.
이번 인사는 본래 6일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주말인 8일 오후 5시께 확정돼 각종 변수로 진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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