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의 선군사상에 대해 실용주의 잣대 적용해야" |
[자유북한방송 편집자 주: 지금까지 자유북한방송은 “황장엽 민주주의 강좌”를 통해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말하는 민주주의의 이념과 원칙, 그 수행 방도에 대한 객관적 설명을 전해드렸습니다. 3월 1일부터는 북한민주화와 결부된 자유북한방송 김대성기자의 질문에 대한 황장엽선생의 답변을 “민주주의 강좌”를 통해 방송하게 됨을 알려 드립니다] [질문]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취임식에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이념의 잣대가 아닌 실용의 잣대로 끌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 중시의 대북정책이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구별되는 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남북관계와 북한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 지금 실용주의 잣대로 대북정책을 끌고 나가겠다는 새 정부의 생각이 옳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이념이라는 것이 김정일과 공산주의, 혹은 선군사상과 같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남북 간의 이해관계, 민주주의적 이해관계에 맞게끔 앞으로 (북한에) 실용주의적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새 정부가 출발 때부터 김정일은 독재자이고, 공산주의자이고, 선군사상만 떠드는 자이고 하는 식으로 몰아 부치면, 결국 남북관계라는 말 자체가 없어지게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야기는 상호주의 원칙, 실용주의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남북이 서로가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정책을 펴나가자는 입장일 것입니다. 이것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과 어떻게 다른가. 나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햇볕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에 돈을 가져다주고 “우리 민족끼리”의 포로가 되어 미국을 멀리하고 국가의 안보체제를 약화시켰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반민족적이고, 반애국적이고, 반역적인 정책입니다. 이와는 달리 대한민국의 새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우리의 안보태세도 강화해 나가고, 북한과는 실용주의적 원칙에서 관계를 맺자는 것인데 어떻게 햇볕정책과 같을 수 있겠습니까.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아야 합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을 할 것인지를 밝히지 못했다는 것인데, 정치란 때로 흥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더욱이 취임식에서 미래의 국가정책에 대한 일반적 방향을 제시한 것인데 이것을 가지고 지나치게 파고들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의 상태로서는 올바른 선언이고, 햇볕정책과는 무관하며, 정권교체의 의미가 부각된 취임사라고 보았습니다. ‘내가 말한 지금의 현실이란’ 지난시기 햇볕정책의 여파가 남긴 후유증에 근거한 것으로, 그 후유증을 가셔낼 생각을 해야지 대통령 취임사나 가지고 정권교체의 의미를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질문]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천의 대북정책으로 김정일 정권이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올 가능성은 있는지?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개혁개방을 거부할 경우의 원칙과 전략은 무엇입니까. [답변] 북한정권이 개혁개방으로 나오면 핵을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혁정치를 펴고 있는 중국에 핵이 있다고 누가 불편해 합니까. 북한에서 개혁과 개방열풍이 일어나 김정일 독재체제가 사라지고 시장경제체제가 도입된다면 민족통일운동의 커다란 진전이 이룩됩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되겠는데, 핵문제는 국제사회의 원칙에 따라 해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북한정권이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계속 비인간적인 독재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고, 수령 절대주의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오직 거기에 매달려서 인민들을 다 굶겨죽이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것이 오늘의 현실 아닙니까. 때문에 개혁과 개방으로 나가지 않는 조건에서는 핵무기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머리 나쁜 사람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야 말로 김정일 정권에 미련을 둔 우둔한 사람들입니다. 중국식 개방으로 북한을 유도하는 계획을 세워야합니다. 중국을 내 세워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하면 김정일 정권은 저절로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전술적 문제를 떠나서 북핵포기를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김정일 정권의 성격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의견들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탈북자들이라도 명백한 인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정권이 개혁개방을 하는 조건에서는 핵무기를 폐기할 필요도 없고, 그것을 강요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를 강요하는 것은 중국을 향해 핵을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서 핵무기를 포기하겠고 하는 것도 절대로 믿을 수 없습니다. 김정일이 돈이 많아서 핵개발에 열을 올리겠습니까. 그렇게 우둔한 자가 아닙니다. 오로지 독재정치를 실시하고 유지하기 위해,, 자기의 지위를 고수하기 위한 무기로 쓰자고 핵을 개발한 것입니다. 그러한 핵무기를 왜 버리겠습니까. [질문]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연설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 원칙적 이야기부터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첫째도 둘째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남북문제해결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언제나 주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하는데, 우선 법을 강화해야 합니다. 법이라는 것은 민주주의적 의사를 대표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민주주의 질서를 보위하기 위한 법을 강화해야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보안법입니다. 지금 김정일의 북한과 우리 한국사회는 보이지 않는, 총폭탄이 튀지 않을 뿐인 사상의 전쟁을 치열하게 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대한민국에서는 사상적으로 무장해제 당한 상태에서 김정일과 흥정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0년은 김정일에게 농락당했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사상전에서 우리가 대패한 10년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과의 사상전에서 승리의 열쇠로 대표되는 국가보안법을 보안, 강화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법을 강화함으로 불법시위, 불법파업, 특히 폭력범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고 경고하는 법치질서를 세워야 합니다. 경찰이 시위대에 얻어맞는 현상, 시위대 앞에서 군인들까지 맥을 못 추는 일들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북한의 사상전을 막기 위한 법 중의법이 국가보안법입니다. 단순히 간첩 잡는 법이라 생각하지 말고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민족반역자 김정일을 영웅시하는 잘못된 사회풍토를 바로잡는 전략적이고 지혜로운 법으로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보를 담당하고 북한의 사상전에 맞설 수 있는 왕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이 왜 잘못되었는가를 철저히 분석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당사자들에게 따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시기 많은 사람들이 구 쏘련이 붕괴된 원인을 자본주의 사회가 갖고 있는 체제의 우월성에서 찾았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의 단결된 힘이 없었다면, 러시아와 주변국들이 무력을 못 쓰게 하는 등 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맹국들의 의지가 없었다면 냉전의 종식이란 있을 수 없었습니다. 냉전종식의 의미, 승리의 비결에 대한 사상적 총화를 하지 않다 보니 동맹국들의 약화는 계속되었고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었던 전략적 가치들도 역사 밖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전술적 문제에서 아쉬운 것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미국이 지난시기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는 눈을 못 돌리고 대량살상무기에만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도 결국 전술적 가치들을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요합니다. 현시기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역할을 제대로 평가해야 합니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차지했던 역할을 누가 담당할 수 있겠습니까. 요즘 사람들은 선거에서의 한 표가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각자가 차지하는 역할은 분명히 다릅니다. 대북정책을 펴 나가는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과 중국의 역할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국제사회에서 각 나라의 독립성과 위치는 인정되지만 역할이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난시기 모택동과 김일성이 꼭 같이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이 있는 한 남한을 공격하기는 어렵다, 세계 각국이 미국을 고립시키고 역할을 약화시킨 연후에나 미국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 미국을 붙들어 매 둘 대신에 나가달라고 소동을 피우니 어떻게 되겠습니까.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청치, 경제적으로도 주변국들에 포위되지 말고 고립당하지 말며 당당한 자세로 국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전술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을 접촉시키는 역할, 미국과 일본과의 유대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질문]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일과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남과 북의 득과 실은 무엇이며 김정일과 북한체제가 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지금까지의 남북정상회담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또 정상회담을 해서라도 무엇을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정서도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이란 것이 결국 김정일의 몸값만 올려주었다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정상회담의 장소나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한, 김정일을 고립시키고 그가 나쁜 정치인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선전하는 형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정상회담을 하고 안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김정일의 몸값을 올려주는 회담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찾아가서 돈을 주고 몸값을 올려준 사람들에게 우선 따져야 할 것이고, 새 정부는 그러한 책임론에 근거해서 대화의 장에 나가야 합니다. 김정일이 이명박 대통령을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순리이고, 인권문제를 비롯한 북한의 내부문제를 풀어가는 방향에서 주고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일이 변한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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