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연일 입을 열고 있다. 자신은 물론 김홍업 의원에 대한 변명이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와 비교하며 “김현철씨는 국정을 농단한 것에 대한 심판이지만, 나는 남북관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책임을 다했다”며 자신과 김홍업 의원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박지원 실장의 유죄는 대북송금 특검이 아니라 SK과 금호그룹으로 받은 돈 때문이다. 이 돈은 대북송금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단지 박지원 실장 개인이 받아 썼을 뿐이다. 징역형 이상 선고받은 자는 공천신청조차 할 수 없는 한나라당의 기준에는 물론, 당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악역을 맡은 부분은 고려해주자는 통합민주당의 기준에도 어긋난다. 박지원 실장은 그냥 개인비리에 걸렸을 뿐이다.
김홍업 의원의 경우는 더 하다. 김홍업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수많은 기업으로부터 무려 26억원의 돈을 받았다. 김홍업 의원은 정치적 탄압이라 호소하고 있지만, 아버지가 대통령인 시절이었는데, 정치적 탄압이 있었으면 얼마나 있었겠는가. 그리고 대가성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돈을 받은 사실은 명백한 것이다. 아버지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26억이란 돈을 갖다바칠 사람들이 있었겠는가?
박지원과 김홍업의 문제는 박상천 대표의 수도권 출마와 함께, 통합민주당의 개혁공천의 시금석이나 마찬가지이다. 전 지역구에 개혁공천을 성공시켜도, 박지원, 김홍업, 박상천 대표가 호남에서 출마하면, 국민들은 구태정치가 반복된다 인식한다. 반대로 전 지역구에서 개혁공천에 실패해도, 박지원, 김홍업, 박상천 대표 문제만 해결하면, 그건 성공인 것이다.
박지원 실장은 끊임없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지원 실장이 앞장서서 서울 출마를 선언하라. 자신의 고향인 진도도 아닌 아무런 연고도 없는 목포에 출마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 팔지 말고, 서울에서 심판받으면 된다. 박지원 실장의 논리가 합당하다면, 호남 사람들 뿐 아니라, 서울의 영남 사람들도 인정해줄 것이다.
김홍업 의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김홍업 의원은 무안신안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 단지 아버지가 거기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역구를 꿰차고 있다. 김홍업 의원은 서울 출마를 권한 공심위에 “정치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저의 서울 출마는 무리이다”라고 말했다. 가소로운 발언이다. 이미 재선에 도전하는 사람이 아직도 정치신인가? 그럼 정치를 시작도 하기 전에 26억이란 돈을 받은 그때는 뭐였는가? 정치 중진도 26억이라는 돈은 모으기 어렵다.
이와 함께 박상천 대표 역시 통합민주당 당대표를 꿰찼으면, 손학규, 정동영 등과 함께 서울 출마를 선언하라. 전국정당을 꿈꾸는 통합민주당의 대표가 무서워서 서울에 올라올 자신도 없다면, 당장이라도 대표직을 내놓기 바란다.
다시 강조하지만, 박지원, 김홍업, 박상천의 문제는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지지를 잃어간다 해도, 통합민주당은 살아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