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배우. 북한에서 영화나 연극, 음악, 무용 등 예술 전반에서 공훈을 세운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명예의 칭호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직급과 비교하면 차관급에 해당된다고 하니 관민 모두로 부터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을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부터인가 ‘국민배우’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무언가 북한의 ‘인민배우’를 흉 내 내고 있는 말처럼 들려 마치 표절을 해온 것 같아 무언가 켕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더니 국민가수에 국민가요, 국민드라마, 국민영화 등 사람의 이름이나 어떤 분야나 단체의 앞자 리에 ‘국민’이라는 칭호를 남발을 하듯 붙여지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인민배우처럼 고위직 공무원 에 해당될만한 정도의 격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하여는 알 바가 없지만 어느 정도의 인기라도 얻게 되면 어렵지 않게 붙여주는 이름처럼 흔해져 버렸다.
말 한마디, 단어 한마디도 유행이랍시고 한번 나오면 돌고 돌아 빠른 속도로 입에서 입으로 번져나 가기도 한다. 선도하고 이끌어나가야 할 언론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신조어들도 대부분 언론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부추겨지고 있는 것 같다.
겉과 속에 어떤 차이가 있 을지는 모르지만 북한에서의 인민배우와 우리나라의 국민배우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 북한의 인민배우라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으로 제정된 규정에 의하여 수여하는 국가에 서 인정하는 위치의 예술인이라고 볼 때 우리가 알고 있거나 생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붙여지고 있는 ‘국민’이라는 이름과의 차이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을 해본다. 국민배우. 온 국민이 좋아하는 배우, 대중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연기자로서 연기력에 모범적 인 이미지가 있는 배우들에게 붙여지는 신조어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이름이 한갓 유행어로서 얼 마의 인기가 오르게 되면 어렵지 않게 붙여지는 이름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별다르다 거나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문화예술인의 이름 앞에 ‘국민’이라는 말을 붙인다는 것이 다소 과장되어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것 도 한국문화의 한 현상인 것 같아 무언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화배우나 가수들에게 ‘국민배우’, ‘국민가수’라는 이름이 붙여지더니 이제 한두 명의 십대 연예인 이나 스포츠 스타에게는 ‘국민 남동생’, ‘국민여동생’이라는 호칭까지 붙여지기도 한다. 앞으로는 국 민이라는 말과 함께 무슨 호칭이 더 생겨날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사람의 이름 앞에 붙여지는 ‘국민’이라는 이름은 유독 연예계나 스포츠계에 주로 모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 이름 앞에도 이런 찬사가 붙여지고 있지 않는 걸 보면 그런 쪽에는 그런 이름이 붙여질 만한 인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일지 모르겠다. 대표라고까지야 하지는 않더라도 많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이어도 좋고 단 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국민기업인’, ‘국민정치인’, ‘국민언론인’ 이라는 호칭의 인물이 나올 법도 하다. 더 크게 욕심을 부린다면 이왕에 표절을 할 바에야 ‘인민의 영도자’에서 본을 딴 ‘국민의 지도자’가 나와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 않겠는가.
‘국민대통령’, 이제라도 이런 이름이 붙여질 만한 지도자 하나쯤은 나와 있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 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누가 그런 사람이 되는지에 대한 그림이 쉽게 그려지지 않고 있다. 아직도 시기상조라는 것일까.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고 걱정하며 앞장서서 ‘몸 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는 사람’들 중에 국민 모두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만한 사람이 단 한 명이 라도 나오는 날이 오게는 될 것인지 모르겠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그냥 시간의 흐름에나 맡겨둔 채 지켜보고 있기만 해야 할 라나 보다. |
코리아나 박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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