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미래의 일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고 성명을 발표했다는 것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일부 장면을 넣어 우회적으로 비꼰 'YTN 돌발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YTN 홈페이지와 각종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삭제되자 네티즌들은 정부의 언론통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래에 발생할 일을 미리 예측해서 먼저 행동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제목으로 7일 공개된 문제의 동영상은 지난 5일 사제단의 삼성 떡값 로비 대상자 명단을 발표하기 전후의 청와대 대변인의 해명과 반박성명을 담고 있다. 당시 사제단의 발표가 이루어지기 1시간 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조사결과 거론된 분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증거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사제단이 떡값 명단을 발표한 뒤 해당 반박성명을 낸 것으로 엠바고(보도유예)를 걸고 기자들의 동의를 얻고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사제단이 어떤 인사의 명단을 밝힐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리 단정 짓는 발언이 지적됐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미리 말씀을 하셨으니까 질문도 미리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라며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셨다고 했는데, 대체 몇 분의 사람들을 며칠간 조사하셨는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변인은 "얘기가 그렇게 되면 제가 답할 수가 없으니까요. 대충은 알고 있지만 이를테면 사제단이 최종적으로 어느 선까지 발표할지 아직 모르니까 제가 지금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자칫 오해를 빚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반박 성명을 냈지만, 이를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은 오해보다 더 큰 파문을 일으켰다. 청와대가 미리 사제단의 명단을 입수해서 조사를 벌였는지, 아니면 조사 없이 일단 부인부터 한 것인지 등 다양한 의혹이 쏟아진 것.
이날 사제단도 떡값 명단을 발표하기에 앞서 "청와대가 한 시간 전에 미리 '근거가 없다'는 성명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가 발표할 명단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맞혔는지 모르겠고,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 아니겠냐?"라고 꼬집었다. 해당 동영상이 공개되자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포털에서는 일시적으로 관련 기사와 동영상이 삭제되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의 댓글이 지워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동영상을 뺀 기사는 다시 공개된 상태이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은폐되고 있는 진실을 퍼뜨려야 한다며 미국 UCC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해당 동영상을 올렸고, 영어자막도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벌써 3만 5000천이 넘는 네티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사제단이 명단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삼성 특검팀과 취재기자 등을 상대로 정보수집을 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가 포함된 삼성 로비 대상자 명단의 공개를 막고자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반박 성명을 발표하기 전 명단을 미리 알고 있었고 실제로 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사제단의 발표가 이뤄지기 전 너무 성급하게 성명을 발표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과 관련 동영상 등이 조직적으로 삭제된 것이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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