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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친형 이상득, 무소속 출마 저지 행보에 '상왕 정치' 논란

이경희330 2008. 3. 21. 00:06

공천탈락 친李계 인사들 직접 접촉해 불출마 종용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공천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저지에 직접 나서면서 당내에서 비판여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주요 접촉 대상은 친李 공천탈락자들이다.

이상득 부의장은 18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형근(부산 북강서갑)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당원들과 간담회 도중 "속상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공천 번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당을 봐서 슬기롭게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원들이 "그런 원론적인 얘기만 할 거면 부산까지 뭐하러 왔냐"며 고성을 지르는 등 강력 반발해 간담회는 30여 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이 부의장은 이어 정형근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한나라당 표가 갈린다"면서 "탈당과 (무소속)출마를 포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득 부의장은 정형근 의원뿐만 아니라 최근 공천에서 탈락한 친李 인사들에게 위로 전화를 걸어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친李 핵심 인사인 권오을(경북 안동) 의원이 지역주민들에게 석고대죄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친李 진영에서는 권오을 의원을 비롯해 임인배(경북 김천) 김양수(경남 양산) 김석준(대구 달서병) 최구식(경남 진주) 김영덕(경남 의령.함안.합천) 의원 등이 한나라당의 공천 결과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배경에는 탈당이라는 해당 행위를 하면서 출마하는 것이 적잖이 부담되는데다 이상득 부의장 등의 만류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상득 부의장이 직접 나선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이상득 부의장이 이명박 대통령 배후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결정적인 고비에서 중재와 설득을 해 왔으나 73살의 고령으로 공천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한 이 부의장이 공천 탈락인사들의 출마를 만류할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고, 결국은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상득 부의장의 월권이고 국민들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왕'으로 불리는 이상득 부의장의 정치 행보가 또 다른 당내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CBS정치부 최승진기자 choi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