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KBS 수신료 인상, 알고 보면

이경희330 2007. 9. 17. 10:53
어떤 사건이나 논란을 접했을 때 정확한 진실을 알려면 양면을 다 보아야 합니다. 수신료와 관련된 논란도 일방적이고 비판적인 반대의견이나 기사를 무작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알아보려는 노력을 더 하고 난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KBS는 칼라TV 방송과 함께 1981년부터 월 2,500원의 수신료를 받아 왔습니다. 당시 신문 구독료도 월 2,500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2007년 현재 신문 구독료는 월 12,000원으로 단순 계산해도 380%나 올랐습니다. 신문은 구독료 인상을 통해 27년간의 물가인상을 계속 보전해 왔지만, TV수신료는 27년째 동결됨으로써 오히려 실질가치는 하락되었던 것을 이제야 최소한으로 현실화하려는 것입니다.

공짜를 좋아하거나 안낼 수 있는 돈이면 안 내려는 것이 인지상정이긴 합니다. 그러나, 현명한 시청자라면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기 위해 과대포장한 60%라는 수치에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1,500원이라는 금액을 현실화함으로써 더 좋은 공영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을 만드는데는 절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일부 단체들과 보수 신문들은 똑같은 레퍼토리(방만 경영, 좌파 방송 주장 등)를 과장, 반복하며 KBS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기사라고 의심없이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들의 주장과 기사가 타당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 봄 동아일보는 수신료를 15,000원으로 올린다는 근거도 없고 터무니없는 오보로 시청자들을 호도하고 부정적 의견을 확산시켜 놓고도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1) 수신료는 왜 받는가?
수신료는 텔레비전 시청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텔레비전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은 공사에 등록하고 수신료를 내도록 방송법 64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원도 ‘수신료는 공영방송을 유지, 운영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분담하는 공법상의 특별부담금’이라고 하였습니다. 공영방송이 수신료를 재원으로 운영하는 까닭은 BBC나 NHK처럼 국가 권력(정부, 정치권)과 자본(광고주)으로부터 독립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수신료가 동결되고 광고료 비중이 늘어 날수록 시청자들은 부담이 적겠지만 광고주의 영향아래 놓이게 됩니다. 반대로 수신료비중이 커질수록 시청자의 힘도 커지고 우리 방송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2) 거의 대부분 가정이 케이블을 설치하지 않으면 텔레비전 시청이 불가능한가?
9월 6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디지털시대 시청자의 방송선택권 확보’ 관련 정책세미나에서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시청자의 31.4%가 지상파 난시청을 이유로 유료매체를 통해 지상파방송을 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며, 아파트의 경우도 공시청 시설 복구하면 케이블 없이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국 아파트 30만가구에 대해서 수신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이중부담이라는 주장에 대해
수신료 인상 반대하는 사람들은 케이블TV 시청료를 내는데 TV시청료(수신료가 정확하지만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심지어는 교수들까지도 시청료라는 표현으로 전환시켜 이중부담인 것처럼 인식시킵니다.)까지 내는 것은 이중부담이다. 나 KBS 안보니까 못내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케이블TV 시청료와 TV수신료는 개념이 다릅니다. 시청료는 케이블TV를 보기위한 목적으로 내는 돈이고, 수신료는 텔레비전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은 공사에 등록하고 수신료를 내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공영방송은 재미없는 내용이라도 시청자들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어 방송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4) TV를 못봐도 내야 하나?
자연적인 난시청이나 생활보호대상자, 시청각장애인, 전기 50KW미만 가정은 면제됩니다. 05년말 전체 2천만대중 약 9.4%가 면제되고 있으며, 그중 난시청은 70.5만대가 면제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큰 건물 등에 가려서 TV가 안 나와 케이블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원인을 찾아 원인 제공자에게 난시청 해결을 요청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인위적 난시청은 http://www.kbs.co.kr/susin/seef/seef_04.html 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KBS는 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긴급재난방송, 뉴스특보, 교육방송 송출지원, 사회교육방송 등 시청자에게 필요한 방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TV가 안보이면 KBS 수신료 콜센터 1588-1801로 전화해서 해법부터 알아봅시다. (http://www.kbs.co.kr/susin/faq/faq.html)

5) 공영방송이 없어도 되나?
만약 공영방송이 없다면 광고유치를 위해 시청률 경쟁에만 치중하여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방송의 영향아래 놓임으로써 미국문화에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부메랑이 되어 결국 피해는 시청자들 몫이 되는 겁니다. 광고로만 유지되는 상업방송의 단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영방송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싼 것만 찾을 것이 아니라 좋은 방송을 보기 위해 조금 더 부담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가 공영방송과 우리 문화를 살립니다.

6) 수신료 인상이유?
방송을 통해, 뉴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많이 알렸으며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인상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수신료를 현실화한 재원은 2010년으로 다가온 전면 디지털방송에 대비한 시설, 장비투자와 디지털방송 제작비, 난시청 환경개선 등에 사용되며, 광고방송도 축소될 것입니다. 광고방송이 줄어 들수록 시청자에게 더 좋은 방송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디지털방송이 되면 텔레비전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도심지역의 인위적 난시청까지 95% 이상 해소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케이블에 가입하지 않아도 훨씬 품질좋은 공중파 방송을 실내안테나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무조건적인 비판으로 당장은 분노를 표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만드는데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공영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궁극적인 도움이 될 것인지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