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탈레반 "피랍자 거짓말,한국인 위험해질것"

이경희330 2007. 9. 18. 09:06
피랍자 21명이 탈레반으로부터 개종을 강요 받고 수시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탈레반이 피랍자들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에 납치됐다 40여일만에 풀려난 피랍자 21명이 피랍 당시 개종을 강요 받고 수시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탈레반이 피랍자들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또 탈레반은 석방된 인질들의 태도 변화와 탈레반에 대한 비난에 대해 "아프가니스탄과 인근 지역에 있는 한국인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 피랍자 "대검낀총 들이대며 개종강요, 구타당해 가슴뼈 다쳤다"


피랍자 21명은 지난 12일 샘안양병원에서 가진 퇴원 기자회견에서 "피랍 당시 총 등으로 위협 당하며 개종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했다. 남성 피랍자들은 "수시로 구타를 당하며 각종 노역을 시키는 등 노예 같은 생활을 했다"고도 했다.


이날 제창희(38)씨는 "해발 3000m 남부 산악지대의 토굴에서 탈레반이 대검을 꽂은 총을 목에 댄 채 개종을 강요했다"며 "5차례 정도 개종 기도문을 따라 하라고 시키면서 반복적으로 때렸다"고 말했다.


제씨는 또 "심지어는 물 떠오라고 시킨 다음에 산꼭대기에 올라와서 물 갖고 오라고 손짓하며 부르기도 하고 토굴 속에 한 번은 독사가 들어와서 독사까지 나무를 가지고 잡아야 했다"며 "목에 총이 겨눠진 상태에서 나뭇가지와 발로 때렸다"고 덧붙였다.


또, 유정화(39 / 여)씨는 "고 배형규 목사와 함께 6명이 남았을 때 탈레반이 `이슬람을 믿으면 살려주겠다`며 위협했다"며 "기관총으로 위협받은 상태에서 비디오 촬영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송병우(33)씨 역시 "복면을 쓴 채 구타당하다 가슴뼈를 다쳤다"고 말했다.


 

 


◆ 탈레반 "거짓말·비난 계속하면 아프간지역 한국인 위험해질것"


그러나 이 같은 피랍자들의 주장에 대해 탈레반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인질들의 태도 변화와 우리에 대한 비난은 아프간 거주 한국인에게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피랍 일행이 지난 12일 단체로 기자회견을 한 사실과 내용을 대체로 알고 있다"며 "탈레반이 인질을 때리고 개종을 강요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아마디는 이어 "처음 여성 인질 2명(김경자·김지나씨)을 풀어줬을 때는 인질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탈레반이 잘 대해줬다`고 했다가 다 석방되고 나니까 `가혹한 대접을 받았다`고 말을 바꿔 탈레반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마디는 "한국인 인질의 이런 태도 변화와 탈레반에 대한 비난은 아프간과 이 지역(서아시아·중앙아시아)에 있는 한국인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한국인이 무슬림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고 누구나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마디는 이날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한국정부와의 협상에서 `제 3의 인질 석방조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마디는 "한국정부와 합의한 인질 석방 조건으로 그간 공개된 것말고 다른 여러 조건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이들 (제 3의 조건)약속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도 한국정부와 굳게 합의한 사항"이라며 내용 공개는 피했다.

 


◆ 네티즌 "거짓말 밥 먹듯 하는 피랍자들의 말 못 믿겠다"


이에 대해 본지 독자 닉네임 `미친피랍자`는 "탈레반이 사람 목숨을 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해친 단체라고 하지만 우리는 너희가 개종강요와 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믿어 준다"면서 "왜냐하면 피랍인질과 그 가족들이 국민을 상대로 여러가지로 기만하면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독자는 이어 "국민은 피랍인질들 믿지 않는다. 인질들 돌아와서 정신 좀 차렸나 싶었는데 너무 큰 기대를 한 것 같다"면서 "국민들은 탈레반에게 돌려 받은 인질들을 다시 환불하길 원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닉네임이 `한마디`인 네티즌은 "`피랍자들이 전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죄송하다고 말해야 했던 상황이 괴로웠다`는 피랍자 가족대표 차성민의 말... 아무리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지만 차성민을 비롯한 피랍자들과 그 측근들은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닉네임 `2007`은 "풀려난 인질들은 개신교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탈레반을 자극함으로써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들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아프간 교민들의 삶을 짓밟고 NGO들의 순수한 봉사를 무너뜨린 것으로도 부족한가. 저 인간쓰레기들은 언제 정신 차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 `허공의갈가마기`는 "탈레반을 옹호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전제한 뒤 "탈레반이 발표한 내용은 그 동안 피랍자와 그 관계자들의 행태와 어쩌면 이렇게 똑 같을까. 왜 피랍자들과 그 가족 더 나아가 개신교인들에게서는 진정성을 찾아 볼 수 가 없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가졌다.


 

 


한편, 피랍자 21명은 지난 12일 퇴원한 후 비공개 지역에서 단체로 요양생활을 하고 있으며 추석쯤 가정으로 돌아가 정상생활에 적응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