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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0년] "중산층이 사라진다"

이경희330 2007. 11. 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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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10년, 대내외적으로는 성공적인 극복과정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10년간 각종 구조조정과 개혁을 거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두운 단면도 있습니다.
'양극화 심화'로 표현되는 외환위기 10년의 그림자를 윤호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인터뷰 : 주재필 / 자영업자
- "자본가들이 들어오면서 밀려났고,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택시기사를 시작했고, 이후 다시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거죠."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의 삶이 크게 달라진 사람은 주 씨 뿐만이 아닙니다.

국가 부도의 위기 속에 기업들은 사활을 건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고, 상당수 근로자들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 신세가 됐습니다.

인터뷰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 "일부 기업, 일부 금융기관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되다 보니까 전통산업, 중소기업이 무너졌습니다. 더 나아가서 빚이 많다 보니까, 그리고 실업자가 대량 발생하다보니까 서민경제가 무너졌습니다."

여기에 위기극복과정에서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정부의 단기 처방은 서민들에게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2001년 벤처산업 육성, 카드발행 자유화로 내수경기가 잠깐 살아나는 듯 했지만, 얼마 못 가 벤처버블 붕괴, 카드대란으로 이어져 중산층 붕괴를 부추겼습니다.

인터뷰 : 민승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IMF 이후에 양극화 지수가 점점 커지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원인을 보니까 경제성장이 올라갈 때는 양극화 지수가 떨어지고, 경제가 침체일 경우에는 양극화가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소득 수준이 중산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구 비율은 99년 15% 수준에서 감소하다 2003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2005년에는 16.42%로 사상 최고치로 늘어났습니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도 2003년부터 4년 연속 올라 2006년 6.95배가 되면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중산층은 갈수록 줄어들고,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차이만 커져가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 조용수 / LG경제연구원 미래전략그룹장
- "내부적으로 성장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인구의 고령화라든지, 제도 부분, 금융이나 노동시장의 비효율성, 이런 측면이 성장의 활력 자체를 떨어뜨리고 있는 시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외환위기의 후유증.

윤호진 / 기자
-"우리 경제의 지난 10년간 극복과정을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진정 잃어버린 것은 중산층이 아닌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mbn 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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