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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상장회사 기업인 호텔 카지노에서약 500만 달러 상당의 거액을 바카라도박으로 탕진

이경희330 2009. 1. 17. 11:49

지난해 한국의 유명 기업인이 라스베가스의 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으로 수백만 달러를 탕진한데 이어 이번엔 또 다른 40대 한국인 사업가가 한 사실이 드러나 약 500만 달러 상당의 거액을 바카라 도박으로 탕진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업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LA현지 지사를 통해 도박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도박자금을 모두 탕진하자 호텔 측에서 200만 달러를 빌려 일주일 동안 약 500만 달러 이상을 바카라 도박으로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박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환치기’까지 동원해 라스베가스는 물론 LA한인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 또 환치기 과정에서 30만 달러에 달하는 한국 돈을 현지사채업자가 지정하는 한국계좌로 입금했다가 중간 브로커가 이 돈을 가지고 잠적해 30만 달러를 고스란히 날리기까지 했다. 문제의 한국인 사업가의 정체에 대해 본지가 총력 취재했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지금까지 소문을 종합해 보면 문제의 사업가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의 일가로 유명 상장회사의 대표다. 그는 부친이 5공화국 당시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의 자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라스베가스에 자주 출입했던 인물로 D그룹의 현지 법인장을 지냈으며 전직 대통령의 일가가 확실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문제의 사업가가 전직 대통령 일가가 아닌 한국 굴지의 재벌총수 아들로 라스베가스에서 알아주는 큰손이며 큰 호텔 카지노에 자주 출현하는 인물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환치기 중간브로커 30만 달러 사기쳐

소문은 삽시간에 라스베가스는 물론 LA한인사회에 알려졌다. 소문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국내이동통신 솔루션 회사를 독점적으로 운영해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의 대표로 현지 법인을 통해 수시로 도박자금을 조달했다고 전해진다.
이 사업가는 자주 라스베가스에 출현했으며 지난 해 10월 라스베가스 W호텔에 투숙하면서 거액의 카지노 도박을 즐겼다. 그는 가지고 간 돈을 모두 잃자 한국인 호스트를 통해 약 200만 달러의 마크를 개설하고 계속 도박을 했으며 이마저도 잃자 현지 사채꾼(일명 ‘꽁지’)을 통해 ‘환치기’까지 불사했다.
그는 1차적으로 60만 달러를 환치기했으나 하루 만에 모두 날린 뒤 다음 날 다시 30만 달러를 현지 사채브로커를 통해 조달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꽁지꾼이 지시하는 계좌에 미화 30만 달러에 달하는 한국 원화를 입금시키고 라스베가스에서 달러로 받기로 했으나 중간 브로커인 P(연령미상·여)씨가 이 30만 달러를 가지고 잠적해 버린 것이다.

중간브로커 ‘돈 없으니 배 째라’

사건이 확대되자 라스베가스 꽁지계가 발칵 뒤집혔다. 신용하나로 먹고 사는 사채 꽁지업계는 잠적한 중간브로커 P씨를 찾는데 혈안이 되었다. 결국 한 달 만에 나타난 P씨는 “이미 다 쓰고 없으니 차라리 배를 째라”며 막무가내로 나왔다.
오히려 “이 사실을 한국검찰에 알리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문제의 사업가는 하는 수 없이 사건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확대돼 한국 검찰에 알려지면 패가망신을 당할 우려가 없지 않아 고스란히 30만 달러를 날려버린 것이다.
실제 P씨는 문제의 사업가가 자신이 지명하는 계좌로 무려 3억원이 넘는 거금을 입금해 환치기를 시도한 내용을 한국 검찰에 넘기려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P씨는 LA한인사회에서도 잘 알려진 여성으로 최근 호텔카지노의 한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꽁지 사채놀이를 해 왔다.
그는 경우에 따라 큰 액수는 자신이 책임지는 조건으로 다른 제3의 전주에게 일정금액을 주기로 하고 중간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꽁지업계에서는 P씨의 대담성에 혀를 내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환치기 대부분은 도박자금 때문

지난달 검찰은 LA소재 환치기 전문 업소의 비밀 계좌를 적발했다. 비밀 계좌에는 하루에도 여러 건의 입금이 그날 달러 환율대로 적시되어 있었으며 그 액수는 무려 수십억원에 이르렀다. 달러로 환산하면 1주일에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검찰은 비밀 계좌의 전모를 파악하고 이 계좌로 입금한 사람들의 신상을 파악해 검찰에 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다른 수십 건의 비밀 계좌를 추가로 발견했다. 검찰 수사 명단에 오른 인사는 줄잡아 100여명. 이들은 적게는 1000달러에서 많게는 100만 달러까지 조직적인 환치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액수에 따라 이들 대부분을 외환관리법으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망에 걸려든 사람들은 뒤 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계좌의 주인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자신은 분명히 원화를 받고 LA에서 달러로 지불했으니 그 다음 일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계좌 주인에게 법률적인 책임은 없다. 이 수상한 계좌에 원화를 입금한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환치기한 경우로 알려졌다.
수사선상에 오른 사람들 중에는 유명 연예인과 거물 정치인 재계인사까지 포함되어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한국검찰, 도박문제 극비 수사

한국검찰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래 해외원정도박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며 정보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거액 도박문제로 체포된 유명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이 라스베가스, 필리핀 등지에서 불법 도박과 환치기를 벌인 사실이 밝혀져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말 해외원정 도박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고 현지 영사관이나 대사관을 통해 도박 관련 사항을 극비리에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해외원정도박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한 국가 이미지 실추와 국부유출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한 까닭이다.
또한 검찰이 미국, 필리핀 등에서 원정 도박을 일삼은 이들에 대한 신원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고된다. 최근 한국의 일부 재벌 총수 친인척들과 부동산 졸부, 주가조작 인사들이 해외로 나가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거액의 게임을 한다는 정보가 검찰에 속속 제보되고 있다.

sundayjournal조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