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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상 조풍언 결심재판..구본호도 나왔으니 이번엔 조풍언 나오나(?)

이경희330 2009. 1. 17. 11:54

대우그룹 회생로비와 주가조작으로 구속기소된 무기중개상 조풍언의 결심공판이 1월 22일로 확정됐다. 지난 6월 3일 기소된 지 약 7개월 20일만이다.
본국 형사법상 기소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검찰의 구형과 법원의 선고가 떨어져야만하나 조 씨는 7월경 검찰이 추가기소를 했기 때문에 선고가 미뤄진 것.
조 씨의 재판은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본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우그룹 회생로비나 주가조작 등 재판결과에 따라 미치는 후폭풍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국에서는 재판부가 조 씨에 대해 중형을 구형하는데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조 씨 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는 LG가 방계 3세인 구본호 씨가 이미 몇 주 전 보석으로 석방된 걸로 미뤄봐서는 조 씨 사건을 바라보는 재판부가 그리 이번 사건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조풍언씨의 결심 공판에 대한 전망을 미리 짚어봤다.
                                                                                     <조현철 취재부 기자>

무기중개상 조풍언씨가 처음 기소된 것은 지난 6월 3일이다. 당시 검찰은 조 씨를 특경가법상 배임 및 강제집행면탈혐의로 기소했다.
조 씨는 지난 2001년 9월 예금보험공사가 가압류 신청한 KMC 명의의 대우정보시스켐 주권 163만주를 대우정보시스템 감사 김 모 씨의 아파트에 숨긴 혐의와 회사 전환사채를 헐값에 발행해 저가에 중국계 회사인 글로리초이스 차이나에 매각해 회사에 365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주가조작은 중형

이후 조 씨는 7월 경 글로리아 초이스 등이 자신이 만든 페이퍼 컴퍼니로 이를 이용해 주가조작 등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검찰은 그를 추가기소했다.
특히 글로리아 초이스 차이나와 관련된 수사를 벌이던 중 이 회사에 구본호 씨가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 씨 역시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 됐다.
<선데이저널>의 최초 보도가 단초가 된 글로리아 초이스 차이나 수사는 결국 조 씨와 구 씨의 구속으로 이어졌고 이는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먼저 조 씨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은닉재산과 대우그룹 부도 당시 광법위한 회생로비 의혹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로 인해 김 전 회장은 또 다시 숨겨진 은닉재산을 토해내야 했고 재판장에도 여러 차례 출입해야 했다.
구 씨의 구속은 본국 증권가에 큰 충격이었다. 손대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뜨린 구 씨가 사실은 주가조작을 해왔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특히 조 씨와 구 씨의 주가조작은 적어도 본국 사회에서는 시장경제 질서를 해치는 가장 주요한 범법행위로 다뤄지고 있어 어쩌면 두 사람은 꽤 오랜 시간을 감옥에서 지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그동안 주가조작으로 기소된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이 중형이 구형된 바 있다.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정국교 의원도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고
특히 두 사람의 사건이 병합돼 배정된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로 윤 경 부장판사가 주심판사로 있는 곳이었다. 

재판부 판단 주목

조풍언씨의 선고공판과 관련해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역시 재판부의 성향이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윤경 부장판사)는 그 동안 삼성사건, BBK 사건 등 굵직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주로 다뤄왔다. 또한 대부분이 경제관련 범죄들이었다.
조풍언과 구본호가 기소된 혐의인 주가조작은 BBK 김경준 대표가 기소된 혐의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재판부는 당시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재판부는 김경준 대표에 징역 10년에 벌금 150억원이란 중형을 선고하면서 판결문을 통해 “김 씨가 자신이 설립한 여러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외국 투자자들을 유치했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 주가를 끌어올리고 각종 문서 위조 등으로 상당히 교묘하고 전문적인 방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로 인한 피해 규모가 매우 큰 점,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향후 유사 범행을 유발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씨가 자신의 불법재산을 지키고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이용, 범죄의 본질을 희석시키려 했다”며 중형선고 이유를 밝혔었다.
이번에 보석으로 석방된 구본호처럼 당시 김 대표도 보석을 신청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대표의 보석을 허가하지 않았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구 씨는 원사건의 종범이란 의미에서 김 대표와는 다른 처지이지만 김 대표에게 재판부가 적용한 혐의는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구 씨 역시 ‘글로리아 초이스’라는 해외컴퍼니를 통해 주가조작을 해서 시세차익을 남겼다. 허위정보 유포, 문서 위조도 포함되어 있다. 재판부가 말하는 교묘하고 전문적인 방법인 셈이다.
둘째 향후 유사범행을 유발할 수 있는 점이다. 구 씨가 향후 유사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구 씨는 그동안 증권가 미다스의 손으로 불릴 정도로 주가 띄우기에 남다른 능력을 발휘한 점을 미뤄본다면 유사 범죄 재발 가능성이 제로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만약 조풍언씨와 구본호 씨에 대한 형량이 가볍다면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일어남과 동시에 재판부가 정치적 입김에 영향을 받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같은 혐의일지라도 대통령을 위기로 몰고 간 인물에 대해서는 중형을 선고하고 그렇지 않은 인물에 대해서는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사실 이런 가능성은 이미 구본호의 보석석방에서 감지되고 있다. 알려진대로 구 씨의 보석석방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본국 언론이 냄새를 맡은 것은 석방 후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구 씨가 구속될 당시 언론이 대대적으로 몰렸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던 것.
당시 본국 언론은 재판부가 무엇 때문에 구 씨의 석방을 소리소문 없이 진행했는지 각종 의혹을 제기했었다.

주가조작 솜방망이 처벌

이러한 주가조작과 관련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등 주가조작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가벼워 근본적으로 예방 및 재발방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거래법은 5억∼50억 원의 부당이득 발생시 3년 이상의 징역, 50억 이상의 부당이득 발생시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벌금은 부당이익금의 최고 5배까지 물릴 수 있다.
그러나 주가조작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대부분 집행유예 또는 가벼운 벌금형에 그쳤다. 1999년 S-OIL 전·현직 임직원 계좌에 회사자금 560억여 원을 입금한 뒤 자사주를 집중 매입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된 김선동 前회장은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주가조작으로 180억 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도형 전 팬텀엔터테인먼트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을 선고받아 상고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주가조작은 다시는 시장에 발 붙이지 못할 정도로 가혹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의 창업자 겸 CEO인 샘 왁살은 항암제 어비툭스가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정보를 친지에게 흘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3개월을 선고받았다.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며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인 마사 스튜어트도 어비툭스의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증권사 직원의 정보를 듣고 보유하고 있던 주식 4000여 주를 팔았다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5개월간 복역한 후 6개월간 가택연금 되기도 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현행법상 벌금 부과 규정이 상한선만 있을 뿐 하한선이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고 있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소한 부당이익금 이상의 벌금이 부과돼야 증권거래법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국가에서는 민사적으로도 부당이득의 전액 이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가조작과 관련한 소송 제기 요건이 까다롭고 경제적 부담이 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재판

이제 조풍언씨의 재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국민의 정부 당시 천하를 호령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다 결국 철창신세를 지고 있는 조 씨.
조풍언 씨의 재판결과가 주목받는 것은 그 동안 조 씨와 관련된 모든 의혹들이 단 번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조 씨가 한국에 들어가면 체포될 것이 뻔한데도 왜 자진해서 한국으로 들어갔는지 명확하게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현 정권과의 모종의 교감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연 재판부가 조 씨를 집행유예 정도로 풀어준다면 이런 의혹은 어쩌면 기정사실화 될 지도 모를 일이다.

sundayjournal조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