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PD연합회 연설에서 민주신당 대선주자중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손학규 후보를 맹비난한 데 이어, 노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가 3일 민주신당 선두주자인 손학규-정동영을 싸잡아 맹비난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 발언을 신호탄으로 골수친노세력의 '친노후보 옹립' 공세가 본격화하면서, 민주신당내 '친노-반노전쟁'이 불붙은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안희정 "손학규-정동영 되면 원칙 찾을 길 없어져"
노 대통령이 자신의 사수조직이라고 밝힌 참평포럼의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씨는 이날 참평포럼 홈페이지에 띄운 '되살아난 YS 망령, 운동권 출신이면 다 OK인가'라는 글을 통해 손학규-정동영을 맹비난하며 이해찬-유시민-한명숙 등 친노대선주자 가운데 민주신당 대선주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컷오프일이 이제 3일 남았다. 언론은 ‘남은 티켓 3장은 누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쓰고 있다. 컷오프 티켓이 5장이니 2장은 이미 확정되었다고 보는 것 같다"며 "가슴 저 밑에서 분노와 서글픔이 밀려온다. 이미 컷오프 통과가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는 그 두 장의 티켓 때문"이라며 본격적으로 손학규-정동영 비난을 시작했다.
안씨는 "10여 년 동안 몸담아 오던 자신의 당을 경선에 불리하다고 뛰쳐나온 그 분.100년 정당을 약속했다가 여론 지지율을 핑계로 스스로 당을 부셔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 분"이라며 손학규-정동영을 싸잡아 비난한 뒤, "이것(손학규-정동영 선두)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원칙이니 상식이니 찾을 것 없이 그때그때 명분 잘 만들어서 유리하게 ‘튀’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그럴듯한 선거 구호만으로 민주주의가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북평화노선이라는 피켓만 들면 모두가 다 민주개혁세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북강경론자이든 대북평화론자이든 민주주의 대원칙, 사람과 사회의 원칙과 상식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거듭 손-정을 비난했다.
안씨 "마르크시즘은 사라지고 마키아벨리즘만 살아남아"
안씨는 특히 "과거에 운동권출신이었으면 다 OK냐. 우리에게 유리하면 무조건 다 OK냐. 이게 우리가 싸워온 40년 민주화 운동의 교훈이냐. 마르크시즘의 휴머니즘은 사라지고 마키아벨리즘만 살아남은 것은 아니냐"라고 선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손학규 후보를 맹비난하는 과정에 스스로를 마르크스주의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누구나 다 과거를 반성하고 그 반성을 토대로 새로운 도전의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 분들이 무엇을 반성했냐. 그리고 그 반성은 무엇으로 증명되었냐"며 거듭 손-정을 비난한 뒤, "그런데 왜 당신들은 거기에 줄을 서고 있느냐. 그 분들이 민주개혁세력의 대세인 양 국민들을 속게 만드냐. 이래 놓고도 우리가 21세기 새로운 민주주의, 백 년 갈 민주개혁정당의 건설자가 될 수 있느냐"며 손-정 진영에 참여한 386의원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참으로 분하고 분하다. 참으로 부끄럽고 부끄럽다"며 "차별화와 배신의 정치인들이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나라에서 무슨 대의와 정의가 있을 수 있냐"며 거듭 이들을 비난했다.
그는 "쿠데타 세력과 싸우고 야합세력과 싸워서 승리해 온 이 역사가 지금 위기에 빠져있다"며 "여기서 실수하면 이 작은 실수가 또 다른 이완용, 또 다른 박정희, 또 다른 김영삼을 불러올 것"이라는 극한주장을 펴기까지 했다.
안씨는 최근 이해찬 후보 지지 선언에 이어 "민주신당 대선주자는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중에서 나와야 한다"며 '친노대선주자론'을 펼친 바 있어, 그의 이같은 주장은 민주신당 경선에서 반드시 '친노주자'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노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돼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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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씨가 손학규-정동영 불가론을 외치며 친노 대선주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 민주신당내 친노-반노전쟁이 시작된 양상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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