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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국정원장 부적절한 처신 정치쟁점화

이경희330 2007. 9. 3. 10:14

정보기관 최고수장 언론 노출에 청와대 당혹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을 해결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 수차례 나서는 등 작심하고 공개활동을 감행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김만복 원장의 언론 노출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부터 논란으로 등장했다.

김 원장은 31일 카불의 한 호텔에서 휴대전화를 거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처음으로 언론에 노출됐으며, 현장에서 국내외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김 원장이 인터뷰할 당시 김 원장의 옆에는 탈레반과 인질 석방협상을 벌였던 '선글라스 맨'이 함께 서 있었다.

국정원과 외교부는 "'선글라스 맨'이 김원장과 함께 노출되기전까지는 '선글라스 맨'을 현지에서 고용한 '협상 전문가'라며 국정원 소속의 요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원장은 1일 풀려난 19명의 한국인과 함께 귀국하는 항공기 안에서도 '선글라스 맨'과 동석해, 또다시 사건해결과정에서자신과 국정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언론에 협상대표와 지휘부가 국정원 소속이고 국정원이라는 점을 전 세계 언론이 분명하게 확인한 것이다.

청와대 "김원장 행보는 '이율배반적 행동'"

이처럼 김 원장의 동선이 국내외 언론에 잇따라 노출되자 청와대도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테러 업무를 총괄하는 정보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테러단체와 직접 협상에 나선 사실이 드러난데다, 비밀리에 활동해야 할 정보기관장이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등 신변을 거리낌없이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만복 원장이 '인터뷰는 안하게 돼 있으니까 인터뷰는 안하겠다'면서도 공개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나타내 발언을 하고 다닌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만복 원장이 카불과 항공기 안에서국정원 소속의 협상대표인 '선글라스 맨'과 함께 두번씩이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음지에서 일해야 할 국정원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국정원이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여야도 "부적절한 처신"

여야도 동시에 "정보기관 최고수장인 김만복 국정원장이 현장에서 신변을 드러내면서 진두지휘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며정치쟁점화 하고 나섰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보기관의 장은 숨어서 일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인질석방 과정에 있어서의 업무 수행에 관한 자랑을 보도자료를 통해서 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공을 깎아 내리는 행동이다"라고 꼬집었다.

민주신당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김 원장의 활동이 피랍자들의 조속하고도 안전한 석방과 귀국에 불가결했고, 그에 실제로 큰 도움을 주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용인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국가 정보기관 최고책임자의 활동상이 공개되도록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으로 파문 확산 경계

청와대는 이처럼 파문이 확산되자 김만복 원장의 아프간행을 청와대와 직접 연결시키는 것에 경계를 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전에 청와대 관련부서에서 파악은 하고 있었다"면서도 김 원장이 직접 아프간에 간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아닌 "정보 기관 책임자의 자기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느냐'는 질문에 "큰 줄기에 대해서는 지침을 받았다"고 말해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파문이 확산될 경우 노 대통령에게도 부담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CBS정치부 구용회 기자 goodwil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