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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열 대표는 “단 한푼의 공금도 횡령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
검찰 출두를 하루 앞둔 지난 11월12일 밤 10시가 넘어서 최대표와 가까스로 전화 연결이 되었다. 그는 택시를 타고 가다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 내내 결백을 주장했고, 표적 수사라며 억울해했다.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있는데 지금 심정이 어떤가?
나는 지난 30여년 간 ‘환경 운동’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몸을 바치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나를 ‘횡령 혐의’ 등으로 몰아가며 파렴치범으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엄연히 표적수사이다.
‘표적 수사’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을 때 나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자동차 요일제’나 ‘지하철 한 시간 연장’ 등도 내가 제안해서 시행한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고 살리는 것이라면 누구와도 협력했다. 하지만 대운하 건설은 우리나라 국토를 망치는 일이다. 그래서 반대했다. 대운하를 다시 추진하기 위해서는 내가 걸림돌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또 지난 2000년 낙선운동 때 당시 부패한 정치인이나 선거법 위반자들이 많이 떨어졌고,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내게 반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정부 보조금과 기업체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점 부끄럼도 없다는 말인가?
당연하다. 내 개인 돈을 공금으로 사용한 적은 있어도 공금을 개인 돈으로 쓴 적은 없다. 1995년에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했는데 그때 받은 상금이 7만5천 달러였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내와 상의해서 전액을 환경센터 건립기금으로 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장모님께서 조의금 중 1천1백만원을 센터 만드는 데 쓰라고 해서 기부했다. 그동안 환경연합 장학금 2천만원, 환경재단 임길진 엔지오스쿨 1천만원, 기후변화센터 1천만원 등 수시로 기부도 했다. 현재 회원으로 가입해서 후원하고 있는 단체만 해도 10곳이 넘는다. 개인 돈을 기부하는 사람이 공금을 횡령했겠는가.
환경운동연합을 떠났으면 개인 명의의 통장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
2003년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에서 물러날 때 후임자에게 수십 번 말했다. 당시 환경연합이 소유하고 있는 차량 중 4대가 내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속도위반 등 과태료가 나한테 나왔다. 내 명의를 빨리 환경련 명의로 바꾸어달라고 했는데도 처리하지 않은 것이다.
최대표 명의로 된 통장 중 진짜 개인 통장은 몇 개인가?
지금까지 환경운동을 하면서 내 명의로 개설된 통장은 80개쯤 되는 것 같다. 그중에서 내 인감으로 되어 있고, 비밀번호가 같은 통장은 4개뿐이다. 나머지는 내게 통장이 없고, 비밀번호도 모른다. 상당수는 해지가 된 것들이다. 많은 통장을 개설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후원자들의 주거래 은행이 다르고, 여러 후원금이 한 통장에 섞이면 혼란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통장 관리자와 도장 관리자를 각기 따로 두고 있다. 즉 내 개인 이름으로 통장이 개설되었다고 해도 사무총장이 임의로 입출금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환경운동연합 자체 감사에서 직원의 부정이 드러났다. 오래전부터 재정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내가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는 회계 부정 사건이 한 건도 없었다. 이번 환경운동연합의 부정 사건도 2003년에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후에 저질러진 것이다. 어찌되었든 환경운동연합을 만들고 사무총장을 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치 내가 부정을 저지르고 방조한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잘못이다.
검찰에서 공금 횡령 혐의를 제기하면서 최대표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힘들다’‘죽겠다’‘바쁘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진짜 결백하다. 곧 결백이 밝혀질 것이다. 우리 인간이 진 빚은 자연으로부터 진 빚이다. 이 빚을 갚지 않으면 자연이 분노해서 재앙이 온다. 최근의 기후 재앙 징조는 자연이 인간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나는 인간을 자연 재앙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이런 내 발목을 묶고 상처를 내는 것이 말이 되는가. 권력은 5년이면 끝나지만 환경운동은 영원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