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鄭, 참여정부 곶감만 챙겨" vs 鄭 "16년전 DJ 버린 사람이…"
![](http://file2.cbs.co.kr/newsroom/image/2007/09/28175316375_60100030.jpg)
'호남 대회전(大會戰)'을 하루 앞둔 28일, '호남의 적자(適子)'를 자처하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이해찬 두 후보는 '신의(信義)' 문제를 놓고 뜨겁게 맞붙었다.
포문을 연 쪽은 역설적이게도, 예비경선 때부터 줄곧 '신의' 문제로 협공을 받아온 정동영 후보. 정 후보는 당시 세 명의 '친노 주자'들로부터 "열린우리당의 황태자였음에도 당이 어려워지자 등을 돌리고 탈당했다"며 집중 공격을 받았다.
특히 현재 이해찬 후보측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시민 의원로부터 "참여정부의 곶감만 빼먹었다"는 비아냥을 들으면서, 일부 네티즌 사이에 '곶감 동영'이란 별명이 회자되기도 했다.
당시의 분이 삭히질 않았던 듯, 정 후보 측은 본 경선에 남은 '유일 친노 주자' 이해찬 후보를 표적으로 십자포화를 가했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의 광주 전남 지지도가 낮은 것은 '친노'이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힘들었던 야당 시절 탈당해서 매도했던 일을 전통 지지층은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이 문제삼은 것은 '무려' 16년전인 지난 91년 이 후보가 평민당의 후신이자, 민주당 전신인 신민당을 탈당했던 사건(?).
당시 김대중 총재(이하 DJ)의 13대 총선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이 후보는 한 월간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DJ는 당 발전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주력해왔다"며 "DJ가 대통령 되길 바라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사건'을 놓고 DJ는 후일 "이해찬 의원이 선거 진행중 탈당하고 매도해서 엄청난 피해를 줬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특히 "이 후보는 불과 석 달여뒤 야당 통합으로 통합민주당이 만들어지자, 그날 바로 DJ를 찾아가 사과하고 당에 합류하게 해달라고 사정했다"며 "이것이 신의의 정치냐"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같은 정동영 후보측의 느닷없는 '역공'에 이해찬 후보측은 "논평할 가치도 없는 곶감 후보의 곶감 논평"이라고 일축했지만, 내심 파장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이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정 후보측은 정작 이해찬 후보의 당시 탈당 배경은 거론하지 않았다"며 "최초의 지방선거를 앞둔 신민당의 공천 파동에 정치 생명을 걸고 당당하게 정치 개혁을 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측이 앞서 탈당했던 동료 의원들 얘기는 물론, 당시 DJ와 신민당이 처한 정치 상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탈당 사실만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김형주 대변인은 "정동영 후보가 신의가 없다는 건 대통령이 힘 있을 때는 주저하고, 힘 빠질 때는 비겁하게 뒤에서 총질하는 걸 지적한 것"이라며 "정 후보에게선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72학번 동기로, 각종 토론에서도 '친구'임을 내세워온 바 있는 정동영, 이해찬 두 후보.
그러나 '버럭 해찬'이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한 이 후보가 전날 광주 TV 토론에서 "공적인 자리에서 친구 얘기는 그만하라"고 면박을 준 데 이어, 정 후보 측이 이날 이 후보의 '16년전 과거지사'까지 들춰내면서 '35년 우정'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승부의 세계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격언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까닭이다.
CBS정치부 이재준 기자 zzlee@cbs.co.kr
'openjournal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 대통령 도보로 군사분계선 넘는다 (0) | 2007.10.01 |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과 ‘10월 위기론’ 심층분석 (0) | 2007.09.29 |
환경전문가들, 이명박 '대운하' '용적률 상향' 뭇매 (0) | 2007.09.29 |
이명박 이번엔 "도산 안창호씨" 구설수 (0) | 2007.09.29 |
김명주 "불교계 인사들, 이명박 못마땅하게 생각" (0) | 2007.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