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sport ·media/스포츠·게임

한재석, 병역비리 이미지 털고 연기자 도약할까?

이경희330 2007. 9. 6. 00:32

SBS '로비스트'로 복귀…2004년 병역비리 연루돼 황급히 군입대

 




연기자 한재석이 시험대에 오른다. 다시 연기자로 각광받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한재석은 지난 2004년 연예계를 검게 얼룩지게 한 병역비리에 연루된 장본인이다. 당시 한재석과 송승헌, 장혁은 불미스러운 일로 잇따라 군에 입대했고 비슷한 시기 제대해 조심스럽게 복귀 시기를 봐 왔다.

연예계 비리의 단골 메뉴인 '병역기피'에 얽힌 3명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중의 머릿속에 부정적 이미지를 남겨 뒀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그 이미지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꾸느냐다.

첫 번째 도전자는 장혁이었다.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선보인 장혁은 성공적인 복귀라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가 전한 훈훈한 인간의 정과 이를 극대화한 캐릭터의 공이 컸다. 장혁은 고르고 고른 작품에서 편안한 모습을 보인 덕분에 후한 점수를 얻었다.

'3인방' 중 두 번째 도전자인 한재석이 택한 작품은 오는 10월 3일부터 SBS TV에서 방영하는 수목극 '로비스트(최완규 극본·이현직 연출)'다. 뉴욕과 워싱턴, 카자흐스탄 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비스트들의 총성 없는 전쟁을 그린 드라마다.

한재석의 역할은 방위산업을 주로 하는 재벌 2세 강태혁. 집안의 후광으로 주미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하던 중 미국의 군사기밀을 빼오면서 드라마의 갈등을 촉발한다.

좀 더 들여다보면 강태혁은 쉽게 정을 주기 어려운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 연인(유선 분)을 시켜 몰래 군사기밀을 빼내지만 연인은 의문의 죽음을 맞고, 시간이 지나 연인의 동생이자 로비스트인 마리아(장진영 분)를 사랑하게 된다.

소재는 다르지만 흔히 봐 온 여자 한 명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벌이는 사랑의 줄다리기 양상도 띤다. 마리아는 인간미 넘치는 해리(송일국 분)에게 마음을 주고 있기 때문. 여기에 집안의 방위산업을 지키고자 둘을 상대로 경쟁까지 벌이는 강태혁은 끝까지 극의 긴장을 유발시킨다.

제대 10여 일 만에 '로비스트' 출연 확정

한재석은 지난 1월 중순 군 복무를 마치고 불과 10여 일 만에 '로비스트' 출연을 결정했다. 그만큼 마음이 급했거나 관심을 받는 '대작'에 동승해 화려하게 복귀하고픈 욕심이 들었을 수 있다.

또 SBS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완성도를 높였고 '올인', '주몽' 등으로 인정받은 최완규 작가가 집필을 맡은 점도 한재석의 결정을 앞당긴 요인일 수 있다.

하지만 주목받는 대작일수록 연기자의 마음의 짐이 큰 게 사실. 입대 전 '이브의 모든 것', '유리구두', '대망' 등에서 연기해온 한재석에게 '로비스트'는 출연작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한재석의 복귀를 예의주시하는 시청자 앞에서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캐릭터를 살릴지도 관건이다.




극에서 한 발 벗어나 출연자들이 벌이는 '장외 대결'로 본다면 한재석은 또 다른 부담을 안고 있다. 송일국과 묘한 인연을 맺은 까닭이다.

한재석은 병역비리에 연루되기 전, KBS 사극 '해신'에서 장보고의 라이벌 염장 역을 확정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입대하면서 이 역할은 송일국에게 돌아갔다. '해신'에서 의연한 모습을 보인 송일국은 이후 스타로 부상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비스트'는 5일 오후 제작발표회를 열고 드라마를 공개한다. 방송을 1달이나 남겨뒀지만 일찌감치 여론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다. 이 자리에는 한재석도 참석한다.

병역비리로 입대할 당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지 3년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한재석에게 눈과 귀가 몰리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