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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대통령과 한나라당(?) , 잊혀진 민주당

이경희330 2008. 10. 13. 11:55

문화일보 시론 필자 중에 윤창중 논설위원이 있다. 이 사람 글의 특성은 독설인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그의 글을 읽다보면 이래도 되나, 독재정권 시절이라면 남산 지하에 끌려가 죽도록 맞아도 싸겠다, 아무래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대통령을 이렇게 비하하고 막말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싶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사람이 자기네들이 좋아하는 정권에서도 독설을 멈추지 않는다. 아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무시와 경멸 조롱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했던 것에 못지않다. 이명박 대통령 치하에서 옛날 독재정권의 잔재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심히 유감이지만, 이 사람이 그런 독설을 계속하는 것을 보면 쬐금이라도 세상이 좋아진 것은 사실인가 싶다.

이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을 빗대어 즐겨 쓰는 말  중에는 과대망상, 자기현시욕, 아마추어, 과거 권위주의 향수, 사과 전문 대통령 등이다(9월 10일자 칼럼에 나온 말들). 늘 그의 글에서는 대통령이라는 존재를 아예 무시해버리자는 어투가 그 바탕에 깔려있다. 진보 또는 민주쪽 인사 중 그 누구도 이 사람만큼 통렬하게, 통쾌하게 이명박 대통령을 '까는글' 을 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윤창중은 민주 투사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럼 왜 그런 글을 쓰나? 그의 충정은 오직 하나, 보수정권을 지키는 일이다. 비록 대통령이 개판을 쳐도, 그래서 그를 똥개 나무라듯 욕을 해서라도, 보수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인 것이다. 따라서 그의 글은 판박이처럼 대통령을 욕하고 나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강한 주문으로 마무리된다.
 
한심한 대통령만 쳐다보지 말고 소신을 가지고 보수정권의 색깔을 드러내라는 것이다. 필요하면 아예 대통령을 허수아비나 식물대통령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제 역할을 못하는 박희태 대표나 못말리는 홍준표 대표 등도 언제나 욕설의 대상이다.

그럼 이렇게 한심한 대통령과 여당의 반대편에 있는 민주당 사정은 어떤가. 말하기도 참 민망하지만, 민주당은 아예 '잊혀진 존재'이다. 밖으로 비치는 민주당의 모습은 한 마디로 지리멸렬 그 자체인데, 윤창중처럼 민주당에 독설을 퍼붓고 무언가 속시원한 주문을 하는 민주논객을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그것을 대부분의 논객들이 모르는 바도 아닌데 왜 이렇게 조용한가. 무관심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하는 행태나 모든 분야의 정책 방향이 국가의 기반을 아예 거덜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무관심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반이명박 세력이 다음 선거에서는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바람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여당이었으며 유일한 정통 야당이라고 하는 민주당이 그러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참으로 적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요즘 다시 20% 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30% 중반대를 유지하며 민주당 지지도는 그 절반을 밑도는 구도가 요지부동이다.

지난 7월 말에 실시된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민주당은 정체성도 전략도 없는, 무뇌아 오합지졸 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정당의 본래 의미에 비추어 민주당은 이미 정당이 아니라 느껴졌다.
 
정당이면 모름지기 정권을 잡기 위한 결사체이며 그 목적을 위해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집요한 실천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민주당에서는 그런 것들의 흔적조차 도무지 찾아볼 수 없으며 스스로 그런 상태에 있음을 문제로 인식하고 통탄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의장이나 대표는 있으나 리더십이 없다.

참으로 걱정이다. 한편에서는 국고를 제 주머니돈 쓰듯 제편을 위해 나누어주는 후안무치의 부도덕한 정권이 국가의 기반을 거덜내고 이로 인해 국민들은 피눈물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미래의 희망을 찾아 줄 이가 어디에도 없는 형국이다.

허나 아무도 소리치는 자가 없으면 하다못해 '돌들이 소리치지' 않겠는가! 엄동설한 땅밑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생명의 움을 간절히 기다린다

 

이종태(교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