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한나라 '호남 비례' 1번, 알고보니 '고대 교우회 회장'

이경희330 2008. 3. 26. 23:08

호남언론들 "무늬만 호남 배려. 호남민심과 철저히 역행"

 

한나라당이 호남 배려를 명분으로 내세운 '호남 비례대표'들이 호남 현지 언론들로부터 "무늬만 호남 인사"라는 거센 비판을 사고 있다.

호남 비례 1번, 알고보니 고대 교우회 회장

한나라당은 지난 24일 비례대표 50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당선가능성인 '상위 30번' 이내에 호남 인사를 7명이나 배치했다"며 '호남 배려'를 강조했다.

해당 인사는 비례 2번 임두성(전남) 한빛복지협회 회장, 4번 강성천(전북) 한국노총 부위원장, 6번 김장수(광주) 전 국방부장관, 7번 김소남(전남) 전국호남향우회 여성회장, 22번 이정현(전남) 전 박근혜 캠프 대변인, 28번 박재순(전남) 한나라당 전남도당 위원장, 조영래(전북) 전북 새마을회 회장 등.

임두성 회장은 그러나 복지 분야 비례, 강성천 부위원장은 노동 분야, 김장수 전 장관은 국방분야에 해당하는 '직능 비례대표'다. 따라서 실질적인 호남 배려 비례 대표는 김소남 회장, 이정현 전 대변인, 박재순 위원장, 조영래 회장 등 4명이다.

특히 실질적인 호남 배려 비례 1번에 해당하는 김소남 회장의 경우, 지난 해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원 사격한 '고려대 경영교우회' 회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회장은 경기 양주에 위치한 (주)석천레미콘 회장을 맡고 있는 등 재력가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은 24일 비례대표 명단 발표때 김 회장을 소개하며 경력과 사업 이력 등에 대해선 모두 생략한 채, 김 회장이 국민화합실천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전국호남향우회 여성회장이라는 점만 적시했다.

호남 언론 "호남 비례? 무늬만 호남인사들"

호남 주요 지역 언론은 일제히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질타하고 나섰다.

<남도일보>는 25일 "한나라당의 ‘4·9 총선’ 비례대표 후보 공천 결과 광주·전남 등 ‘호남지역 30% 공천’ 배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나라당이 30번 이내에 호남 배려를 위해 7명을 배치했다는 주장을 정면 일축했다.신문은 특히 비례 10번 이내에 배치된 임두성, 김장수, 강성천, 김소남 씨 등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은 당초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광주를 방문해 수차례에 걸쳐 공약한 광주·전남 등 호남지역 정서를 대변할 인사와는 거리가 멀어 사실상 호남출신 인사가 당선 안정권인 20번 이내에는 단 한명도 배정받지 못했다는 평"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남매일> 역시 같은 날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이 24일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으나 무늬만 호남지역 인사일뿐 호남지역과 소통하며 지역을 대변하는 동시에 발전을 견인할수 있는 인사들과 거리가 먼 사람들을 공천, 호남민심과 철저히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매일>도 26일 "이번 18대 총선에서도 '무늬만 호남'식이 재현됨에 따라 그동안 한나라당을 지켜온 '토박이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한나라당이 말하는 숫자는 각 분야의 직능대표 성격이 짙은 인사들이거나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처럼 무늬만 호남분들이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한나라당 호남권을 총괄하고 있는 박재순 전남도당 위원장조차 25일 <광주드림>과의 인터뷰에서 "내 입장에서 할 말이 없다.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봤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라며 냉소적 반응을 나타냈다. 박 위원장은 비례 28번을 받아 당선권에서는 사실상 멀어졌다는 평가다.

김동현 기자    

<저작권자 (C) 뷰스앤뉴스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