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먹는 사람은 친구도 부모도 배신할 이기적인 사람 같다”
“인간과 개를 동급으로 여긴다는 개빠들의 발상 자체가 한심하다”
최근 서울시가 개를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상 `가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개고기 합법화 찬성론자들과 반대론자 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현재 축산물가공처리법에서 가축에 속하는 동물은 소·말·양·돼지·닭·오리·사슴·토끼·칠면조·거위·메추리·꿩·당나귀 등 13종으로, 이들 고기를 다루는 업소는 도축부터 조리까지 농림수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정기 위생 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가축에 속하지 않은 개고기는 불법으로 규제를 받지 않는다. 만약 개가 가축에 포함되면 개고기를 취급하는 업소는 도축이나 조리 등에 대한 정기 위생검사를 받게 된다. 개고기는 지난 1975년 가축에 포함됐었지만 3년만인 1978년 제외됐고, 이후에도 식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동물애호단체 등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막혀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만 528개의 보신탕 집이 있을 정도로 시민들의 개고기 소비가 많은데도 개가 가축에 속하지 않아 정기위생검사를 받지 않는 등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올해 상반기 중에 관련 법률 개정안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오는 5월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와 동물보호 단체 등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 동물애호단체, “개고기 먹으면 국가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
그러나 서울시의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동물애호단체들은 25일 서울 서소문 시청 별관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인간과 개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개고기를 가축으로 만들어 식용을 합법화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서울시는 개고기 합법화 정책을 포기하고 개 식용 금지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개고기를 합법화하면 국제적으로 한국인들은 잔인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위상도 추락할 것"이라며 "식용개를 사육해 그 개만 먹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재단법인 한국동물 보호협회 금선란 회장 역시 "동물사랑은 인간성을 회복시키는데 중요한 부분인데 대놓고 도축을 한다면 국가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서울시가 개고기의 불법 유통을 단속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개고기를 합법화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 네티즌, “진정한 애견인이라면 개고기 합법화를 찬성하라”
개고기 합법화를 둘러싼 공방은 인터넷 세상에서도 불거졌다. 그러나 개고기 합법화를 반대하는 네티즌 보다는 찬성하는 입장의 네티즌 수가 월등히 높다.
`oxknight`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서울시의 계획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고 있다. 개와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무시했다고 하는데 지금 개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 역사에서 배고플 때 개는 식량이었을 뿐이다. 이미 개고기를 먹고 있는 만큼 체계적 관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디가 `samwise74`인 네티즌은 "정말 동물애호가라면 개고기를 축산물로 관리해서 비위생적이고 비인간적으로 살해되는 개들을 살려야 한다"며 "체계적으로 축산물 관리를 하는 것이 불행하게 음지에서 죽어가는 개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 전 노숙자들이 노상에서 개를 잡아 먹는다는 기사가 나왔었다. 만약 개가 축산물로 관리가 된다면 그들을 불법도축으로 잡아들일 수 있지만 지금 축산물로 관리가 되지 않는 이상 그들을 잡을 명분이 없다. 정말 동물애호가이고 애견인이라면 개고기가 정식으로 축산물로 등록되어 관리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kaiserbeak`는 "개고기를 먹으면 쪽팔리고 국가 이미지가 떨어진다니 어이가 없다"며 "애견인들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우리 식문화 보다 머리 노란 다른 나라 애들의 시선이 더 중요한가. 제대로 된 식용견을 철저한 위생검역 하에 생산하자는 서울시의 검토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네티즌 `oh6252`는 "안 먹을 것이면 논할 이유가 없다.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이다. 먹을 것이면 당연히 관리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명분론은 결국 비위생적인 식자재 환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식견을 반대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sarahkim2002`는 "개를 먹는다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제발 그러지 말자. 개들의 슬픈 눈을 보면 느끼는 게 없느냐. 먹을 것도 많은데 꼭 그 아이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먹어야겠냐. 슬퍼서 말조차 안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