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옥션 해킹 사건에 이어 청와대 전산망에서도 일부 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청와대 해킹 사건은 노무현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청와대는 "지난달 초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참여정부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전체 전산시스템의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결과 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의 전산장비에서 웜 바이러스 감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직원의 개인 PC에서 웜 바이러스를 통해 일부 자료가 유출됐고, 4월 19일에도 청와대 인터넷망을 해킹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다행히 방화벽에 막혀 아무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 위치한 컴퓨터가 해킹 당했는데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유출사실조차 발견하지 못한 것은 청와대의 보안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한나라당 “노무현 정권이 해커들의 손에 국가안보를 쥐어줬다”
청와대 발표 직후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노무현 정권 말기에 청와대 전산망까지 해킹 당하는 등 한국은 더 이상 IT 강국이 아닌 해커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책임을 참여정부로 돌렸다.
한나라당 김대은 부대변인은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한 틈을 노려 중국 또는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청와대 전산망을 해킹해 국가기밀을 빼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20일전인 3월말까지도 청와대와 국정원은 해킹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눈뜨고 국가안보가 강탈당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잃어버린 자료의 규모와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충격을 넘어 국가 차원의 심각한 우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대변인은 "(노무현 정권은) 국정원이 맡던 청와대 전산망 관리를 자체 관리체제로 전환하더니 결국 국가안보 사항을 해커들의 손에 고스란히 넘겨주고 말았다"며 "이는 보안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영해온 노무현 정권의 국가안보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 네티즌 “컴퓨터 로그인도 못하는 컴맹정권이 뚤린 입이라고...”
한나라당의 `노무현 책임론`에 대해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 닉네임 `토끼씨`는 "푸하하하하 이제 웃음뿐이 안 나온다"며 "10년 동안 남 탓하는 거 버릇 들이더니 이제 자기들이 청와대에 있으면서도 계속 남 탓만 하는구나"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5년 뒤에도 노무현 탓할 거다. 옥션 계정 털린 것도 노무현 탓이고 10년뒤에 광우병 발병 돼도 노무현 탓이겠지. 컴맹들 로그인 제대로 못해서 후달달 거렸으면서 거기에 바이러스가 있었는지는 어떻게 알았다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아이디 `HUN`은 "아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님은 해킹의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열흘 동안 로그인도 안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컴퓨터를 안 키면 제아무리 해커라도 뚫고 들어올수가 없지. 역시 냉철한 판단력이 돋보인다"고 비꼬았다.
닉네임 `잃어버린정의`는 "청와대의 발표대로라면 2월 중순 당시는 인수위 측에서 NSC직원을 교체했으며 이 교체 과정에서 해킹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진짜 컴맹들의 축제도 아니고 무조건 책임 떠넘기기냐"고 꾸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