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취재진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통해 공개돼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낙선으로 인한 날카로운 심경을 감안하더라도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 것은 기본적인 도덕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총선 다음날인 10일 아침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집을 찾아갔다. 총선 패배에 대한 이 전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 전 총장은 경남 사천에서 예상을 뒤엎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분패했다.
그러나 취재진을 본 이 전 총장은 다짜고짜 화부터 냈다. 이 전 총장은 취재진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사람이 왜 그래. 가, 이 X끼야, X끼들 약 올리나, 이 X끼야"라고 욕설이 난무하는 폭언을 퍼부었다.
취재진이 "의원님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건 아니죠"라고 항의하자 이 전 총장은 "인마 차 타고 나가는데 사진 찍고 이딴식으로 하고 있어! 여기서 아침부터 인마. 출근하는데 카메라 들고 와서 그래"라고 욕설을 입에 올렸다.
결국 욕설에 놀란 취재진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꼬리를 내리자 이 전 총장은 "사람이 예의가 좀 있어야지"라고 혀를 차며 차에 올라타 그대로 출발했다.
◆ 네티즌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이방호, 퇴출 1순위"
13일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이 같은 욕설장면을 여과 없이 공중파를 통해 그대로 노출됐고, 시청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총선 바로 전 까지만 해도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었던 이 전 총장의 안하무인격의 욕설에 대해 네티즌들은 공인으로서의 도덕의식에 강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 전 총장의 돌출행동은 이 날 같은 낙선후보 자격으로 인터뷰에 응한 노회찬 진보신당 의원과 김근태 통합민주당 의원의 겸손한 태도와 대조를 이뤄 비난이 더욱 거세다.
아이디가 `HSANGBAE`인 네티즌은 "이런 사람을 어떻게 한나라당에서 추천을 해 정계에 발을 담그셨는지 궁금 하다"며 "각 정당에서 여러모로 후보자 검정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과연 이런 분이 경선에 나오고 출마를 할 수 있었는지 의심이 간다"고 꼬집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카메라 앞에서만 아니 선거 유세장에서만 허리 굽혀 한표 구걸하고 선거 끝나면 방송사 카메라든 뭐든 이런 막말 하다니... 앞으로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서 이런 사람들 모두 쫓아내야 한다.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퇴출 1순위다"라고 덧붙였다.
`WISETV`는 "이방호 전 총장은 공직 생활하려면 더 공부해야 한다"며 "공인은 아주 내밀한 영역이 아닌 경우라면 공인의 행실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등 언론의 자유가 사생활 보다 우선한다. 그 사람의 행동거지와 그의 여파가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사회적 나아가 국가적인 반향과 영향을 끼칠만할 때나 그에 상응하는 지위에 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공인으로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MBC의 취재는 정당하다. 전날 개인적으로 하늘이 두 쪽 나는 슬픔을 겪었다 할 지라도 공인의 의무와 책임은 이에 따라 유보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하물며 5월 이후의 공적인 지위 변화에 따른 현직 이방호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해 욕설을 퍼 붓는다는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철학의 빈곤이요 인간적 성숙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
`TOPGRIL`는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먼저 했었던 말이 `국민을 섬기겠다`였는데 가장 최측근이라는 사람이 낙선 했다고 그렇게 몰인격적인 행동을 하다니 참 부끄럽다"며 "극한의 상황에서 진정한 본연의 자세가 나온다고 했는데 그런 사람을 최측근에 둔 대통령 역시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라고 단정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이 전 총장은 홈페이지(http://member.assembly.go.kr/bhlee)를 닫고 미니홈피의 모든 메뉴를 폐쇄했다.
한편, 이 전 총장의 이날 돌출행동이 욕설 파문으로 번짐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임명 거취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