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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의 '사기극', 무모함인가 뻔뻔함인가?

이경희330 2007. 9. 11. 09:56
통합신당의 '사기극', 무모함인가 뻔뻔함인가?
 구태경선 중단하고 하루빨리 해체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이민
 
상식적으로 말하자. 거론되는 모든 후보들을 나열하고 지지 여부를 묻는 단순선호도 조사가 아니라 이명박 대 손학규, 이명박 대 정동영 식으로 붙이는 가상대결 조사는 벌써 여러 달째 60 대 20에서 요지부동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통합신당이 이명박의 집권을 저지하고 정권을 지켜낼 수 있을까? 내 것을 끌어 모으는 것은 기본이고 이명박을 지지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 가능한 얘기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가?
 
시작부터 유령 선거인단 소동으로 자중지란을 일으키더니 구태경선, 날림경선으로 망신살이 뻗혔다. 더하기 빼기도 못하는 사람들이 국정을 운영해 왔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을 들어도 싼 형국이다.
 
지금 국민들은 대통합신당이 늘어놓는 감언이설에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대통합신당은 ‘한나라당 집권저지’를 목 놓아 외치지만 보편적인 국민정서는 ‘범여권 집권저지'가 아닌가?
 
제 정신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궁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이명박 지지층을 흡수하고 마침내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고작 한다는 소리가 ‘한나라당보다 덜 진흙탕’이라는 우스개 소리요 ‘의리가 있네 없네’ 하는 뒷골목 담화다.
 
대통합신당이 미워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에서 하는 이야기다. 하는 소행을 종합해보면 대통합신당은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할 의사가 전혀 없다. 한나라당 집권저지는 오로지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고 어떻게 해서든 내년 총선에서 구명도생 하자는 것이 속셈인 것이다.
 
한나라당 집권을 막아볼 생각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애당초 ‘통합이 시대정신’이라는 헛소리를 늘어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구시대 인사들을 복귀시키고 지분다툼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그들이 말한 통합의 실체임을 우리는 이미 두 눈으로 확인했다.
 
또한 묻지마 통합으로 탄생한 집단답게 묻지마 선거인단을 동원해서 자기들 스스로 ‘진흙탕’이라고 말하는 구태경선, 날림경선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 감동을 끌어 모아도 될까 말까한 판에 국민의 성질을 돋우고 있으니 아예 이겨 볼 생각이 없는 집단이라는 평가 말고 대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나?
 
이런 식의 경선을 통해 다음 달 중순 후보가 확정되면 그 땐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12월 19일까지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열심히 선거를 치르면 마침내 대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진다고 할 셈인가?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대통합신당 후보와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99%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문국현 전 사장은 대통합신당 의원들에게 10월 15일 이전에 탈당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나오면 ‘경선 불복’이 되니 나올 사람은 그 전에 나오라는 노골적인 흔들기다.
 
분명히 해두자. 대통합신당은 오로지 ‘통합이 시대정신’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말 한마디를 부여잡고 탄생한 정당 아닌 정당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통합을 해서 단일후보를 내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는 본인들의 주장을 입증해내는 일 뿐이다.
 
따라서 대통합신당은 시대정신을 바꿔서는 안 된다. 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따라 1년 가까이 국민의 심기를 어지럽히며 힘들게 만든 당에서 일부 세력이라도 뛰쳐나온다면, 그 순간 민심의 분노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그 뒷감당이 자신 있는가?
 
정치권 일각에서 한나라당의 분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선 이후 한나라당이 이명박당과 박근혜당으로 나뉘어 지고 내년 총선을 거치며 이들이 각각 여당과 야당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물론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대통합신당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나눠 가질 정치시장만 존재한다면 차라리 딴 살림을 차리는 것이 이명박과 박근혜 서로가 속 편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가슴 속을 후벼 파는 ‘51 대 49’같은 봉창 두들기는 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결말이 눈에 뻔히 보이는 사기극을 ‘언제까지’ 벌이는지가 지금 대통합신당을 향해 갖는 국민들의 유일한  관심사다.
 
냉소와 무관심이 분노로 바뀌는 날 더 큰 재앙은 시작된다.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것이 이미 판명된 대통합신당은 그래서 국민들 성질 그만 돋우고 하루라도 빨리 해체되어야 한다. 해체가 시대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