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할까? 그들은 안 찍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가지고 있었다면? 그러면 신문들은 오늘처럼 대서특필하면서, 한 신문에 실린 기사를 카메라로 찍어서 다른 신문에 올리는 짓을 했을까? 설마…. 그럴 리가 없다.
신정아씨가 권력형 비리를 저질러서 국가를 망하게 했다고 치자. 그렇다고, 그 사람의 누드 사진을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실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탈세 추적이나 주민등록 초본보다 하잘것없는 한 사람의 인격?
오늘 신나게 신정아씨의 알몸사진을 공개한 신문들은 우리나라 유력 일간지들이다. 국민의 여론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정말 대단한 신문들이다.
그분들은 한 야당 대통령 후보의 탈세추적이나 주민등록 초본 부정발급 문제를 엄청난 인권 탄압으로 규정하고 그렇게 정부를 몰아붙인 바 있다. 지금도 계속 몰아붙이고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인격은 그런 것보다 하잘것없어서 만천하에 공개를 하는가?
연예인의 공개된 누드 사진도 함부로 보도해서는 안 된다.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하물며, 공개되지도 않은 사진을 그렇게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보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죽을 죄를 지어도 이러면 안된다.
만약 죽을 죄를 지었다면, 법정에서 죄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 죄가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가 아니던가? 법정에서도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므로, 일단 용의자는 무죄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똑똑하신 기자분들이 나보다 더 잘 알리라 싶다.
추후에 죄를 묻겠지만. 누드 사진이 국민 알권리인가?
신정아씨는 어차피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 만약 재벌 총수처럼 돈이 많이 있다면, 휠체어 타고 그냥 나올 것이다. 돈이 많이 없다면, 법정에서는 엄정한 벌을 내릴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마도 오늘 이 사건으로 상당히 큰 재력을 보유할 것만 같다.
한 사람의 누드 사진을 "국민의 알권리"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지만)들은 항변하겠지만, 그게 무슨 알권리인가? 국민이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한 여인의 알몸을 봐야 그 권력형 비리가 밝혀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냥 기사에서 "알몸 사진이 발견되었다."라고 사진 없이 처리하면, 그게 밝혀지지 않는단 말인가?
신정아씨가 감옥에서 쓸쓸히 돈 없이 살까 봐 걱정되어서 엄청난 명예훼손을 먼저 저지른 것인가? 대체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냄새가 나면 파헤치면 된다.
야당 후보의 의혹에는 그리도 관대하던 언론(이라 불리는 것들)이 어떻게 정부의 의혹에는 그리도 적극적인지 모르겠다. 아마 그런 정신으로 야당 후보의 의혹을 파헤쳤으면, 아주 깨끗하게 의혹이 해소되었을 것이다. (의혹이 없다고 해소되거나 의혹이 불거지거나)
냄새가 나면 파헤쳐라. 기자의 본분을 다하라. 하지만, 다른 이의 인격을 모독하는 일은 하지 마라.
뭐라고? 그럴 인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인간이라고 부르는 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한, 아니 짐승보다 못하다고 하더라도,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반성보도를 내는지 지켜보겠다.
과연 반성하는 기미라도 보일지 지켜보겠다.
아무리 언론이 미쳐서 날뛴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혹시나 이 글이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지 않기를 빈다. 세상에! 알몸을 싣는 것은 명예훼손이 아니고, 그것을 비난하는 것이 명예훼손이라면…! 대단한 특종이다!)
그러지 말자. 지킬 것은 지키자.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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