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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없는 남북 축구, 정몽준 의원 뭐하나?

이경희330 2008. 3. 6. 00:06
정치권 공천 파동, 한국정치의 수준이 보인다
 
2008년 3월 5일, 오늘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 심사 추이와 쟁점 등이 중점 조명되고 있으며, ▲대통령 부처업무보고 일정 확정, ▲삼성 특검, 홍석현 중앙일보회장 소환 조사, ▲1월중 산업 활동 동향, ▲정부 물가대책 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 정당별 공천 심사와 관련해, 언론은 민주당 박재승 공심위장의 ‘비리 연루자 공천배제 원칙 고수’ 선언이 민주당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 나눠먹기 등으로 오염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민주당이 ‘개혁공천’을 실행할 경우 한나라당의 ‘계파 공천’과 대비되면서 총선에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 민주당 박재승 공심위원장의 ‘금고형 이상 공천배제 원칙 고수’를 놓고 민주당이 쑥밭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중앙 일간지들은 이를 두고 ‘박재승 쿠데타’니 ‘박재승의 난’이니 하면서 대서 특필하고 있습니다. ‘계파 나눠먹기’로 비난받고 있는 한나라당 공천과 대비시켜 민주당에서는 마치 ‘공천 혁명’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 그러나 ‘박재승의 난’이란 것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비리 전력자는 공천에서 배제 한다’는 것이 전부요, 이는 이미 한나라당이 채택한 공천 원칙이기도 합니다. 한나라당은 이 기준을 적용해 YS의 차남인 김현철씨와 서상목 전 의원 등에게 공천 신청 자격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 결국 민주당이 쑥대밭이 되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공천 기준’이란 것이 겨우 한나라당과 ‘똑같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데, 한나라당 쪽에선 ‘미풍’이 불고 민주당 쪽에선 ‘태풍’이 분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민주당엔 비리 전력자들이 넘쳐나고 또 그들의 지위가 당내에서 막강했었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비난 여론이 점증하고 있습니다. ‘계파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대표적입니다만, 이른바 ‘친이 인사’들의 공천 심사 통과율이 ‘친박’에 비교하기 조차 어렵다는 점에서 ‘계파 나눠먹기’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계파 나눠먹기’가 문제라기보다는 공천의 기준과 원칙에 대한 혼선이 본질적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

- 한나라당이 충남 당진에 공천한 정덕구씨가 한나라당 공천의 원칙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한나라당이 사람을 공천하지 않고 새를 공천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만, 정씨의 경우에는 확실히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근본에서부터 의문이 쏟아지게 만드는 경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앞서서 ‘금고형 이상 공천 배제’라는 공천 원칙을 실행하고도 민주당보다 못한 공천으로 평가받게 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아무리 훌륭한 품성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연줄’이 없이는 한나라당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애국적 지식인으로 존경받았던 홍관희 박사가 MB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던 사람에게 밀려난 것도 대표적 사례라 꼽을 수 있습니다.

-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없었던 경우는 없었다’는 현실 정치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한나라당은 당의 ‘정체성’이 실종된 공천 심사에 대해 근본적 성찰이 절실하다는 점은 언제든 심사숙고해봐야 할 일입니다. 민주당은 겨우 한나라당이 이미 실천하고 있는 공천 기준을 놓고 당이 쑥대밭이 되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각성하고 맹성해야 할 일입니다.

- ‘공천’을 둘러싼 각 정당의 소란을 지켜보면, 왜 대한민국 정치가 늘 그 모양 그 꼴인지 새삼 그 이유를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는 오늘입니다.

○ 월드컵 축구 예선 남북한 대결이 ‘태극기-애국가’ 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FIFA가 남북 양측 모두 국기와 국가를 포기하고 FIFA기와 FIFA가로 대체하는 것을 전제로 평양 개최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 아직까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만, 태극기와 애국가를 포기하고 평양에서 월드컵 축구 예선을 치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국제 경기의 원칙을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에서 재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만, 태극기와 애국가를 포기하는 것은 ‘조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이미 대한민국 하늘에는 북한의 인공기가 펄럭이고 북한 국가가 연주됐던 전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국제 경기의 원칙이 대한민국에선 지켜지는데 평양에서는 안 된다는 것은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정몽준 의원은 FIFA의 현직 부회장으로서 FIFA내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 의원은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는 FIFA가 ‘국기-국가’없이 경기를 치르라고 주문했다는 것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 제3국에서 벌어지는 남북한 축구 경기장에 귀빈으로 가 앉아있는 것보다 평양 경기장 귀빈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정 의원으로선 더욱 다급하다는 비난을 자초하지 않으려면, 평양 남북축구에선 반드시 태극기와 애국가를 관철시켜야 하며, ‘붉은 악마’들의 자유로운 응원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정 의원은 명심하라고 촉구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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