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최후의 카드' 군사작전 고개 드나, 인질 구출 특수부대 720명 24시간 대기

이경희330 2007. 8. 2. 10:04

협상 완전 결렬 땐 가능성…아직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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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피랍된 한국인 인질이 계속 살해되면서 최후의 선택인 군사작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 병사들이 훈련하고 있다.〈본사전송>


탈레반에 잡혀 있는 한국인 인질이 또 살해되면서 군사작전을 통한 인질 구출 방안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피랍 사태의 장기화와 인질들의 추가 살해를 막기 위해 마지막 카드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군사작전 가능성은= 이런 주장이 고개를 드는 배경엔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 전망이 어둡다는 비관론이 깔려 있다. 아프간 정부와 미국이 인질과 탈레반 포로를 맞교환하자는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것이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인질들의 추가 희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도 그런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군사작전으로 인질 구출을 시도해 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무니르 만갈 아프간 내무차관은 지난달 29일 "만약 대화가 실패로 돌아가면 다른 수단에 의존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인질 희생이 늘어나면서 한국에서도 무력 사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군사작전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고 21명의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사작전은 무모하며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5~6일로 예정된 부시 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정부도 군사작전을 반대하고 있다.

▶작전 성공 가능성은= 만일 구출 작전이 펼쳐질 경우 미군의 대테러 특수부대와 미군이 훈련시킨 아프간 특수부대가 함께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정부는 현재 미군의 지휘하에 전문 훈련을 받은 720명의 특수부대를 인질들이 있는 가즈니주 인근에 대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는 올 들어 외국인 납치 사건이 잇따르자 인질 구출 전문 특수부대를 훈련시켜 왔다.

아프간과 나토군은 인질 사태 초기부터 인질 억류 지점으로 추정되는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을 포위하고 있다. 이들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이 지역을 24시간 관측하고 납치 세력의 통신도 감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군사작전이 전개돼도 성공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카라바그 지역은 해발 2000m의 산악 지대라 신속한 작전을 펼치기가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납치범들이 구출작전에 대비해 인질들을 여러 곳에 분산 수용하고 계속 이곳저곳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납치범 중 일부가 진압되더라도 나머지 세력들이 남은 인질을 방패로 삼아 저항을 계속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