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북 평균 10점 이상 차이,도농간 격차도 심해
-
“넌 몇등이야?” 서울 창덕여중 1학년 학생들이 21일 공개된 진단평가 성적표를 받아들고 급우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일부 시·도 교육청이 중1 진단평가 성적표에 학생 개인 점수뿐 아니라 학교별 평균점수까지 공개해 ‘학교 서열화’ 논란이 일고 있다. 성적 분석 결과 영어와 수학 등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서울과 지방 간, 또 서울 강남·북 간 차이가 뚜렷했다.
21일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교육청은 지난 6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치러진 진단평가 성적표를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이 중 서울과 대구, 부산, 울산 등은 성적표에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 과목별 개인 점수, 학교 및 지역 내 개인의 석차백분위뿐 아니라 학교별 평균점수와 지역 평균점수까지 공개했다.
당초 학생 개인의 과목별 점수와 학교 및 지역 내 석차백분위만 공개하고 점수 비교가 가능한 시·도별, 학교별 평균점수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실제 성적표에는 이를 추가한 것이다.
각 교육청과 학교들이 밝힌 평균 점수에 따르면 서울 강남·북 간에 점수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동 A중학교는 과목별 평균 성적이 국어 93점, 수학 96점, 사회 91점, 과학 83점, 영어 98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시 평균 점수인 국어 86점, 수학 85점, 사회 83점, 과학 76점, 영어 87점보다 과목당 7점에서 11점이나 높은 수준이다.
반면 종로구 B중학교는 국어 81점, 수학 79점, 사회 80점, 과학 73점, 영어 76점 등으로 서울 평균보다 과목당 3∼11점이나 낮았다. 이들 두 학교는 영어 점수가 무려 평균 22점이나 차이가 났고 수학도 17점, 국어는 12점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역 평균과 학교 평균을 비교하거나,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재학 중인 학교의 서열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학원가에서는 학교별 점수를 바탕으로 한 비교 자료를 만들어 홍보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학교 줄세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등 대도시와 지방 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났다. 이날 점수를 공개한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 제주 등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국어와 사회, 과학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어와 수학에서 차이가 났다. 영어의 경우 서울이 87점인데 제주는 83점으로 최대 4점 차이가 났고, 수학은 광주 85.9점, 서울과 부산이 85점으로 높았고 울산이 79점으로 6점 정도 낮게 나타났다.
성적표가 배부되자 교원·학부모 단체는 ‘알권리’와 ‘서열화 조장’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대립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인철 대변인은 “진단평가는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학생을 선별하기 위한 시험으로, 문제 난이도가 낮아 사실상 객관적인 측정이 불가능한데도 이들 교육청 등은 성적을 공개해 학생에게 부담만 주고 있다”며 “교육감 선거 등을 대비해 학부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업적 지상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자유교원조합은 “성적 공개는 학생과 학부모의 알권리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라며 “각 시·도 간 지역별, 학교별, 개인별 격차를 모두 공개해 선의의 경쟁을 유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openjournal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록금 의존도 한국외대 84% 최대, 등록금 수입최고 고려대 3549억원· (0) | 2008.03.25 |
---|---|
폴리페서(politics+professor·정치교수)로 대학캠퍼스가 멍들고 있다. (0) | 2008.03.25 |
법학부 잉여정원 절반 "자유(자율)전공으로" (0) | 2008.03.21 |
하버드 로스쿨, 공직 서약하면 등록금 면제 (0) | 2008.03.21 |
이명박 대통령 “교육부가 군림해 왔다” (0) | 2008.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