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산 쇠고기 관련 편향적 보도로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중앙일보가 이번엔 `연출사진`으로 도마에 올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인기`라며 보도한 사진이 알고 보니 중앙일보 기자들의 연출이었던 것. 중앙일보는 결국 공개 사과문을 실었다.
중앙일보는 지난 5일 신문 9면에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 제하의 기사와 함께 사진을 실었다. 문제의 사진에는 두 명의 젊은 여자 손님이 등장한다. 두 손님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맛있게 쇠고기를 먹고 있다. 사진 아래에는 `서울 양재동의 한 음식점을 찾은 손님들이 구이용 쇠고기를 굽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그러나 두 여성 손님은 평범한 `보통` 손님이 아니었다. 바로 중앙일보의 경제부 기자와 대학생 인턴기자였던 것이다. 그렇게도 ‘정론’ 운운하며 도덕성을 부르짓던 중앙일보가 사진 조작이라는 부도덕한 행동을 한 것이다.
문제의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연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쇠고기의 양이 지나치게 많은 점 ▲방금 고기를 굽기 시작한 점 ▲사람이 많은 쪽을 배경으로 찍은 것이 아닌 벽을 배경으로 찍은 점 등이 근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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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의 8일자 2면에 실린 사과문. 5일 실린 사진은 연출임을 시인했다.
● 중앙일보 “사과드립니다~만 손님들 모두 미국산을 주문했다”
네티즌들의 의혹과 비난이 잇따르자 결국 중앙일보는 보도 3일이 지난 8일 사과문을 개재했다. 인턴기자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한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2면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상자기사를 싣고 "지난 5일 게재한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이란 제목의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고 의혹을 시인했다.
중앙일보는 "사진 설명은 손님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다고 돼 있으나, 사진 속 인물 중 오른쪽 옆모습은 현장취재를 나간 경제부문 기자이며, 왼쪽은 동행했던 본지 대학생 인턴 기자"라며 "이 인턴은 업무를 시작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으며 이번 사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어 정정기사에서 인턴 기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을 연출한 경위에 대해선 "두 사람은 사진기자와 더불어 4일 오후 5시쯤 서울 양재동에 있는 식당에 도착했다"며 "마감시간 때문에 일단 연출사진을 찍어 전송했고, 6시가 넘으면서 세 테이블이 차 기자가 사진 취재를 요청했으나 당사자들이 모두 사양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중앙일보는 "하지만 손님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주문했기 때문에 음식점 상황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론 연출을 했지만 손님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주문하는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국산이 인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부각 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중앙일보의 해명은 이번 논란을 취재했던 한 미디어비평 언론의 보도 내용과 반대된다. `미디어스`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중앙일보 측은 `해당 사진기자가 중앙일보 기자가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언론은 "이후 풍경은 안 봐도 뻔하다"며 "중앙일보 기자는 ‘윗선’에 상황을 보고했을 것이고, ‘윗선’은 자진납세라는 방식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타사 보도를 통해 매를 맞는 것보다, ‘자수’하는 게 훨씬 모양새도 좋으니까. 중앙일보 ‘정정보도’의 배경엔 이렇듯 감춰진 진실(?)이 있다. 그건 ‘누가 지적하지도 않았는데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럼없이 인정하는 중앙일보’와는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