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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풍언 재판도 안끝났는데 경기고 동문들과 고려대 동문들이 중심이 돼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경희330 2008. 8. 27. 00:17

구속 조풍언 '구명운동 위해 측근들 동분서주’
재판도 안 끝났는데 벌써 구명운동(?)

대우그룹 구명로비 의혹으로 구속된 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씨와 관련해 최근 일부 측근들이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풍언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경기고 동문들과 고려대 동문들이 중심이 돼 조 씨에 대한 친분이 두터운 LA 인사들이 조 씨를 특별 면회하고 다각도로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이들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의 구명운동이 실효가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본국에서는 9월이나 10월쯤 이명박 정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비리 의혹들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펼칠 방침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외환은행의 론스타 헐값매각 의혹’과 ‘대우그룹 구명로비’를 검찰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조풍언씨의 귀국 이유가 밝혀질지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검찰 등에서는 조 씨가 구속될 것이 뻔한데도 지난 3월 초 한국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기자>

<선데이저널>의 취재 결과 최근 조풍언씨의  LA 지인들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이 조 씨에 대한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풍언씨와 경기고 동문이자 본국 법원에서 부장판사까지 했던 J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변호사와 최근 일부 LA 인사들이 조풍언씨와 특별면회를 한 것도 확인됐다.  J변호사는 조 씨의 귀국과 관련해 조언을 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구속된 조 씨를 면회하면서 귀국문제와 관련해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조 씨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서 조 씨의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조 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구속수감된 상태다. 구본호씨와 주가조작으로 추가기소되기도 했다.
대우정보시스템 대주주인 조 씨는 김 감사 등과 공모해 2006년 3월 이 회사 전환사채(CB)를 순자산가치 기준(1만2940원)보다 낮은 가격(5000원)에 제삼자에게 발행한 뒤 이를 자신과 관련 있는 글로리초이스차이나가 인수토록 해 회사에 365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또 2001년 9월27일 예금보험공사가 가압류 신청한 자신의 유령 회사 KMC 명의의 대우정보시스템 주권 163만주(액면가 81억5000만원)를 김 감사의 아파트에 숨겨 강제집행을 회피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조 씨는 법정에서 자신에게 몰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향후 치열한 법리공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조 씨와 관련한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풀리지 않은 ‘귀국’미스터리

조 씨의 구명운동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조 씨의 입국이유를 먼저 살펴봐야한다.  조 씨의 귀국배경은 여전히 논란이 많은 부분이다. 사실 조 씨는 대우그룹 구명로비 의혹을 풀 수 있는 핵심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서 한국에 들어오면 검찰에 체포될 것이 분명했다. 지난 2005년 대우그룹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조 씨가 미국에 있는 관계로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었다. 즉 조 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언제든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는 조 씨가 느닷없이 한국에 나타났기 때문에 그 귀국 이유는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LA에 드나들며 조 씨를 자주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조 씨가 정권과 입을 맞추고 기획입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 씨는 귀국에 앞서 한국에서 온 인사들과 수차례 회동하면서 귀국을 저울질했다.
특히 조 씨와 경기고등학교 동창이자 장관을 지낸 이태섭씨와 전 K검찰총장 등이 귀국 한 달 전 LA에 와서 조 씨가 소유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에서 골프회동을 하며 약 1주일간 조 씨 집에서 머물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더욱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입국이라면 ‘불구속’이나 ‘혐의없음’과 같은 조 씨의 입맛에 당길만한 미끼가 있어야했는데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조 씨는 수사를 받으면서 구속됐고 게다가 조 씨에게는 친아들과 같은 LG가 3세 구본호씨마저 구속되는 쪽으로 수사가 진행됐다. 조 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한 비리를 폭로하고 그 댓가로 자신의 여라 의혹에서 자유하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 이로 인해 조 씨가 정권과 검찰에 속아서 들어왔다는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와  LA 출신 거물(?) 인사들이 조 씨의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면 조 씨와 관련한 기획입국설에 다시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다시 문제될까’가슴 졸이는 사람들

조풍언 바람이 다시 정치권을 강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조만간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가 시작될 것이며 이 와중에 다시 조풍언 사건이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권에서 김 전 대통령을 압박할 카드로는 조풍언 사건과 외환은행 론스타 헐값 매각 의혹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사들인 론스타 펀드 중 상당부분이 국내자금이고 그 중에는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도 포함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조풍언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조 씨의 구속으로 끝난 것처럼 보였던 DJ정권에 대한 사정바람이 다시 몰아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되면 조 씨의 입에 모든 언론의 관심이 다시 한 번 모일 것으로 보인다.

<선데이저널>보도로 촉발된 재벌가 주가조작 후폭풍

현대차·LG·두산 등 국내 주요그룹들이 방계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 그룹 오너들의 친·인척 재벌 3·4세들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직계가 아닌 이들은 해당 그룹 경영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방계라는 이유로 연관이 지어져 불똥이 이들 그룹에 튀고 있다. 따라서 이들 그룹은 이미지에 손상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벌가 방계들이 주가조작으로 홍역을 치루는 것은 <선데이저널>이 보도한 구본호씨와 조풍언씨와의 합종연횡 때문이다. 본지는 조풍언씨를 취재하던 중 조 씨 소유 회사인 글로리아차이스 초이나의 돈이 구 씨의 투자에 상당부분 들어갔음을 보도했다.
범한판토스와 레드캡투어의 대주주인 구본호씨는 LG의 구씨 일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수하는 기업마다 주가가 폭등했다. 구씨는 코스닥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결국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LG는 언론보도시 구씨를 언급할 때 ‘LG 일가’라는 표현 대신 ‘구씨 일가’로 보도해줄 것을 적극 요청하기도 했다. LG의 한 임원은 구씨가 구속되기 훨씬 전부터 구본호씨 회사의 홍보 담당자를 불러 “(앞으로 LG그룹에) 피해가 오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두산의 경우 ‘형제의 난’으로 이미 그룹을 떠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 전 뉴월코프 대표 때문에 난감해하고 있다. 박중원 전 대표는 주가조작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두산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이나 박 전 대표의 구속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박 전 대표는 두산 오너 일가라는 이유 때문에 ‘얼굴 마담’으로 뉴월코프 대표에 영입됐다고 한다.
중앙대를 인수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크게 부각시켰던 두산그룹은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외에도 다른 대형 매물의 M&A(기업인수·합병)에 뛰어들 수도 있어, 이미지 관리에 철저를 기해오다가 불의의 유탄을 맞았다. 두산은 박 전 대표가 이제 그룹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두산 오너 일가인 것까지 부인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방계로 인해 직격탄을 맞을 뻔 했다. 지난 8일 검찰이 현대가(家) 3세인 정일선 BNG스틸 사장이 투자해 유명해진 코스닥 상장사 I.S하이텍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던 것. 정 사장은 주가조작 혐의를 받으며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그런데 정일선 사장은 현대가 장자이자 큰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업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각별하게 애정을 갖고 챙기는 조카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 12일 단행된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행여나 정몽구 회장의 사면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막판까지 좌불안석이었다. 결국 정 회장은 12일 발표된 사면대상에 포함됐지만, 정 사장 사건이 터졌을 때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면 대상에 포함될지 안 될지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면서 “하필이면 이럴 때 정일선 사장 사건이 터져 당혹스럽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최근 대통령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의 공천 로비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김씨의 로비 사실 여부를 떠나 이렇게 물의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친인척 관리를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라고도 할 수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다. 재벌들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해도, 투자자나 일반 국민이 오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기에 방계 관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때다.

 

sundayjournal리차드 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