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무기중개상 조풍언씨의 구속 후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후폭풍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LG그룹의 구 씨 가문과 김우중 전 대우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 최종 목적은 1999년 대우그룹 퇴출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조 씨가 대우 퇴출 저지를 위해 당시 정치권 등에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다. 10년 전에 일어난 '실패한 로비'가 수사 대상인 셈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최근 LG그룹 방계 3세인 구본호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구 씨는 구본무 LG회장의 6촌 동생이다. 그러나 구씨가 대주주로 등재되어 있는 회사들은 사실상 LG가와 관련이 없는 기업들이다. 검찰이 구 씨를 조사한 것은 구 씨와 조 씨간의 주식거래가 있었던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본지가 최초 보도했던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 ‘글로리아 초이스 차이나’의 실체를 파악하던 중 글로리아 초이스 차이나가 구본호 씨 소유의 회사인 ‘레드캡 투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을 밝혀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이 이처럼 구 씨까지 조사한 것은 조풍언씨의 수사가 보다 강력하게 진행될 것임을 암시한다. 검찰 내부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진행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이번 수사가 계속해서 진화해간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특히 구 씨가 이번 조사를 받게 되면서 구 씨와 조 씨간의 20년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조풍언씨 조사에서 새로운 인물로 떠오른 LG그룹 3세 구본호 씨와 조풍언 씨의 이상한 거래관계를 집중취재했다. <특별취재팀> |
LG가 3세로 알려진 구본호 씨는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 구정회 범한종합 물류 창업주의 3남 구자헌 (작고)씨의 아들이다. 구본무 현 LG그룹 회장의 육촌동생이다. 구 씨는 본국 주식시장에서 지금도 많은 화제꺼리를 만드는 인물이다. 구 씨가 어느 회사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나기만 하면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이 그 회사의 주식을 매입한다. 주가는 자연스레 폭등하고 구 씨는 엄청난 액수의 시세차익을 거두게 된다. 2006년 10월에는 매출액 50억원에 불과했던 ‘미디어솔루션’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미디어솔루션의 주가가 1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급등했고, 구씨는 보름 만에 33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2006년 말 인수한 ‘액티패스’는 인수 당시 2000원대였던 주가가 3만원대까지 폭등했다. 최근에도 구 씨가 ‘넥실리온’이라는 회사의 지분 5.06%를 매입했으며 지분매입 공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퍼지면서 넥실리온의 주가는 치솟기 시작했고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주)동일철강 주식도 연일 상한가를 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넥실리온 공시는 그저 ‘설’에 불과했음에도 3000원대 초반이던 이 회사의 주가는 보름 만에 6200원대로 두 배가 올랐다. 본국 주식시장에서 구 씨가 가지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들이다. 한 때 구 씨가 주식시장에서 ‘먹튀’논란을 일으키며 구설수에 오르자 LG그룹 쪽에서는 ‘구 씨와 우리를 아무 관계가 없으니 제발 연관시키지 말아달라’고 언론사쪽에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론사에서 계속해서 'LG 3세‘라는 식의 표현으로 구 씨를 표현하자 결국에는 구본무 회장이 직접 구 씨를 불러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구 씨가 구 회장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구 회장도 구본호 씨에 대해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풍언과 구본호의 거래
그렇다면 본국 주식시장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구 씨는 어떤 연유로 조풍언 씨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지난 해 11월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34.5%를 인수한 글로리 초이스 챠이나(Glory Choice China. LTD)에 구 씨가 대주주로 있는 레드캡 투어가 유상증자에 20%를 참여해 수 십 억원대의 차액을 얻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레드캡투어는 제3자 배정 방식을 통해 주식 20만 주를 주당 7000원에 글로리 초이스 차이나에 넘겼고, 그 후 주가는 최고 4만원까지 치솟았다. 검찰은 ‘글로리아 차이나 초이스’도 사실상 조 씨 소유의 회사로 파악하고 있으며 조씨가 이 회사를 통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우회 매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검 중수부는 조 씨의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구 씨와 조 씨 간의 주식 거래 정황을 새로운 사실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씨가 평소 친분이 두터운 구씨로부터 내부 정보를 듣고 차익을 얻었는지도 확인 중이다. 또한 구 씨가 조 씨의 재산을 증권투자 형식을 빌려 관리해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 씨가 인수한 다른 기업에도 조 씨의 돈이 흘러들어갔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돈이 김우중 씨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우회매입
검찰의 수사방향은 조풍언씨와 김우중씨 소유의 재산을 추적하는데 최종 목적을 두고 있다. 이미 대우정보시스템을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을 통해 조 씨와 구씨 간의 자금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조 씨가 구씨를 통해 대우정보시스템의 대주주가 된 글로리 초이스 차이나의 지분을 20% 매입하게 만들었으며 대우정보시스템이 전환사채를 발행하자 약 500억원에 이르는 회사주식 34.5%를 단돈 101억원에 우회 매입하는 고도의 작전을 구가했다. 결국 회사에 약 300~5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끼친 혐의로 조 씨는 구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과연 구씨가 정황을 몰랐을리 없다고 보는 검찰은 구씨를 소환조사해 경위를 캐물었으나 구씨는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관련 여부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구씨가 처음부터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우회매입에 개입되어 되어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두 사람사이의 이상한 거래관계를 수사하고 있다. 구씨가 운영하는 자금에 상당한 거액의 조 씨 자금이 흘러 들어가 있다고 보고 검찰은 조 씨 자금의 행방을 좇는데 주력하고 있다. 만약 구씨가 이런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조씨와 공모해 우회매입을 했다면 구씨도 빠져나가기가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는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피고인 신분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조풍언씨도 처음 조사 때는 대우그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가 구속된 전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구씨 사전에 관연 몰랐을까?
관건은 구씨가 왜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35%를 인수한 Glory Choice China, Ltd의 20% 소유 여부다. 구씨가 무슨 이유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레드캡투어의 2006년 가을 유상증자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해 주식 20만주를 소유하게 되었으며 특히 '글로리 초이스 차이나'에 다시 한 주당 7000원에 구씨에 넘겼는데, 이후 주가가 최고 4만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구씨는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도 과연 구씨가 이 내용을 몰랐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검찰은 구씨를 상대로 조씨 소유 회사에 주식을 넘긴 경위와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당거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막대한 차익을 얻은 글로리초이스차이나(Glory Choice China. LTD)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사가 조풍언씨 소유의 일 가능성과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은닉 재산이거나, 또 다른 인물에게 제공된 로비자금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 조풍언 구속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조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방향은 이번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우회매입도 문제지만 대우그룹 회생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조씨와 김우중 전 회장이 끝까지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어 DJ 로비 관련 ‘검은 돈’의 실체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우회매입 사건은 검찰에 있어 조 씨를 압박하는데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풍언, 구본호 부친과 막연한 관계
구 씨는 최근 몇 년간 M &A를 통해 막대한 차익을 거둬 코스닥 시장에서 이른바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인물로 손대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트려 불과 2년만에 1천억원 이상을 벌은 것으로 증권가 귀재로 알려져 있다. 구본호씨와 친분이 잇는 인사들은 구씨와 동패를 떠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겼다. 조씨도 예외는 아닌 듯 보인다. 조풍언씨는 구본호씨의 부친인 LG가 구본무회장의 5촌 지간인 구자헌(작고)씨와 LA에 있을 당시서부터 두터운 친분관계로 작고 이후 구본호씨의 미국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20년 ‘조씨-구씨’ ‘자칫 악연으로 바뀔 수도’
자칫하면 악연으로 바뀔 지도 모르는 두 사람의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본호 씨는 본국의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의 최대주주다. 범한판토스는 레드캡투어(구 범한 여행)와 함께 구 씨의 아버지인 구자헌 씨가 지난 1977년 창업한 회사다. 구 씨의 나이가 30대에 불과한 관계로 그의 어머니인 조금숙씨가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매해 100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회사로부터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씨는 언론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따라서 알려진 것도 많지 않다. 다만 구 씨는 어렸을 때부터 주로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 체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미국 시민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는 중국에 머물렀다고도 한다. 구본호 씨의 아버지 구자헌 씨는 평소 신장이 좋지 않았고 작고 이전까지 거주지가 LA였다. LG가의 사촌지간인 구자헌씨는 한국과 LA를 기반으로 LG와 관련된 물류사업과 캐피탈 화이넨스 회사를 시작하게 됐고 물류회사 이름이 바로레드 켑의 전신인 ‘범한판토스’회사다. 아버지가 LA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구본호 씨도 자연스럽게 LA가 ‘제2의 고향’처럼 되어버렸으며 아버지와 친했던 조풍언 씨와도 가깝게 지내게 됐다. 구 씨가 LA를 자주 오간 것은 이미 이 곳 교포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구씨는 훠에버 21의 부사장으로 있던 K모씨와 특별한 관계로 LA한인사회에서는 K씨에게 적지 않은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 모씨 형제와 함께 한국 증권가에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 또한 구본호씨 주식투자에 조풍언씨가 선두주자 역할을 했으며 상당한 자금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구씨는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해 유창한 일본어와 영어 심지어는 중국어에까지 능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M&A와 금융 쪽에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 조 씨는 구치 부친인 구자헌씨가 98년 작고하자 실질적으로 가디언(후견인) 역할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검 중앙수사부와 별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도 구 씨의 또 다른 증권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돼 사건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구씨, LA한인사회 유명인물
이번 조풍언씨 구속 사건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구본호씨는 LA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구씨는 20년 전부터 LA에서 거주하면서 LA한인사회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손 크기로 소문이 나있으며 LA유흥가에서는 ‘오프러스(Oprus) 와인 귀공자’로 불린다. 구씨는 술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룸 사롱에 올 때마다 1병에 1천달러가 넘는 오프러스1(Oprus1)와인을 주문해 구씨를 ‘오프러스 1와인 귀공자’로 통한다. 구씨에 대한 소문은 이미 수년전부터 나있었으며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극히 손에 꼽을 정도였으나 지난 2006년 말부터 한국에 나가 손대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증권가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구씨가 범 LG가의 3세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LG가 3세라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구본호 효과‘ 가 나타나기 시작 막대한 시세차익을 통해 수천억원을 벌었으며 한동안 증권감독원에서 조사를 받을 정도로 심각했으나 그 뒤 구씨가 LA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모든 것이 종결된 듯 보였으나 이번 조 씨 사건으로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