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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소비자와 농민 안중에 없다"

이경희330 2008. 4. 24. 00:39
매체비평] 'MB외교 찬양과 한미FTA타결' 주장 누리꾼 비난사
 
임동현 기자
 
"농민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건강은 상관없다.  FTA만 타결시키면 나라가 금방이라도 일어나는데 왜 그것들을 걱정해야하는가? 이 협상을 반대한다고? 나라를 위한 결단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라."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보수언론들이 쓴 사설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쇠고기 협상 타결로 축산농가는 비상이 걸렸다.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언론은 '시장논리'만을 내세울 뿐, 이들 문제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FTA 조기타결만을 외치며 "쇠고기를 개방했으니 어서 미국은 FTA를 타결시켜라"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국민보다 이명박 대통령만을 섬기는' 보수 언론의 말도 안되는 논리는 이번 사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선, "1억마리 소 가운데 광우병 소 3마리뿐" 
 
▲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은 이를 찬양하는 내용의 사설을 썼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쇠고기를 내팽개치는 모습이다.     © 인터넷저널

조선일보는 19일자 사설에서 '쇠고기 타결로 미국이 FTA 비준을 미룰 핑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지난해 5월 이미 국제수역 사무국이 미국을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판정하면서 수입을 막을 근거가 없어졌다고 조선은 주장한다. 광우병 위험에 대한 조선의 반론을 보자.
 
"미국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 일본은 100만 마리 소 가운데 광우병 소가 20마리 발견됐다. 그에 비해 미국에선 지금까지 소 1억마리 가운데 광우병이 발견된 소가 3마리였다. 3억명 넘는 미국인들과 250만 재미교포, 유학생들이 미국 쇠고기를 먹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없었다."
 
조선은 미국의 입장을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했다. 자국 내에서 소비할 수 없는 고기를 한국에 줄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를 무시하고 미국 입장만을 대변한 것이다. 자국민의 입장보다 미국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조선은 과연 어느 나라의 신문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자국민을 걱정하는 글은 "축산농가 피해에 대해선 별도의 특별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딱 한 줄 뿐이었다.

동아, "미국인과 재미교포가 먹는 쇠고기인데..."
 
동아의 19일자 사설도 조선과 인용이 똑같다. 광우병 우려는 서방 각국이 동물성 사료급지법과 특정위험물질 제거 같은 대책을 시행하며 급감했다는 것과 재미교포와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를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광우병위험 통제국' 으로 지정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예찬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쇠고기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소함으로써 외교적으로 대미 발언권을 강하게 했다"
 
미국에 굴복해 스스로 개방하자고 나선 것을 '능동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역시나 FTA 비준을 외치는 동아일보 또한 어느나라의 언론인지 묻고 싶어진다. 농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다. 미국의 목소리만 있다.
 
중앙일보 22일자 사설은 제목부터 '쇠고기 협상, 정치선동 대상 아니다'라고 뽑아 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정치선동'으로 규정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축산농가 입장에선 도축세 폐지, 장려금 지급 등의 대책이 미흡하다고 느끼겠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언제까지나 막을 수는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된다"라며 축산농가들의 목소리를 묵살했다.
 
중앙, "압력굴복·검역주권 포기 주장은 실상호도"
 
중앙은 이어 협상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정치공세로 치부했다. "쇠고기 협상은 시장을 새로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광우병으로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는 것이다. 문제가 됐던 위생기준을 충족해 수입중단 조치를 해제한 것뿐이다. 따라서 미국의 압력에 의해 시장을 다 내주게 됐다느니,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느니 하는 통합민주당의 주장은 실상을 호도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은 한미 FTA가 없었더라도 풀었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쇠고기 협상 타결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바친 정치적 선물이라는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의 주장이야말로 근거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중앙은 사실을 속이고 있다. 쇠고기 협상 반대는 민주당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농민을 위시한 국민의 주장이다. 이를 단순하게 '야당의 정치공세'라고만 단정지으며 야당 비판의 소재로 활용하는 중앙은 이미 '국민의 대변지'가 되길 포기했다. "한미 FTA야말로 민주당이 뿌리를 둔 노무현 정부의 거의 유일한 성과가 아니던가." 할 말을 잃었다.
 
"MB 퍼주기외교 찬양하며 국민목소리 귀닫아"

그 동안 보수 언론들은 FTA 비준을 거듭 요구하면서 정작 이를 걱정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으려하지 않았다. 보수 언론은 이번 쇠고기 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쓰고 있지만 오히려 이번 문제를 보수언론이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판의 목소리 없이 두 팔 들어 환영한다는 말만 다루고 협상 타결로 인해 시름할 농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은 조중동. 정말 한국의 언론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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