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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대선 앞두고 연예인 줄세우지 말라

이경희330 2007. 8. 25. 12:53

[김대오 기자의 연예萬事]

 

연예계만큼 이름을 파는 곳은 없을 것이다.

사람을 만날 때도 '누구 아세요?'로 시작한다. 하기야 어차피 연예계가 음반을 팔고, 영화를 보게 하는 것 이전에 이름을 파는 곳이 아니던가? 누구의 음악이다, 누구의 출연작품이다 하면 끝이다.

연예인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투자나 배급사가 결정되는 시대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하고 노래를 잘 해도 '알려진 이름'이 없으면 그 이름 앞엔 늘상 이런 타이틀이 붙는다. '신인'은 그나마 다행이고 '중고신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기만성'이라는 말도 그 꼭지를 따보면 그리 칭찬이 아니다. 한마디로 연예계는 '이름값'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이름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많다. CF야 돈을 내고 이름을 빌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치인들도 있다. 그들도 이름값을 하는 사람들이거늘, 연예인의 이름까지 거느려야 안심이 되는 그들의 불안한 심기를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그것도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다. 우려하던 소문이 또다시 창궐하고 있다. 어떤 연예 단체장이 모 정당 후보에 줄을 댔다, 어떤 대선 후보가 연예계에서 말발깨나 쓴다는 원로 연예인들을 줄세우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방송국이 아닌 여의도 정당에 출근하던 모 매니저가 후보 캠프로 들어갔다더라 등이다.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정치적 의지에 따라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예인과 연예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낙선한 후보에 줄을 섰던 연예인이나 기획사 대표 혹은 연예 단체장의 뒷모습은 안스러움 그 자체였다.

사실 특정 후보 지원하는 일은 정치적 의지와는 별반 관계가 없어 보인다. '대가'라는 구린 냄새가 더 강하다. 더욱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동원(?)된 연예인은 하소연할 곳도 없다.

매니저라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소속 연예인의 이름을 팔게 하고 줄 세우는 것,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연예계의 '강요죄'와 뭐가 다르단 말인가?

연예인이나 정치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명예로운 자신의 '이름'이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파는 자리에 자신의 소중한 이름을 끼워팔게 하는 연예인이 이번엔 단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건만.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김대오 기자 mrvertigo@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