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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安保 제1 목표는 전쟁 예방"

이경희330 2008. 3. 21. 00:32
written by. 이현오
'21세기 ROTC 포럼'서..."잘못된 정치는 국민분열, 국가안보 위태롭게 해"

  "나랏일을 국정이라고 할 때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지만 그래도 더 국가의 기초가 되는 분야를 뽑으라면 정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 10년 간 우리가 경험했듯이 잘못된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의 정체성을 훼손시켜서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한 5선의 정몽준(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장)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경제통 이미지와는 다르게 한국정치와 특히 외교·안보를 중심으로 중요성을 집중 거론하고 나섰다.

 ▲ 11일 아침 한국 프레스센터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21세기 ROTC 포럼.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초청, 조찬 강연회가 열렸다. ⓒkonas.net

정몽준 최고위원은 11일 아침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예비역 학군장교들로 구성된 '21세기 ROTC 포럼'(회장 박홍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주최 조찬 강연에 초청연사로 참석, '21세기 한국정치와 외교안보'를 주제로 지난 정권의 정치와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날 강연에서 "안보의 가장 큰 목표는 전쟁을 막는 것이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며 "한미 FTA가 우리에게 10조원의 이익을 주는 것이라면 한미동맹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 정몽준 최고위원 ⓒkonas.net

최고위원은 지난 1997년의 IMF 경제위기를 언급하면서 "IMF 책임소재에 대한 설문결과 정치인 지목이 제일 컸음에도 정작 정치인들은 문제만 터지면 기업인이나 근로자들을 야단치고 있다.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은 지난 10년, 잃어버린 10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지난 노 정권을 겨냥해 "우리의 경우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켜 집권세력은 대한민국이 기회주의자들이 세운 나라라며 정통성을 부정했고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의 건국세력에 돌리며 남한을 폄하했다. 이런 주장은 해방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호도하는 교활한 소리"라며 "당시 우리가 정부를 수립하지 않았으면 우리 역시 공산화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라며 참여정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면 대접도 잘 받고 기분 좋지만 국내서는 푸대접 받는다' 는 발언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건국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기 때문에 해외에서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접은 받으면서 그 토대가 된 우리 선배들의 업적은 폄하한다면 그야말로 기회주의고 위선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며 "대한민국을 기회주의자들의 나라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나쁜 것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과거 집권세력의 주장을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또 금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다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정권교체에 실패했다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흩트리려는 시도가 계속되었을 것"이라며 "'아무리 훌륭한 동맹이라도 스스로 무너지는 나라를 구할 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 스스로 정체성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위험에서 구해줄 수 없는 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정 최고위원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onas.net

정 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칭, "2002년 서울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IMF로 말미암아 어려운 가운데서도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도움을 주어 개인적으로는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김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인 2001년 국군의 날 기념식 때 계룡대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6·25전쟁은 역사상 세 번째 통일시도인데 성공하지 못했다' 고 말을 했는데 어떻게 현직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설사 6·25전쟁을 통일시도라고 표현하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반민족적 시도였다고 분명히 지적했어야 했다" 고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내세운 '자주국방'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쏟았다.
즉 노 정부가 주장한 '자주국방'은 '국방'보다는 '자주'에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현대사회에서 자주국방이란 있을 수 없고 스스로의 힘과 동맹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비로소 굳건한 국방이 이뤄진다. 우리같이 강대국에 둘러싸인 전략적 요충지는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고 이용하는 외교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외교력을 전투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와 무모함은 국민에게 재산상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겪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고 참여정부의 지난 정책의 잘못을 되짚었다.

정 최고위원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전작권을 중심으로 언급하면서 "안보의 가장 큰 목표는 전쟁을 막는 것이지 전쟁에서이기는 것이 아니다. 한미 FTA가 우리에게 10조원의 이익을 주는 것이라면 한미동맹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준다" 는 말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우리 안보의 불안요인은 두말할 것 없이 북한에 있다는데 다 공감할 것이고 분단에서 비극이 잉태된 만큼 통일은 분명한 당위이고 중요하지만 통일은 정치인이나 시민단체가 하는 것도 아닌 모두가 유기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자세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잃어버린 10년 동안 정치는 우리의 정체성과 튼튼한 안보,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기보다 국가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념과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국익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정치가 꽃피어야 한다"는 말로 50분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 날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클럽에는 박세환, 하순봉 전 국회의원을 비롯, 방판칠 전 8군단장 등 ROTC 출신 정, 관계, 학계와 기업인 출신 1백여명이 참석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패널로 참석한 방판칠(예, 육 중장) 장군은 토론에서 "군단장으로 재직시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뚫었다" 며 "힘의 공백이 생기면 전쟁이 일어난다. 6·25가 통일전쟁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은 어불성설"이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힘의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되며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세상이 비록 편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 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 덧붙였다. (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