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교수 칼럼

[일요신문칼럼]에서 이명박정권의 747희망이 444절망으로 바뀌었다

이경희330 2008. 7. 8. 23:54
444의 경제위기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 총장

최근 정부는 출범 4개월 만에 경제성장률 목표를 4%대로 낮추었다. 물가는 4%를 넘자 속수무책이다. 실질실업률은 이미 4%를 넘긴 지 오래다. 747희망이 444절망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허황된 목표로 국민을 현혹시키다 경제불안만 부추기고 자포자기를 한 상태다. 실제로 우리경제는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불황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진입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성장정책만 펴면 된다는 단순 논리로 환율을 높이고 추경편성을 추진하는 등 물가를 부채질하는 정책을 폈다. 그러자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거꾸로 주저앉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상태에서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후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러한 유가 폭등세는 경제를 파괴하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선까지 가면 기업의 생산과 투자는 중단의 위기를 맞고 유통과 소비는 마비에 가깝게 된다. 이렇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폭발단계에 이를 수 있다. 중소기업과 서민가계가 집단적으로 무너지고 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진다. 또 소득계층 간 양극화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로 치달아 심각한 사회분열이 야기된다.

대외적으로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수출로 버티던 경제가 11년 만에 무역적자국으로 돌아섰다. 상반기 무역적자가 57억 달러에 이른다. 경제전망이 어두워지자 외국자본도 앞을 다투어 나가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들의 주식순매도가 170억 달러나 된다. 여기에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가 1600억 달러가 넘는다. 이런 상태에서 증권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주저앉으며 기업과 가계 부문의 연쇄부도를 위협하고 있다. 바로 국가경제가 부도위기를 겪는 환란의 전조다.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의 신뢰회복과 경제팀의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 최근 쇠고기파동이 확산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더욱이 정부가 747에 매달려 경제기조를 망가뜨리고 경제위기를 확산시켜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모든 것을 석유파동으로 돌리고 달성목표치만 낮추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다. 얼토당토않게 촛불시위에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정부는 쇠고기 문제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결연한 의지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경제팀을 국민의 신망을 받는 전문가들로 전면 교체하여 새 면모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거짓을 벗고 국민의 진정한 머슴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리하여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서민경제도 심각한 위기국면이다. 물가 폭등을 이기지 못하고 생계가 불안한 서민들이 많다. 더구나 중산층은 서민층으로 무너지고 서민층은 노숙자로 전락하는 사회붕괴현상이 뚜렷하다. 따라서 물가와 민생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과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한편 한반도 대운하건설 등 정부의 경제공약은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따라서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신산업 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규제개혁과 세금감면을 획기적으로 단행하여 시장경제기능을 살려야 한다. 이렇게 하여 우리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주어야 한다.

 
이필상 / <일요신문> / 2008-07-13 / 84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