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9일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이 '444 절망'으로 바뀌었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제2의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필상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정부는 최근 경제성장률 목표를 4% 후반으로 낮췄고, 물가상승률 억제 목표를 4% 중반으로 높였다. 여기에 일자리는 20만 개 밖에 못 만든다고 해서 실업률도 4% 대로 높아질 전망"이라며 "그래서 747 희망이 444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런 얘기도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경제가 악화된 원인과 관련, 국제유가 폭등외에 "정부가 경제를 잘못 진단하고, 팽창 정책을 썼다는 것"이라며 "사실 우리 경제는 연초부터 물가가 폭등하면서 경기는 침체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그런데 여기에다가 환율 올린다, 추경 편성한다, 이렇게 팽창정책을 쓰니까,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강만수 경제팀의 실정을 질타했다.
그는 또 "정부가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정부의 정책 기능이 거의 공백상태가 됐다"며 "그러니까 경제가 좌초위기에 처했는데 손도 못 대고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747을 포기한 거다, 이렇게 해석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의 위기상황과 관련해선 "지금 경제 흐름으로 봐서는 제2 외환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580억 달러 정도 되나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외채가 2,150억 달러나 된다. 그러니까 여유자금이 430억 달러 정도 밖에 안 된다. 문제는 경제가 계속 무너지고 수출이 위축되면서 11년 만에 우리 경제가 무역 적자국으로 돌아섰다. 더 문제는 경제가 불안하니까 외국 자본이 자꾸 빠져나가고 있는데, 올 들어서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간 돈만 190억 달러가 넘는다. 여기에서 문제는 증권 시장하고 부동산 시장이 자꾸 주저앉고 있다"며 극한적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따라서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기업과 가계 부문이 연쇄 부도 위험이 자꾸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대외적으로 부도가 나고 대내적으로 경제가 무너지는 외환위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정부의 외환개입 선언에 대해서도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조치는 외환보유액이라는 무기를 사용해서 환율을 어쨌든 떨어뜨리겠다, 이렇게 외환 시장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며 "이번 조치로 일단은 환율은 떨어질 것이나 어떠한 정책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고 냉소적 평가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