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의원 강만수 장관이 시장에 나타나면 재수없다고 한다”며 “책임지고 사퇴하세요, 지금 당장 사퇴하세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자신의 ‘헌재 접촉’ 발언에 대해 “제 답변과 관련해 의원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국회 의사 과정에 차질을 끼쳐 죄송하다”고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재개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답변시 정확한 사실 관계를 명확히 전달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기획재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헌법재판관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헌재와 접촉했다는 것은 세제실장 등이 연구관을 면담하고 종부세 관련 배경 설명을 한 것을 의미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강 장관은 그러나 이 의원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조국을 위한 마지막 봉사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초등학교 5학년이냐”, “장관이 시장에 나타나면 재수없다고 한다”고 강하게 질타하는가 하면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 차관에게 질문하겠다”라며 질의를 중단해 본회의가 파행됐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관과 헌법연구관을 구별 못하나”라며 “지금까지 매번 오락가락 매번 거짓말, ‘그런 취지가 아니고’, ‘언론 보도된 것이 그게 아니고’, 이런 게 도대체 몇 번이냐, 초등학교 5학년이냐”고 강 장관을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또 “강 장관이 시장에 나타나면 재수없다고 한다”며 “책임지고 사퇴하세요, 지금 당장 사퇴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어 “오락가락 거짓말, 말 바꾸기, 초등학교 5학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장관과는 대화할 수 없다”며 “차관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자가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대리 출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회법.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현재 차관을 부를 수 없다”며 “교섭단체 대표간 협의하라. 대리 출석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나서 “국무위원을 나무라지 않고 의원을 나무라는 것은 공평치 못하다”며 항의했고 주호영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상으로 올라가 “국무위원을 앞에 세워놓고 ‘재수없다’는 말을 한 것은 대단한 모독이다”며 이 의원을 질타했다. 주 의원은 “국회의원 윤리에도 반하고 윤리심사 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차관이 출석하지 않으면 질문을 하지 않겠다, 시간을 빼달라”며 질의를 중단한 채 단상에서 10여분간을 서 있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질문하지 않을 거면 내려오라”고 고성을 지르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의석에 앉아 있던 의원들 간에도 “말 같지도 않은 질문에 답하지 마세요”, “없는 차관을 어디서 주워올 거야 뭐야” 등 막말과 고성이 오가,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중재에 나서 대정부질문이 재개됐지만 이 의원은 질문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이 부의장은 “의원들께서 좀 너무 면박 준다거나 인격 모독적 발언을 삼가 달라”며 자중을 당부한 뒤 “국무위원들도 좀 연습 좀 해가지고, 공부 좀 해가지고 오라”고 질책했다.

이 부의장은 “하실 말씀이 있고 안 하실 말씀이 있다”며 “답변 요지가 뭔지 알고 답변하라. 합리화시키지 말고 변명하려 하지 말라”고 강 장관을 간접 비판했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