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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임세령 씨의 이혼 합의 과정에서 양가 어머니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은 이재용 임세령 씨의 결혼기념 촬영. | |
임세령 씨가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7일 만에 양측이 이혼에 합의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결혼 11년 만에 남남이 됐다. 임 씨의 대리인인 임동진 변호사는 지난 18일 “양쪽 대리인이 법정에 나와 양육권, 위자료 등에 대한 모든 내용에 의견 일치를 이뤄 조정이 성립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세한 합의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소송 며칠 만에 갑작스럽게 합의를 하게 된 과정과 두 사람이 이혼에 이르게 된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이 전무 측에서 적극적으로 합의에 나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알려진 바로는 이번 합의 과정에서 양가의 어머니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홍라희 씨와 박현주 씨는 이 전무와 임 씨의 결혼 때도 적극 나섰던 인물들이다. 이재용 전무와 임세령 씨가 합의이혼하게 된 내막을 취재했다.
임세령 씨가 이재용 전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12일 이후 증권가 호사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두 사람과 관련한 뒷얘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 정보지에는 시나리오 1, 2, 3으로 나눠 루머들을 총 집합시켜 놓기도 했다. 특히 이 전무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으며 일부 임 씨와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여기에 몇몇 연예인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심지어는 일반인들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모든 언론사들이 달려들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했다. 당연히 해당 기업 홍보실로 안테나가 집중됐지만 삼성그룹 홍보실과 대상그룹 홍보실은 “개인적인 일이라 모른다”며 입을 닫았고 주변 관계자들이나 법원 관계자들도 함구했다. 이혼 소송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오너 일가의 동향을 종종 얘기하던 삼성그룹 관계자들도 입단속을 철저히 했다.
하지만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과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정보맨’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떠돌아다녔다. 가장 최근에는 ‘임 씨가 남편과의 문제로 상당히 힘들어했고 이 때문에 과음을 자주 하곤 했다’는 제법 그럴싸한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불화설은 제법 오래된 얘기였고 내부에서는 두 사람이 갈라서는 것을 시간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무가 이 문제에 대해서 아버지에게 상의했다 크게 혼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가의 극적 합의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언론의 관심이 커지자 양가에서 서둘러 이혼에 합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혼에는 크게 협의 이혼과 재판상 이혼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이 전무와 임 씨가 택한 것은 법원 조정을 통한 재판상 이혼이다.
양측이 소를 취하한 뒤 협의 이혼을 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 대신 재판상 이혼을 택한 데에는 협의 이혼을 하게 되면 이 전무와 임 씨가 모두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즉 두 사람이 법정에 출석하게 되면 세간의 관심이 커질 것이 뻔해 쉽게 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해석이다.
재판상 이혼도 본인 출석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재판장 등의 허가를 받아 대리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다. 양측은 대리인을 출석시켜 조정을 끝냄으로써 법원에 직접 나와야 하는 부담을 피한 셈이다.
특히 삼성 쪽에서 보다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재판 과정을 통해 임 씨 쪽이 이 전무의 ‘귀책사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들고 나오거나 이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에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 드러나면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일단 삼성 측이 접고 들어갔다는 것. 최악의 경우에는 특검을 통해 마무리됐던 경영권 불법 승계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오너 일가의 우려가 반영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두 사람의 합의 과정에는 이 전무의 어머니인 홍라희 씨와 임 씨의 어머니인 박현주 씨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홍 씨와 박 씨는 이 전무와 임 씨를 결혼시킨 장본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홍 씨는 이번 사건이 터지자 박 씨를 여러 번 찾아가 읍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먼저 이혼 소송을 한 며느리가 곱게 보일리 없었겠지만 자식의 안위를 위해서 자존심을 굽혔고 일종의 결자해지였던 셈이다.
두 사람의 합의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양측의 변호인들은 합의 내용에 대해 일절 얘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양측 그룹 내부 관계자들도 잘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핵심은 자녀들의 양육권과 재산분할이다. 법조계 등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무와 임 씨는 한쪽이 먼저 양육권을 행사하다가 현재 아홉 살인 초등학생 아들과 다섯 살인 딸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다른 쪽으로 양육권을 넘기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그 시기는 대략 자녀들이 중·고생이 되는 때를 전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임 씨가 양육권을 먼저 행사하고 나중에 이 전무가 양육권을 넘겨받는 쪽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임 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육권을 강하게 요구할 만큼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고, 삼성도 후계구도를 감안할 때 이 전무의 아들이 성인이 될 무렵부터는 직ㆍ간접적 후계자 교육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양쪽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임 씨가 가져가는 재산은 당초 요구했던 5000억 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신문>이 보도했던 대로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이 소송을 통해 재산분할을 한다 해도 이 전무와 임 씨의 결혼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최대 20%를 넘기 힘들다고 보아 왔다.
때문에 두 사람이 합의한 금액은 1000억 원 정도일 것이라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신라호텔을 떼어 주기로 했다’는 식의 소문도 있었지만 이는 언론이나 일반인들의 눈에 뻔히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두 사람이 예상보다 빨리 첫 조정에서 합의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가 황태자의 이혼소송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혼은 또 하나의 재벌가 미스터리로 남아 두고두고 일반인들의 입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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