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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가방끈 짧다고? 미네르바를 강만수 괴외선생으로 모셔라”

이경희330 2009. 1. 10. 16:04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10일 인터넷논객 '미네르바'로 활동했다며 박모 씨를 체포한 것에 대해 "정부는 미네르바가 공익을 해치려 했다거나, 가방 끈이 짧은 사람이 네티즌을 속였다고 억지 부리려 하지 말고, 기획재정부의 장관 옆방에 특실을 내주어 과외선생으로 모시는 것이 공익에 도움 되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 올린 글 '미네르바구속? 내가 아는 사실을 감출 수가 없다'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특히 그의 체포사유가 된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 "정부가 지난해 연말 금융기관에 달러 매입자제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씨는 지난해 12월29일 미네르바란 필명으로 아고라에 '대정부긴급 공문 발송'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매수를 금지하라는 긴급 공문을 전송했다"고 주장했었다. 검찰이 박 씨를 긴급체포한 것은 바로 이 글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이 의원은 "나는 (정부가) 공문을 보냈는 지 안보냈는 지는 모르지만, 정부가 이들과 직접 미팅을 갖고 달러매입을 자제하도록 요청한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국 등 외환당국은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뱅커스클럽(은행회관)에 7대 시중은행의 자금관리부서 간부들을 모아놓고 외환매입을 자제해 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면서 "내가 이 팩트를 단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날의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직접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날 당국의 취지는 달러가 폭등하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니 연말을 맞아 각 은행이 달러매입을 자제해 줄 것과 고객들한테도 그런 방향으로 잘 지도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며 "이 일이 있은 바로 다음 영업일인 29일 오후에 실제로 달러 가격이 하락한 사실이 그래프상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이 이런데도 단순히 공문은 안 보냈다는 이유로 허위사실 유포로 구속까지 해야 하겠는가"라며 "미네르바가 말한 본질은 정부가 외환개입을 한다는 것이고, 그 방식이 미팅이냐 공문이냐는 형식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미팅은 공문보다 더 강력한 수단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올린 이 글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은 사이버모욕죄 같은 것이 절대 통과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의견을 다수 내놓고 있다.

☞ 이석현 의원이 아고라에 올린 글 바로가기

권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