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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삼성의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삼성은 경제 분야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라는 점 외에도, 많은 CEO와 목사가 이건희 회장과 조용기 목사를 모델로 삼고 있다는 점, 대표의 친인척이 여러 곳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는 점, 내부 인사의 폭로로 어려움을 맞았다는 점,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 차례 언론에 오르내렸다는 점, 어느 누구도 감히 함부로 비판할 수 없다는 점 등이다. 이런 공통점이 있지만 2008년을 보내는 두 곳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삼성 그룹은 김용철 변호사의 용기 있는 폭로로 내부가 어수선하고, 특검으로 인해 이건희 회장까지 검찰에 출두하는 사건이 발생해 초상집 분위기다. 반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축제 분위기다. 교회 쪽은 5월 9일 잠실주경기장에서 '교회 창립 및 조용기 목사 사역 50주년 기념 성회' 등 여러 행사를 매우 성대하게 치렀다. 5월 13일에는 출판기념회가, 14일에는 원로목사 추대 예배가, 15일에는 국제 신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예술의전당에서는 '성역 50주년 기념 음악회'도 열린다. <국민일보>를 비롯한 각 언론 역시 조용기 목사의 사역 50주년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내기 바쁘다. 약 일주일 동안 이어진 행사에는 한국교회의 내노라하는 목사도 많이 참석했다. 연합기구 수장인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와 엄신형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목회자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등의 정치인도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강단과 돈은 내려놓지 않은 조용기 목사
사람들은 조용기 목사가 원로목사로 물러났기 때문에 이 모든 걸 내려놨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조 목사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조 목사는 주일예배 설교도 계속 하고, '지성전이 독립할 때까지'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교회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의 이사장도 맡는다. 직함이 하나 더 늘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앞으로 집중할 복지재단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의 이사장 자리도 조용기 목사의 몫이다. 담임목사에서 원로목사로 단지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다. 물론 교회 쪽은 조용기 목사가 재단 이사장이긴 하지만 교회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후임인 이영훈 목사도 "조용기 목사가 자신에게 교회 운영의 전권을 모두 넘겼고, 재정도 자신이 최종 결정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교회의 모든 재산이 재단에 속해 있기 때문에, 조용기 목사가 재단 이사장에 있는 이상 완전한 독립은 불가능하다. 조용기 목사의 가족도 교회 내 여러 기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동안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오세택 백종국 박득훈) 등 몇몇 시민단체로부터 조 목사의 은퇴 촉구와 아울러 친인척을 요직에 등용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하지만 항상 두 발 모두 빼지 않았다.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외국어 예배 국장직은 내려놨지만 한세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아들 조민제 씨 역시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국민일보> 사장 자리에 앉아 있다. 조 목사의 매제인 설상화 장로는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직은 내려놨지만 엘림복지회 상임이사 자리는 내려놓지 않았다. 사돈인 노승숙 장로는 <국민일보> 회장을 맡고 있다. 조용기 목사는 원로목사로 추대된 뒤에도 주일예배 설교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주일 9시 예배 설교를 맡을 예정이다. 그는 5월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원로목사 추대 예배에서 '목회 사역은 끝나도 설교 사역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교회를 이끌어 온 담임목사가 원로목사로 추대된 뒤에도 매주 강단에서 설교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어지는 예배의 설교를 해야 하는 이영훈 목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많은 교인은 조용기 목사의 설교에 익숙해져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 목사들이 조용기 목사의 설교 스타일을 따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다수 목회자가 조 목사 특유의 억양과 행동을 따라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교인들의 마음을 얻고 싶은 것이다. 조 목사는 해외 성회를 인도할 때를 빼놓고는 매주 설교를 했다. 교인들이 조 목사를 사랑하는 마음도 여느 교회 교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 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영훈 목사 바로 앞 예배의 설교를 하겠다는 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이 목사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조용기 목사는 교회를 움직이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강단과 돈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은 조용기 목사가 마치 모든 걸 내려놓기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도대체 뭘 보고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조용기 목사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얼마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건희 전 삼성 그룹 회장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이 회장은 그룹 회장직 외에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 등 일체의 직에서 물러났다. 덩달아 아들인 이재용 전무도 고객총괄책임자(CCO)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부인 홍라희 씨도 마찬가지. 리움미술관 관장직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손을 뗐다. 조용기 목사는 74세까지 목회를 했고(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지만), 이건희 회장은 고작 66세에 사실상 은퇴를 맞았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삼성의 경우 회장 자신은 물론 아들과 부인 등 직계 가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와 아들 조민제 씨 그리고 친인척들은 교회 내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뒤에서는 실질적으로 그룹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일련의 조치들이 단지 여론에 못 이겨 형식적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는 이런 '눈에 보이는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 이승규/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
최종편집 : 2008년 05월 17일 (토) 12:48: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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