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무소속 유시민 후보
( 이하 인터뷰 내용 )
-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정책이나 정치철학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방송토론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다른 후보가 법정토론 한 번 외에는 안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 막판역전을 기대하고 있나?
기대하고 있다. 주말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역전도 가능하다고 본다.
- 대구에서 친박연대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데?
그렇다. 정당은 친박연대에 찍고, 표는 나에게 준다는 분들도 많다. 심지어 내가 거리인사를 하고 있는데 차를 타고 가다가 세워서 창문을 열고 '한나라당 타도'라고 외치고 가는 분도 있다.
- 예전에 유시민 의원을 호남사람으로 아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꽤 많았다. 지금은 플래카드에 '대구남자 유시민'이라고 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교 이름과 졸업횟수를 적어서 걸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나. 그런데 아직도 모르는 분들도 많다.
- 과거에 민주당 쪽 후보들이 앞서나갔던 지역 중에 지금 거의 비슷해지거나 역전된 지역도 많은데?
통합민주당은 당의 정체성도 불확실하고, 당의 운영도 헌법 원리에 어긋나고, 장기간 정당이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도 많고, 지역주의 정당은 아니지만 일정정도 지역주의에 굴복한 정당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개혁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떨어져도 통합민주당의 지지율이 차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 무소속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복당을 얘기하는데, 유시민 의원은 어떤 입장인가?
나는 통합민주당 당원이었던 적이 없다. 나는 그 당이 만들어지기 전에 나왔기 때문에 거기 들어갈 거면 왜 나왔겠나.
- 그럼 창당을 할 건가?
그렇다. 지금 온건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자기를 대변하는 정당을 못 찾고 있다. 한국정치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려면 자기를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의 소망에 맞는 중도진보 성향이 정당이 필요하다. 그리고 특정지역에 기반을 두고 그 표에 의지하는 행태에서 벗어나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나는 통합민주당에 복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래서 시간을 가지고 뜻을 모아서 창당하겠다.
- 지금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나?
지금은 각자들 살아남기 바쁘고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선거가 끝나고 천천히 대화해보겠다.
- 창당과 국회의원 당선 여부가 꼭 연결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역할이 달라진다. 내가 원내에 들어가게 되면 힘을 좀 더 받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내가 깃발을 들긴 어렵지 않겠나. 지금은 우선 눈앞에 있는 선거에 몰두하고 있다.
- 공천 탈락 후에 불출마 선언을 했던 안택수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대구 12개 의석 가운데 2~3개 의석을 실패하게 된다면 이는 대구 경제 살리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것이고, 대구 경제 회복은 그만큼 늦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논평할 가치가 있나. 말하자면 대구시민들을 협박하는 식이다. 12개 의석 가운데 9명만 한나라당 의원이 있으면 경제 살리기를 안 하고, 12개 다 되면 하겠다는 얘기 아닌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정말 한나라당이 대구시민들을 전리품이나 호주머니 속의 공깃돌처럼 취급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 강재섭 대표는 '대구가 김영삼 정부 이후 핍박받았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면도 있다. 예컨대 과거엔 호남지역이 국가 지원에서 소외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로잡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과거 소외됐던 지역에 국고 지원이 많이 갔던 측면이 있다. 그런 걸 지적하는 거라면 현상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구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이 꼴찌가 된 게 1991년 노태우 정권 시절이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세 분이 다 대구경북 출신 아닌가. 30년 연속 집권하고 그 막바지에 꼴찌가 됐던 건데, 그걸 대구가 중앙권력을 뺏겼기 때문에 그렇다고 진단한다면 앞으로도 한나라당이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못 찾을 것이다.
- 여론조사에 대해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
ARS와 전화면접조사에서 1차, 2차, 3차 질문을 해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은 후보가 있다면' 같은 식으로 추궁해서 답을 얻은 결과 주호영 후보에 대한 50%대 지지가 나온 것이다. 우리가 살펴본 바로는 단순히 주호영 후보를 좋아하거나 나를 좋아해서 태도를 확정지은 사람의 비율은 합쳐서 반이 안 된다. 그러니까 이런 식의 아주 신뢰성 낮은 여론조사를 발표하는 건 문제다. 그런데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언론기관이 하는 일에 대해 누가 시비를 걸겠나.
- 여론조사 때문에 피해를 받았다고 보나?
그런 면도 없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나타나니까. 지금 거의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 보고 있고, 이 흐름으로 볼 때 역전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열심히 하기만 한다면 당일에 뚜껑을 열어봐야 누가 이길지 아는 선거라고 보고 있다.
(뉴스부활 20주년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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