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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폭력시민? 어청수 나와라"

이경희330 2008. 6. 4. 00:49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수천명의 시민, 학생들이 미근동 경찰청앞으로 몰려가 과잉진압에 항의하며 '어청수 청장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과잉진압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 학생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세종로네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버스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 권우성
촛불문화제
 
"연행자를 석방하라!"
"어청수는 물러가라!"
 
평화적인 촛불문화제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경찰에 대한 분노가 시민들을 경찰청으로 이끌고 있다. 당초 저녁 8시 40분 행진을 시작해 광화문 사거리와 경찰청 방향. 두 갈래로 나뉘었던 2만여명의 시민들은 서대문 사거리 앞에서 다시 합류했다.
 
경찰청 정문 앞에 나와있던 시민들은 "어청수 나와라"며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을 '폭력시민'으로 표현했던 어 청장에 대한 분노를 어김없이 표현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오마이뉴스>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민들은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의미로 계란 2000여개를 던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경찰청 맞은편 인도를 제외하고 경찰청 정문 앞에 수십 대의 경찰 차량을 배치해 시민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청 정문 앞에 배치된 경찰 차량의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있다. 경찰 차량 곳곳에는 "독재정권의 똥개, 어청수는 물러가라" "어청수는 물러가라" 등등 낙서가 돼 있고, 불법주차 스티커나 견인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불법주차 스티커에는 단속자 '이 땅의 양심적인 민중'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차량은 아래와 같이 불법주차한 뒤 대한민국 헌법 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해 전 민중의 힘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큰 차량을 혼자만의 힘으로 주차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에 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하여 처벌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3일 저녁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고시유예가 아닌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며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 남소연
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3일 저녁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고시유예가 아닌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며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 남소연
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

"물대포·군홧발로부터 시민들 보호하겠다"

촛불시위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 시민들 "밥상 차려놓으니까 이제 와?"

 

통합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도로에 나선 촛불시위대에 합류했다. 경찰의 폭력·과잉 진압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강기정·김상희·김재윤·안민석·이춘석·최재성 등 6명의 의원들은 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뒤 도로로 나선 시위대열과 함께 행진을 했다. 의원들의 한쪽 손에는 촛불이, 다른 한쪽 손에는 '폭력반대 국민보호'라고 쓰인 피켓이 들려있다.

 

김재윤 의원은 "경찰의 물대포와 군홧발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참석했다"며 "오늘 뿐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촛불시위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본 한 시민은 "고맙다, 국민들을 꼭 지켜달라"며 "재협상에 이를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기자가 "도로에 들어선 순간 집시법 위반이다"고 일러주자, 의원들은 "국민을 지키러 나왔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렬을 따라 나섰다.

 

그러나 이들이 환대만 받은 것은 아니다.

 

촛불시위 대열이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고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서대문구 미금동에 위치한 경찰청 앞으로 몰려가자, 경찰 버스와 전경이 앞을 가로막아 서면서 충돌 조짐을 보였다. 그러자 의원들이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며 대열의 맨 앞에 섰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주변의 시민들은 "밥상 차려놓으니까, 지금에서야 사진찍으러 왔냐. 처음부터 와야지, 물러가라" "차려놓은 밥상도 못 먹는 사람들 아니냐" "장관 해임안 하나 처리 못하지 않았나" 등의 성난 야유를 쏟아냈다.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의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사진 찍으러 온 것 아니다(김재윤)", "장관 해임안 처리 못해서 죄송하다(김상희)" 등 해명에 나섰다. 그제서야 한 시민이 "의원들도 한 시민으로서 참여한 것이니까, 지켜보자"고 말해 상황이 수습됐고, 의원들은 여전히 대열의 가장 앞 자리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