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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는 지금 '극한 고민중'

이경희330 2007. 9. 15. 14:10

손학규 후보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때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동영 후보와 친노후보 양측에서 집요한 협공을 당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이 조직적 세 불리기로 그를 압박하기 때문만도 아니다. 어차피 예상하고 각오했던 일들이다. 문제는 손 후보가 과연 이런 '흙탕물 경선'을 끝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근본적 회의에 빠졌다는 데 있다.

손 후보는 지금 신당에서 완전히 '굴러 들어온 돌' 취급을 받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누가 오라고 했느냐"고까지 한다. 손 후보를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대목이다.

손 후보는 신당이 자신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김근태 전의장이 대선 불출마선언을 한 뒤 손 후보에게 범여 신당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할 때만 해도 그가 합류 안하면 신당은 출범할 수 없었다.

당시 참모들 사이에선 지금의 문국현 후보가 하는 것처럼 혼자 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한 반노 정서를 볼 때, 친노세력과 한나라당 모두와 대립각을 세우는 분명한 '반노-반한'의 길을 걸어야 일말의 승산이 있고, 그럴 때에만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선거 막판에 범여권 여러 세력을 흡수합병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손 후보는 신당 합류의 길을 택했다. 단순히 "뭉쳐야 산다"는 DJ식 판단 때문만도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신당내 경선에서 충분히 범여권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즘 손 후보 분위기는 다르다. "해도 너무한다" "흙탕물도 이런 흙탕물이 없다"고 분개하고 있다.

예비경선때 '유령 선거인단 파동' 등 온갖 속 보이는 일들이 발생했을 때도 손 후보는 꾹 참았다. 분노는 경선룰 결정과정에 극에 달했다. 특히 신당 경준위가 여론조사 20%안을 내놓았다가 다른 후보들이 집단반발하자 하룻만에 10%로 낮춘 안을 내놓자 손 후보 분노는 폭발했다. 아예 노골적으로 조직선거를 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때 손 후보는 아예 판을 깨려 했다. 주위에서 극구 만류하지 않았다면 정말 판이 깨질 뻔 했다.

손 후보는 그후 "여론조사 10%도 필요없다"고 했다. 당신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뭐든지 하자는 식이었다. 그리고 지금 경선을 계속하고 있다. 일단 판은 깨지 않고 있다.

◀ 손학규 후보가 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앞으로다. 손 후보는 자신이 신당 대선후보가 된다 할지라도 과연 신당이 유지될 수 있을지 자체를 의문시하고 있다. 특히 친노진영이 경선에 승복하고 남아있을지를 의심한다. 정가에는 이와 관련한 '영남 신당 준비설' '문국현 지지설' 등 여러 얘기가 나돌고 있다. 또한 이들이 당을 깨지 않는다 할지라도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을 밟고 가려할 때 과연 가만 있을지도 미지수다. 오히려 내부에서 딴지를 걸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식이라면 연말 대선은 하나마나다. 필패다.

손 후보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진 이유다.

정가에서는 그러나 손 후보가 처한 고민의 근원을 신당 자체의 구조에서 찾고 있다. 신당은 정체성이 없다. 무엇보다 민심 이반에 대한 철저한 자신반성이 없다. 친노진영은 도리어 '업적'을 자랑한다. 반한나라당이란 기치만 있고, 정치공학만 있다.

이러다보니 신당 경선은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컷오프때보다 더 관심이 없어졌다. 냉소만 짙어지고 있다. 신당에 참여한 시민사회세력 가운데 일부는 이미 짐을 꾸리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러다 한국정치사상 최악의 참패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신당 경선에 대해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내용도 없다"고 혹평했다. 기껏 굴러들어온 돌 타령이나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금실 전장관이 표현했듯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학규와 신당의 위기는 바로 여기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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