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발라드 대전(大戰)'이다.
한동안 숨죽였던 실력파 가수들이 잇따라 발라드 신곡을 발표하면서 가요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한민국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라는 발라드를 들고 나온 가수들은 저마다 빠지지 않는 가창력과 완성도 높은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공략하는 중이다.
성별과 세대의 구분도 없다.
댄스가수로 호령하던 백지영은 지난해 '사랑 안 해'의 성공을 발판 삼아 신곡 '사랑 하나면 돼'로 발라드 여왕 굳히기에 나섰고, 300만 장 음반 판매 기록을 보유한 이수영은 8집을 발표하고 '단발머리'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머리카락까지 짧게 자르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두 가수 모두 몇 차례씩 음악 외적인 아픔을 겪으면서 시련을 극복해낸 공통점으로 새 음반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백지영은 "6집을 내놓은 건 기적과 같다"라는 생각에 앨범 제목까지 '여섯 번째 기적'이라고 지었다.
'발라드 왕좌'를 놓고 벌이는 남자 가수들의 경쟁은 더 치열하다. 신혜성, 이기찬, 휘성 등 이름만으로도 눈길이 가는 가수들이 일제히 발라드로 컴백했다.
그룹 신화에서는 댄스가수로 솔로 음반에선 점잖은 모습으로 사랑받는 신혜성은 2집 '첫 사람'을 선보였다. 노래를 소화하는 깔끔한 솜씨가 돋보이는 이 노래로 신혜성은 한국은 물론 일본 팬까지 한꺼번에 사로잡는 중. 지난달 일본 4개 도시 투어를 성황리에 열면서 저력을 과시해 인기의 '장기전'을 예고했다.
가요계를 튼튼히 지키는 R&B가수에서 작사, 작곡가로 변신을 도모한 휘성의 새 음반도 마찬가지다. 소속사를 옮기고 분위기를 바꿔 2년 만에 5집을 발표한 휘성은 편안한 발라드 '다쳐도 좋아'를 부른다. 이전 히트곡과 비교해 화려한 기교를 줄였다.
올해 활동한 남자 가수 중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이기찬도 인기를 이어가고자 디지털 싱글 '사랑도…이별도…'를 출시하고 경쟁에 뛰어든다. 상승세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상반기 히트곡 '미인'보다 힘을 줘 부른 '사랑도…이별도…'에서는 이기찬의 새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형 발라드' 등장할 정도로 발라드 강세
인기 가수들이 일제히 발라드로 돌아온 이유는 쓸쓸한 가을 분위기 탓도 있지만 '발라드가 안정적인 장르'라는 인식도 한 몫을 했다. 남녀노소 폭넓게 사랑받는 일명 '한국형 발라드'란 장르까지 등장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발라드는 강세다.
11년간 한 장르를 고집한 이기찬은 "요즘은 노래 자체를 즐기기보다 노래방에서 쉽게 따라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용도로 더 많이 사랑받는 것 같다"라면서 "발라드는 부르기 쉽고 가사에서 얻는 공감도 크다"라고 분석했다.
대준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발라드 대표주자들의 향연은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음악팬들에게 사실상 독식이 예상된다"라고 밝힌 뒤 "음악적 다양성의 균형이 깨지는 일이 우려되고 한 장르의 독식은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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