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서 독립…빨리 결혼해 아기 낳고파
- 깜짝 놀랐다. 쇼트 커트 머리를 한 백지영(31)이란.
“처음엔 바가지 스타일의 단발이었는데 너도 나도 다 해서…. 긴 머리를 하려다 ’이제 나이 먹었으니 자르자’고 생각했죠.”
“여성 팬, 왕창 늘겠다”는 칭찬에 쑥스러움은 털털한 답으로 돌아온다. “주위에서 벌써 형이라고 불러요” “남성 팬 다 떨어져 나가겠어요”라는 식이다.
지난해 5집 히트곡 ’사랑 안해’로 행복했던 백지영(31)이 6집 ’여섯번째 기적’을 발표한다. 그에게 ’기적’은 있었을까. 그는 “가수가 된 것, 음반 한 장을 낼 때마다 모든 게 기적이었다”고 한다.
“발리로 재킷 촬영을 가기 전 유리(쿨 출신으로 현재 걸프렌즈 멤버)와 전화 통화를 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가수가 되고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새 음반을 내는 게 기적이라고…. 굴곡도 고생도 많았으니까요. 특히 지난 음반은 정말 큰 기적이었죠. 이번에도 기적을 이뤄보겠단 의지가 담겼어요.”
지난해 가요계 대표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사랑 안해’로 인한 부담은 없을까.
“발라드 한 곡 잘 됐다고 1등이라고 부르는 건 불편해요. 1등보다 능력있는 2등이 많잖아요. 트로피 받는 1등보다 꾸준한 2등이 되고 싶어요. 5집이 잘된 건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번에 작업하며 정말 잘 돼야 한다는 고민에 부대꼈지만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가진 것에 감사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사가 최갑원이 프로듀싱한 6집은 발라드 7곡, 댄스 5곡을 이등분해 한장의 CD에 담았다. 콘셉트도 없이 무조건 좋은 곡만 담기로 했다. 가사 없이 데모곡을 들으며 허밍해보다 음색과 느낌이 잘 맞아떨어지는 곡 위주로 선곡했다.
김도훈과 이현승이 공동 작곡한 타이틀곡 ’사랑 하나면 돼’는 ’사랑 안해’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이 곡 안에 이번까진 머물고 싶었다고 한다.
밝은 노래도 구슬프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일까, 7곡 모두 가슴 저려 더욱 아름답다. 중저음에서 가장 슬프고 고음으로 갈수록 톤이 밝아진다.
타이틀 경합을 벌인 ’늦잠’은 하림의 감성적인 하모니카와 아코디언 연주가 빛을 발한다. 심신의 히트 넘버 ’그대 슬픔까지 사랑해’를 리메이크 했고, 백지영이 가장 슬픈 곡으로 꼽은 건 최갑원이 작사한 ’전화 한 번 없네요’.
“가장 빠른 시간에 녹음했어요. 창피한 얘기지만 ’그대가 말하면 뭐든 했던 나니까’란 마지막 가사에서 결국 펑펑 울었죠. 너무 많이 울어서 코맹맹이 소리가 그대로 들어갔어요. 이 부분만 서른 번이나 녹음했어요. 제가 남자들을 만날 때마다 너무 잘해줬나봐요. 하하.”
그는 수록곡 자랑에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성격이 진취적이지 못한데 내가 왜 이렇게 자랑하지?”라면서도 댄스곡 한 곡까지 빼놓지 않았다. 댄스곡들은 장르가 따로 논다며 명쾌하게 정리해줬다. 트렌디한 팝 댄스 스타일의 ’좋아’가 댄스 타이틀곡. ’이별을 위해’는 늙은 트랜스젠더 마담이 있는 술집 분위기가 풍기는 곡이라는 엉뚱한 설명도 곁들인다.
“지금껏 부른 댄스곡에도 한이 서려있었다”는 그는 “댄스곡 리스트에 위험한 곡이 있다”고 귀띔했다. 바로 리메이크한 나미의 ’빙글빙글’.
“처음 편곡 버전을 듣는데 블랙 아이드 피스 느낌이 나는 거예요. 노랫말을 가미하니 그렇지 않았지만. 어쩌면 이 곡이 대박날지도 몰라요.”
요즘 새록새록 가수가 되길 잘 했다는 백지영. 부모님이 자식 자랑할 때가 가장 뿌듯하단다.
데뷔 때가 23살인 1999년. 그해 7월 1집 ’선택’을 내고 2000년 4월 2집 ’대시(Dash)’까지 승승장구 했다. 그러다 2000년 말 비디오 사건으로 내리막길을 달렸다.
“친한 동료들이 베이비복스 출신 김이지, 샵 출신 이지혜, 쿨의 유리예요. 1997년 데뷔한 이지가 저보다 더 선배더라고요. 전 데뷔 초기 바짝 활동하다 공백기 끝에 지난해 다시 제대로 복귀했으니 가수 경력이 사실 별로 안되는 거죠.”
3개월 전 그는 부모와 살던 서울 역삼동 집을 떠나 한블록 떨어진 삼성동 아파트로 이사했다. 1남 2녀 중 장녀라며 어머니 얘기를 하는데 인터뷰 도중 반찬을 갖다 놨다는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왔다. “양반은 못 되신다”며 금세 살가운 딸로 변한다.
“생애 첫 독립인데 말만 그래요. 너무 가까운 곳이어서 산책 나오셨다가 저녁을 해주고 가시죠. 잠만 따로 자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혼자 만의 공간이 생기니 좋아요. 참, 제가 아파트 5층에 사는데 유리가 7층으로 이사 왔어요. 또 다른 동거녀가 생긴 셈이죠.”
다시 가수로서 재미를 느끼니 결혼 생각은 없겠다고 하자 그는 큰 소리로 “아니요, 하고 싶어요”라며 껄껄 웃었다. 베트남 공연 갔다가 공항에서 만난 아기가 너무 예뻐 품에 안았더니 쏙 안기더라며 아기를 빨리 낳고 싶단다. “나 닮은 아기는 안되니 잘 생긴 남자가 좋다”는 농담 섞인 팁까지 안겨준다. 늘 그는 시원시원,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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